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5일에 연주될 피아노 4중주 곡 드디어(?) 완성!

이 곡은 순전히 토막시간만을 이용하여 쓴 곡이었다.  예전처럼 오래 시간 한가하게 보내다가 필받으면 곡을 쓰는 상황이 불가하고, 밤에는 수면욕이 너무나 강렬해서 출산 후 곡을 잘 못쓰고 방황을 해왔는데, 강의하러 돌아다니다 보면 조금 일찍 도착하거나, 일대일 수업에 학생이 결석하는 등의 일로 시간이 뜨는 경우가 빈번한 편이어서, 3월 개강후 어느정도 적응을 거친 후, 3월 중순부터는 늘 곡을 들고다니면서 5분만 짬이 나더라도 곡을 피고 음 한개 적고... 20분 시간 남으면 음 3개 적고... 걸어다니거나 지하철에 서있을 때는 구상하고.... 그런 식으로 결국 완성까지 갔다.  구성상 길지 않고 대곡이 아니어서 가능했겠지만, 집중력의 끈만 놓지 않으면 이젠 좀 더 극한 상황에서도 곡을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예전에 쓴 거문고와 현악오케를 위한 곡을 좀 고치려고 봤는데, 왜이리 짧냐 ㅋㅋㅋㅋㅋㅋ 한 두배정도로 늘려야 할듯.

이땐 결혼도 하기 전이었는데, 아 원래 게을렀구나 나란인간 ㅋㅋㅋㅋㅋㅋㅋ


​중간고사를 출제하고채점하는데, 기말때 몰아서 할 수도 있었지만, 너무나 심적 부담이 클 것 같아서 미리 싹 다 해치웠다. 역시나 집에선 집중 안돼서 카페로 가서... 집에 작업방 왜만든거냐;;;


​이 모든건 희원이가 희원아빠랑 시댁에 일주일간 머물고 있어서 가능한 일! 여행 직후 곡쓰라며 둘이 슝 안양으로 가고, 할머니가 가방을 사주셨다며 이런 사진을 보내왔다. 


그리하여 5월 5일은 어린이날이었지만 난 집에 혼자 있었다.  하지만 결코 심심하지 않았다 ㅋㅋ

할일 리스트 쭉 써놓고 하는 족족 주욱 줄로 긋고... 하면서 쾌감을 느끼는 하루였다. -_-


하루살이 벼락치기 삶에 어느정도 익숙해지긴 했지만 매 주 강행군에 주말엔 지쳐떨어지길 반복... 여행가서 스트레스는 좀 풀렸는데, 밤 비행기로 오고가느라 여독이 만만치 않았다.  도저히 밖에 나갈 수없는 몸상태로 며칠을 누워만 있었다. 다행히 연휴 전에 여행을 다녀와서 그 다음주가 좀 럴럴한 일주일이었다는...

이제 한학기의 절반이 지났는데, 방학이 너~무나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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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절친 둘이 저희 동네에 놀러왔습니다.  
날이 추운 관계로 저희 집에 먹을걸 사들고 모여서 일단 폭풍섭식 후..
부풀어오른 배와 녹아내릴듯한 뇌를 움켜잡고 커피를 타 마시며 수다를 떨다가,
신년계획을 세울겸 다같이 둘러앉아 분야별로 신년계획을 세웠습니다!

올 한해 목표들은 블로그 사이드바에 링크 걸어놓고 수시로 상기시키며 정신 바짝 차리고 즐겁게 살아가려 합니다^^
그리고 한해의 절반이 지나간 여름 즈음에 셋이 다시 모여 계획들을 중간검토 하고 필요하면 수정도 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제가 선택한 목표들의 카테고리입니다:
커리어
작곡
사람
건강
취미
자기계발
기타 

카테고리 별로 약 10-15분씩 생각나는 대로 목표들을 마구마구 적은 후, 친구들과 계획을 서로 이야기 하면서 수정도 하고 정보공유도 합니다.  그리고 나서 각자 그 목표들을 정리하여 목록을 작성합니다. 
(2013년 3월 15일 업데이트)

