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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Pieta) 추석연휴에 얼결에 추석 다음날 새벽에 상경해 버린 후, 딱히 계획해 놓은 일이 없어서(=곡쓰기 힘든데 다른 핑계거리가 없어서) 방황좀 하다가 극장상영이 얼마 안남은 피에타를 보기로 했다. 영화를 본게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가끔이고, 요즘에는 워낙 현실세계가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스펙터클 버라이어티 쇼인지라 굳이 재미를 위해 스크린 세계로 돈을 주고 빠져들 동기부여가 안됐었지만, 김기덕이 4년만에 들고 나온 장편영화 피에타에 관한 기사를 우연찮게 여기저기서 읽다 보니 호기심이 일었다.스포일러가 있었다는게 잊혀질만큼 단순하고 강렬한 내용이어서 그런지 마지막 장면들이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사실 시작부터 매우 충격적인 장면들의 연속이었는데, 여기서 피로감을 느끼지도 못할 정도로 마지막을 절정으로 치닫게끔..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느린 음악 - 존 케이지의 639년짜리 오르간 곡 Organ2 / ASLSP 저도 느린 음악을 쓰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상상을 초월하도록 느리게 쓰는 대가 작곡가들 앞에선 명함도 못내밀죠! 느린 곡의 예 - 고레츠키 3번 교향곡(Henryk Gorecki Symphony No. 3 다음뮤직으로 듣기 (주의: 다 듣는데 1시간 가까이 걸림) --- 전위예술하면 둘째가라 서러워할 존 케이지(John Cage)의 음악 중에, "최대한 느리게(as slow as possible) 연주할 것"이라고 지시사항이 적혀있는 작품이 있습니다. 대체 얼마나 느려야 "최대한 느리게"인걸까요? 그 의문을 지금 독일에서 풀기 위해 옛 동독지역의 작은 마을 교회에 설치된 파이프오르간에서 지금도 음악이 흐르고 있습니다. 할버슈타트(Halberstadt)라는 이 곳의 교회에 설치된 오르간에서는 존 케이지가.. 더보기
KIAF 전 사진들 한국국제아트페어가 어느때보다 더 크고 화려하게 다가왔습니다! (처음으로 가봤으니까 당연하겠죠 ㅋ) 바빠서 업뎃이 늦었는데, 더 늦기 전에 사진만이라도 올릴께요 ㅠ 작가 이름이랑 작가 명 다 조사해서 자세히 감상문을 올리는건 포기 ; Hirst는 한국에서도 건재하군요! 좀 저렴한 대신 점의 갯수가 적습니다. 점 한개에 약 400만원 ;; 오세열 알 수 없는 이유로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정식으로 전시된 거 같지도 않은 구석에서 궂이 촬영을 감행.. 이전에도 보고 매우 흥미로웠던 캔버스 자르는 분(?)의 작품 (Lucio Fontana) 그분이 망가트린 캔버스 하나 더 33 나무 입체 입체밑 거울 또다른 입체 (Yuki Matsueda) 그림자 그림자의 실체 이창원 추미림 행위예술 커피마시는중에 하나 찍었습니다.. 더보기
감상문 우르르 + 간단한 근황 지난 주에 한국에 온 이후로 정말 정신없이 지냈습니다. 그 중엔 기분 좋은 일도 있고 속상한 일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요즘에는 재미난 공연과 전시들이 많아서 보러다니느라 가랑이가 찢어질 지경;; 지난 한주간 공연 관람기를 포함한 간단한 근황 보고: 지지난주(! ㅠ) 토요일에는 서울국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 아웃도어 오프닝닝 전시 겸 퍼포먼스가 서울역 광장에서 열렸습니다! (관련기사) 선배님과 지인들이 대거 포진해있는 서울대학교 예술과학연구소에서 개발+연주를 맡아서 시차적응 안된 졸린 몸으로 서울역으로 달려갔죠^^; 인터렉티브 전통놀이! 사람들이 흥미로워하며 신나게 널뛰기를 했는데, 좀 과격하게 했나봅니다 ...수리중 ㅠ 절구찧고 소리듣기 체험도 있었죠.. 절구 속에 센서가 있어서 찧을때마다 붐~붐~ 탁!.. 더보기
영국에서 사랑받는 인도음악 2007년, 영국에서 갓 유학을 시작했을 때, 영국의 음악제 겸 세미나인 Dartington International Summer School에 진행 스태프 겸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세미나에 참가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때 놀랐던 점은, 인도음악이 콘서트 프로그램에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인도출신이지만 영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교포 2세 이상이나 토종 영국인들도 인도의 악기를 능숙히 다루며 워크샾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고, 이들을 제외하더라도 일반인들의 인도음악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다는 점입니다. (위 사진은 당시 워크샾을 진행했던 타블라 연주자 Sanju Sahai입니다.)여담이지만, 얼마전에 미국에 다녀오고선 영국에서 지낼 때와 제 기분이 많이 달랐다는게 느껴졌습니다.미국이 모든 인종이.. 더보기