커리어 - 개인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작품발표
1. NOKHA(9) - 컨셉완성, 날짜확정, 작품모집, 후원모집, 연주자섭외, 작품완성, 홍보, 리허설, 공연,
10. OZ모임 정기적으로 갖기
11. 4월 피아노 4중주 공연(4) - 작품완성, 사보완료 및 전달, 리허설, 연주
15. (날짜미정) HC 공연(6) - 사전조사, 날짜확정, 프로그램 확정, 연주자 섭외, 리허설, 공연
16. 지원금 신청 알아보고 최소 3개 지원하기(MAP+ 등)
17. 음악제나 콩쿨에 작품보내기 (0/5) - 기회 발견되면 바로 지원하기
18. 주변 연주자나 친구에게 연락해서 내 곡 소개하기 - 악보 전달 (0/5)
19. 레지던시 지원하기 (3/5)
20. 홈페이지 업데이트 및 관리, 듣기 페이지 추가


작곡 - 작품계획, 공부계획
21. 피아노4중주곡 완성
22-24. 곡 정리: 기타솔로, 대학로공연작품, 졸업연주곡(2003/6)
25. 오르간 솔로?
26. 거문고곡
27. NOKHA
28. Miracle?
29. 오케스트라 
30. 공부 계획 세운 후 실천(2월중)


사람 - 가족, 친구 및 아는 사람
31. 가족의 생일은 잘 챙겨드리기
32. 엄마한테 좋은 선물 드리기
33. 안부연락은 만남으로 이어지도록 약속정하기 - 문화생활과 연결
34. 친구들에게 생일 축하 전화/문자하기
35. 새로만난 사람 이름 기억(못하겠으면 기록이라도)하기
-(1월: 윤철, 조씨, 최경아 작가님 2월: Doria, Jace, Megan, Arnab, 송예리씨, 박준수씨 3월: 서울대 작곡과 학생들) 
36. 이메일이 왔을 때 읽는 즉시 반가운 마음으로 답장쓰고 부탁 들어주기 (실천중)
37. 결혼식 필참
38. 다음날 아침 일찍 일 없으면 음악회 뒷풀이 참석
39. 연주자 목록 작성하고 수시로 업데이트하기
40. 여러 사람 만나기 (실천중)
41. 명함정리 앨범 구해서(완료) 분류하기(실천중) 
42. 작품발표 있을 시 뉴스레터 보낼 사람 주소록 정리
43. 지도교수 및 해외 은사님 <그냥> 안부인사 하
44. 가장 연락이 뜸했던 5명의 친구에게 문자 보내기


건강 - 식생활, 스포츠, 정신건강
45. 요가 동영상/책 월 1회 실천 (2/12)
46. 건강 관련 서적 읽기(완료) 2013/03/14 - [서평]
47. Couch to 5K 정복하기 (현재 Week 2)
48. 족욕+풋마스크(혈액순환 및 각질관리) (2/10)
49. 골반뼈 바로잡기
50. 거울보면서 자신을 격려하는 멘트 크게 말하기*
51. 과자 먹고싶으면 과일사먹기
52. 아침에 일어나면 물한잔 마신 후 과일 먹기
53. 밤에  10분 스트레칭/요가
54. 새로운 스포츠 하나 배우기 (ex. 암벽등반)
55. 칭찬과 격려글* 작성후 벽에 붙이기
56. 평소에는 무조건 12시이전에 불끄기 
57. 일이 있는날엔 기상예정 시간 8시간 전에 불끄기
58. NVC 워크샵 참가(완료)


취미 - 여행, 블로그, 문화생활, 미술
59. 서울관광명소/이색카페 찾아가기
60. 독후감 쓰기
61. 작곡가인터뷰
62. 매월 리뷰 포스팅 작성하기
63. 국내여행가기 
64. -비엔날레및 대형전시
65. -5일 자유여행
66. -템플스테이
67. 스케치북과 붓펜, 작은 팔레트와 물감 사기
68. 성경해독서 읽기
69. 다양한 종교와 철학 관련책 5권 읽기(0/5)


자기계발 - 무용, 즉흥연주, 언어, 거문고, 미디
70. 거문고 배우기
71. 블로그에 현대음악 감상 안내글 쓰기 (특정 인물/작품 중심) (10)
72. 갤러리 순례/흥미로운 전시 구경 
73. 그동안 읽은 책, 앞으로 읽을 책 블로그 포스팅으로 정리
74. ishipgu 모임 매달 개최(2/12)
75. 연극/
76. 무용 관람
77. 즉흥잼 참여
78. 드로잉/
79. 무용/
80. 즉흥연주 워크샵 참여
81. 독일어 책 읽기
82. 일어 문자 표 큰것 구해서 벽에 붙이기(문자 익히기)
83. 정기적으로 관심있게 볼만한 잡지/신문 찾기
84. 미디 프로그램 2개 깔고 1주일 시간내서 가지고 놀기
85. 독일어/프랑스어 라디오 자기전에 듣기 (2/10)
86. -WB동영상 음악넣기
87. -DN동영상 음악넣기

기타 - 워크샵, 이사, 봉사활동, 환경보호
88. 워크샵 할수 있는 대안공간 탐색하기 
89. 이사갈 좋은 방 신중하게 구하기(산책 가능한 동네)
90. 책 정리하고 분류하기 
91.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하기
92. 정기적으로 기부할 수 있는 봉사단체 찾기(완료 2013/01/02)
93. 차 사지 않기(대중교통으로 버티기)
94. 비건화장품 사용하기 (Lush 등) 
95. 비건신발 사기 (Toms 등)


*자신을 격려하는 멘트들(진심으로 믿어서 당연하게 여겨지게끔 만들기(6):

96. "나는 나를 사랑합니다."

97. "나는 이세상에서 소중한 존재입니다."

98. "나는 할 수 있어."

99. "나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어."

100. "나만의 빛깔로 세상을 바꿀거야."

101. "I am in the here and now."


목표들을 101개나 세워두니까 정신이 번쩍 듭니다.
내일부터는 힘차게 이불을 박차고 일어날 것만 같은 기분...^^


사진출처:fbca.org(구글이미지)
마지막 업데이트: 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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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hansik07.tistory.com BlogIcon Hansik's Drink 2013.01.04 09: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 ~ ^^
    알찬 하루를 보내세요~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3.01.04 20: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단한 계획입니다.
    꼭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3. Favicon of http://messiahnh.tistory.com BlogIcon 성현아이 2013.01.06 05: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아...101가지...많네요...^^;
    보람찬 한 해를 보내시겠군요. ^_^

    사진 속 먹거리들이 매우 먹음직스럽다는. ㅠㅠㅋ

  4. Favicon of https://namsieon.com BlogIcon 작가 남시언 2013.01.06 10: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101개. 정말 대단하네요!
    이런 계획들은 언젠가 꼭 이뤄지던데... 계획도 못 세우는 사람들이 많다는걸 생각하면 진짜 대단하다는 말 밖에 ^^;

  5. Favicon of https://hdjungin.tistory.com BlogIcon 우리마을한의사 2013.01.08 10: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이렇게 계획이 세세하면 지킬때마다 성취하는 기분이 정말 좋겠습니다. 저도 딱 세가지, 성공 사람 건강으로 나누고 그아래세웠는데 몇개 안되더라구요 상상력의 부재인가.... 1년 계획 잘지켜서 뿌듯하게 보내용!!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3.01.10 00: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그만큼 선택과 집중을 하시는 거겠죠!
      저는 아직 방황하는 청소년기(?)라...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6. Favicon of https://feelbass.tistory.com BlogIcon [시공초월] 2013.01.08 10: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01개의 계획에 놀라자마자 그중 1개는 벌써 했다는 것에 감탄했어요. ^^

  7. Favicon of https://citz73.tistory.com BlogIcon 챈느 2013.03.25 16: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으신 분이네요. 블로그 구성에 있어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고, 작곡가로서의 삶 또한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놀러올게요.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3.03.25 20: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 블로그가 다른분에게 참고가 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네요! ㅎㅎ 칭찬과 격려말씀으로 흔적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종종 놀러갈게요^^

  8. 2013.03.26 12: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3.04.01 01: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관심 감사해요! 제가 페스티벌을 주최할 정도 수준은 아니구요, 요즘 뭔가 준비하는 일이 많긴 합니다! 블로그에 미리미리 소식 올릴게요^^

  9. Favicon of https://notations.tistory.com BlogIcon ONSOL 2013.03.30 20: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부럽네요.