강남 Style의 인기요인 제가 뉴욕을 딱 하루 놀러갔던 날, 그 후 3일이 지났을 때 바로 그곳 록펠러 광장에서 싸이가 라이브로 공연을 하고, NBC Today에 방영이 되었더군요! 완전 한국가사로 된 가요가 미국 본토를 말그대로 강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얼마전 미국에서 아티스트 레지던시를 하던 중 하루는 보스톤에서 대학강사로 일하고있는 친구 휴버트가 놀러와서 강남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어요.우리나라 사람들이야 강남스타일의 가사와 말춤을 더 화제로 삼겠지만, 사실 외국에서 초창기에는 라디오에서 더 많이 퍼져나갔고, 음원으로만 공유해가며 입소문을 빠르게 타고 있었다고 합니다. 싸이의 국제적인 인기가 단지 춤 때문만은 아니라는거죠! 그렇다면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음악적으로 뭐가 그렇게 다른걸까요?일단, 일반적으로 대.. 더보기
레지던시 마지막날 오픈 스튜디오 후기 저는 무사히 한국에 도착했어요!방금 페북하면서 마이클이 라임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급 긴장;;;Lyme disease는 tick이라는 벌레에 물리면 걸리는 무서운 병이에요..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뇌에 큰 손상이 간다는;;한국에는 없지만, 유럽(독일)이나 미국 숲속에 있는 tick벌레(독일어론 Zecke)가 사람을 물고있다가, 이걸 제때 발견하지 않고 방치하면 이놈이 서서히 머리를 쳐박고 사람 살속을 파고들어 혈액을 오염시키고 뇌를 파괴시킨다는 무서운 소문이;;;;저희 레지던시가 위치한 곳이 바로 Lyme Conneticut! 코네티컷의 라임이라는 도시에서 차로 10분거리, 바로 라임병이 시작된 진원지라는거 아니겠습니까 ㅠㅠ 저도 이상한 증세가 있는지 당분간 세심하게 관찰해야겠어요...마이클의 일이 남.. 더보기
5시간짜리 피아노곡? 마라톤 연주가 필요한 현대 피아노음악 100미터 달리기에서 불가능 할 거 같았던 '마의 10초'가 1960년대에 허망하게 깨진 이후로 육상의 역사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9초대의 기록을 우후죽순처럼 쏟아냈습니다. 개인적으로 몹시 좋아하는 기계체조 선수들 또한 인간이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은 동작들을 훌륭히 수행해 나갑니다. 양학선의 신기술은 몇년이 지나면 다른 선수들도 수행할 것입니다. 16년전에는 여홍철만 가능했던 "여투"기술처럼..인간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단지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존재하지 않는 한계일 뿐인가요? 리스트가 30분이 넘는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했을때만 해도 당시 피아니스트들은 너무 길고 어려워서 칠 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10대 청소년들의 레퍼토리가 되다시피 한 곡입니다. 그렇다면 현대음악에서 '갓 .. 더보기
레지던시 프리뷰 비디오 대공개! 이렇게 모인 우리들은 벌써 3주반의 세월을 각자/함께 보내고 이제 곧 다시 뿔뿔히 흩어지게 됩니다! 슬프네요 ㅠ 내일은 오픈 스튜디오 날! 각자 하던일을 잠시 멈추고 세상 사람들에게 우리가 하는 작업을 소개하기 위해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저도 이제 아이파크 이야기는 끝을 맺을 때가 된거같아서, 가장 그리울 것 같은 사람을 소개하겠습니다: 바로 셰프 제이콥!!! 제이콥의 모습을 보면 저희 친오빠가 생각이 납니다. 요리를 너무 즐기면서 흥겹게 하는게 느껴지거든요. 항상 점심때즘 와서 철두철미하게 준비하여 대여섯시간의 요리시간을 거친 후 눈이 휘둥그레해지는 한상을 차립니다! 그것도 매일매일 완전히 다르게!!! 좀만 더 자세히... 이날은 햄버거를 준비했지요.. 슬로우푸드의 결정체! 남은 재료로 다음날 점심.. 더보기
가회동 한옥집 앙코르 공연 사진들 오늘 블로그 레이아웃을 고치고 글 목록 정리를 하면서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 지난 노카 투어때 총 네번의 공연을 했는데, 마지막 공연 날 사진을 업로드 안했었다는.. !!! ㅠ 2012/05/23 - 노카 앙코르 공연 소식(Nokha encore performance) 심지어 세번째 공연 사진을 올리면서 다음 공연 사진을 곧! 올리겠다고 한게 지난 6월 ㅡㅡ 2012/06/24 - 노카 함양공연 사진들 기다리신 분은 안계시겠지만 그래도 업로드 하겠습니다^^ 일단 동영상: 그리고 사진들입니다: 이날 공연에는 네대의 아이패드 대신 두대의 아이패드와 아이폰, 맥북이 동원됐습니다. 아이패드 대여비를 아끼기 위한 꼼수였는데, 오히려 다양한 매체를 쓰니가 보기에도 다채로워보였다는... 특히 아이폰이 참 귀여웠.. 더보기
메사추세츠 현대미술관(MASS MoCA) 관람기 아티스트 레지던시 마지막주 화요일: 주디트의 강력한 추천으로 우린 제이콥이 운전하는 봉고차를 우르르 타고 메사추세츠 현대미술관으로 향했습니다! 코네티컷의 산골마을에서 장장 두시간반을 달려온 이곳, 매스모카(Massachusetts Museum of Contemporary Art, 줄여서 Mass MoCA)! 화장실 표지판, 복도 화장실 내부 자연스러움, 드럼통으로 된 쓰레기통 투박하면서도 세련된 매력이 느껴지는건 여기가 미술관이라는 선입관 때문인가요? Oh Canada 전시관 내부 미술작품들 이어집니다: 뭔가 묘한 쾌감과 함께 폭풍공감이 가는 이유는....? >. 더보기
Haddam Neck Fair 지난 주 일요일이었습니다.. 바빠서(???) 업데이트가 늦네요 ㅠㅠㅠㅠㅠ Labor Day Weekend를 맞이하여 레지던시 장소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야외 놀이시설이 설치되어있다고 해서 다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요리사 제이콥이 운전해주는 봉고차에 우르르 올라타서 구경하러 갔습니다. 이름이 참 이상하네요.. Haddam Neck Fair! 일단 호기심에 가긴 했는데, 평범한 시골 장터겸 유원지였습니다. 사진 투척 개시합니다: tag sale은 garage sale과 같은 뜻이었습니다. 표지판 구경하는걸 좋아하거든요.. 기념사진 캐릭터풍선 솜사탕집! 아기가 귀엽네요 ㅠ 대장장이 식물전시관. 각종 콘테스트 입상작들입니다. 식물 전시관.. 꽃을 따다 이름붙여 전시를 해두었네요.. 쪼매난게 너무 귀여워서 찰칵.. 더보기
작곡이라는 행위에 대한 단상 2007년 6월에 썼던 일기입니다: 곡을 쓰는 것은 거창한 일은 아니지만,단순 사무직 또한 아니다. 비교를 하자면 오히려 종교생활에 가까운 일이다.일주일에 2시간이라도 (물론 하루에 2시간이면 더욱 좋겠지만..ㅋ)시간을 정해놓고 진지하게 작업을 한다면,매일매일 하루종인 단순히 앉아있는 것 보다 훨씬 많은 양의 작업을 하게 될 것이다.이는 규칙적인 '습관'과는 심리적인 효과 차원에서 다른 것이다. 작년에 노벨문학상을 탄 작가는 하루 일과가 8시간동안 빈 종이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이라고 했다.그 이야기에 감동받아서 나도 매일매일 뚫어지게 5선지를 쳐다봤으나,남는 것은 졸음과 죄책감 뿐...;;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성향에 따라 적합한 작업방식을 찾는 것라는 것을 깨달았다. 매일 매일 곡을 쓰는 일이 나에.. 더보기
Lonely Avenue 작년 7월말..졸업식날 친한 동생 훈이가 선물로 씨디를 줬다.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대중소설가 닉 혼비(Nick Hornby)가 작사한 글에 가수 벤 폴즈(Ben Folds)가 작곡간 곡들을 담은 앨범이다.닉 혼비 소설중에는 How to be Good 를 읽었었다. 표면적으로는 두 아이를 가진 바람난 여자를 1인칭시점으로 삼아 이혼위기에서 난관을 헤쳐나가 가족이 다시 뭉치게 되는 코믹 소설이지만, 정말 눈물나게 정곡을 찌르는 결혼과 가족에 대한 시니컬한 유머를 접하면서 무섭고 섬뜩했던(?) 기억이 난다..이 앨범은 혼비 특유의 시니컬리즘이 담긴 가사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감미로운 음악에 담아낸것이 몹시 익살스러운 분위기다.앨범 평 중에 가장 맘에 드는 기사^^ 더보기
<점선소춤> 강릉-익산 순회공연 사진 -2- 익산 공연장면들 공간반응 퍼포먼스 실험무대 두번째 날은 조금 더 체계가 잡히고 개선이 많이 되어, 비교적 성공적인 무대를 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마룻바닥에 앉아서 보는 음악회 컨셉으로 진행된 공연이니만큼, 청중들이 무용 스테이지를 사방으로 둘러앉았고 그 사이사이에 연주자들이 배치되었습니다. 공연 시작 직전에 출연진을 소개하고 작품에 대해 해설하는 모습입니다^^ --- 이보다 하루 전날, 강릉에서 공연을 마친 우리들은 일제히 대형 렌트카에 올라타서 익산 인근 숙소로 향했습니다. 아우토반을 체험하게 해준 프로그래머 정재우 오빠로 인해 저희는 순식간에 익산에 도착할 수 있었죠! 한옥 컨셉으로 지어진 펜션은 거실 하나 양 옆으로 온돌방에 들어갈 수 있고 재래식 부엌도 연결 되어있었습니다! 우리 팀 막내 송찬영군. 온돌방은 습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