    전 왜이리 나태하고 게으른지 허허 참...

  10. sono 2015.05.02 14: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연히 들어오게 된 블로근데 너무너무 정보도 많고 알찬데 쥔장님은 정말 멋진 삶까지 살고계시다늬..오와...
    전 '잡'곡과 나와서 잡스럽게 살고 있는데 (이젠 작곡계랑은 연을 끊었지만요.ㅎㅎ) 그래도 여전히 제 안에 작곡(잡다한 지식에 대한)본능이 있는걸 보곤 놀랐어요.
    특히 저 포스트 젤 끝에있는 자신을 격려하는 메세지가 너무 절 먹먹하게하네요.
    요새 진짜 제 삶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어서요..
    미친척하고 저대로 믿고 살아봐야할텐데요..정말 아무리해도 믿어지질 않아서요..ㅠ
    아무튼..정말 멋진 삶살고계셔서 제가 너무 기쁘네요.. 아마 제가 학교다닐때 이런 블로그를 봤었다면 지금 제 삶이 어케 달라졌을까 까지도 생각했다능...(근데 제가 훠얼씬 노땅이란게 함정..-_-;)

    자주 놀러올께요..아직도 볼게 너무 많이 남았네요. (=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5.05.19 21: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머나 엄청난 격려글 감사합니다^^
      사실은 저도 이 2013년 초와는 상당히 다른 삶을 살고 있어서 많은 것을 잊기도 하고, 퇴보한 부분도 있고 해서 좀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
      그리고 이때는 처음이라 감동적이고 신기했던 것들이 지금에 와서는 별 감흥이 없어진 부분도 있습니다. 지난 해와 올해 초에는 예상과 너무 다르게 삶이 펼쳐져서 계획을 제대로 세울 기회조차 없었지만, 지금이라도 다시 한번 단기적으로 목표를 세워야겠습니다^^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가끔 놀러와 주세요~





저는 무사히 한국에 도착했어요!

방금 페북하면서 마이클이 라임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급 긴장;;;

Lyme disease는 tick이라는 벌레에 물리면 걸리는 무서운 병이에요..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뇌에 큰 손상이 간다는;;

한국에는 없지만, 유럽(독일)이나 미국 숲속에 있는 tick벌레(독일어론 Zecke)가 사람을 물고있다가, 이걸 제때 발견하지 않고 방치하면 이놈이 서서히 머리를 쳐박고 사람 살속을 파고들어 혈액을 오염시키고 뇌를 파괴시킨다는 무서운 소문이;;;;

저희 레지던시가 위치한 곳이 바로 Lyme Conneticut! 코네티컷의 라임이라는 도시에서 차로 10분거리, 바로 라임병이 시작된 진원지라는거 아니겠습니까 ㅠㅠ  

저도 이상한 증세가 있는지 당분간 세심하게 관찰해야겠어요...마이클의 일이 남일이 아니라능!

문제는 모기물린 자국과 아토피랑 멍든거랑 다 섞여서 피부가 엉망진창이라는.. 이중에 tick이 파고들어간 자국이 있는지 잘 구별이 안갈듯! ㅠ

흑흑..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무섭네요 ㅠ

이제 라임이야기는 그만 지껄이고, 오픈 스튜디오날 일기 공유합니다!


레지던시 마지막 날은 오픈 스튜디오 날!  우리들은 랄프의 제안에 따라 시작하기 한시간 전에 우리끼리만의 조촐한 오픈스튜디오를 열기로 하고, 서로의 작업공간을 구경가면서 각자 작업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앤디는 특정 물체에만 레이저빔을 쏘아가며 그에 상응하는 음악(이라기보다 소리효과)을 랜덤으로 generate하는 프로그램을 제작중이었다.  목표는 아무도 없는 어두운 숲속에서 이걸 공연하는 것?

애니메이터 테스는 수성펜과 면봉으로 그리고 지우기를 반복해가며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작업에 대해 설명을 했다.  애완동물에 대한 인간들의 생각을 주제로 한 것이었는데, 애완동물을 오래 키운 경험이 있는 이웃들을 인터뷰한 후, 이들의 목소리와 아이파크에서 찍은 배경 영상을 수성펜 애니메이션에 오버랩시켜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동물들을 부각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로만은 상당히 놀라운 수준의 영상을 제작했는데, 전부 다 아이파크 주변의 풍경들과 인물들을 재료로 한 것이었다.  피아노 치는 모습을 실컷 찍어가더니 실제피아노로 치는 소리와 숲속에 있던 소리안나는 피아노 조형물을 치는 척하는 모습을 오버랩시켜서 기괴한 영상을 조합해냈다;;

마이클은 피보나치 수열에 의해 줄 간격이 정해지는 통나무 악기를 만들고 거기에 contact microphone을 달아서 전자 "피보나치 트리"를 완성했고, 남는 시간에는 같은 원리로 더 작은 악기들을 많이 만들었다.  이 악기는 마이클이 만들던 동영상의 배경음악으로 쓰였는데, 상당히 효과적인듯.. 3주사이에 이렇게 많은 일을 하다니.. 역시 경험과 연륜은 무시할 수 없는듯!  그런데 지금은 라임병 걸려서 항생제 급 투여중 ㅠ  아마도 숲속에서 작업을 많이 해서 걸릴 확률이 컸겠지.. 애구구..

나는 그동안 쓰던 곡과, 이전 작업들을 뒤섞어서 대충 전시공간처럼 꾸며봤다.  

곡쓰다 만거.  넘기면 빈 오선지 ㅋ


우리만의 오픈스튜디오가 끝날 무렵,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20여명 도착! 게스트 리스트


마이클과 즉흥연주 직후 찍은 사진

오픈 스튜디오를 진행하는 한시간 동안은 각자 스튜디오에 대기하고서 손님들을 맞이하여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에 프레젠테이션 시간을 가진 후, 뮤직스튜디오 옆에 트인 공간에서 리셉션이 열렸는데 마이클과 나는 이 때 즉흥연주 듀오를 선사했다.    

마이클이 고맙게도 자신이 만든 해머 스틱(?)을 내게 선물로 줬다!  하나 준다는걸 내가 '한국에서 하는 즉흥연주 모임에 쓸려면 두개가 필요하다'고 설득설득해서 결국 승낙.  이 중에서 두개골랐음 ㅎㅎ

이날은 제니가 보스톤에서 와서 함께 해 줬다.  그동안 영국과 독일에서만 만났던 제니를 미국에서 만나니 더 편하고 반가웠다..  제니는 작곡전공을 마치고 작품활동과 각종 잡일(?)을 병행하며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독일과 영국의 음악회들을 구경하러 자주 여행다니며 지내고 있었다.  진정한 자유인^^;  사진의 인물들을 왼쪽부터 낸시, 마이클, 제니, 나, 주디트(뒷모습)

이상하게 지난 한달간의 미국생활이 유럽에 있을때 보다 편한 느낌이 들었는데, 물론 레지던시라는 특수한 환경도 있었겠지만, 이후에 잠깐의 여행을 했을 때도 뭔가 느긋하고 덜 눈치보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이 릴렉스 된 감정은 어릴때 3년을 미국에 살았던 경험때문일까, 미국이란 나라의 특성 때문일까?

레지던시 쥔장 랄프와 비서 아만다와 기념사진^^


리셉션 끝난후 우리끼리 피자를 시켜 먹었다.  제이콥이 요리를 안하고 먹을걸 직접 사오는건 또 첨 보네;;


무쟈게 큼! ^_____________^


스펙터클한 모닥불은 groundskeeper 메이슨의 작품


이러고 노는


머쉬멜로를 굽고있는 제이콥. 이제까지 봐온중 가장 진지하게 요리중

나는 이러고 놀다가 제니가 끌고온 차를 얻어타고 보스톤으로 출발했다.  아쉬웠지만, 차라리 서둘러 떠나는게 나은 것 같았다.  한달밖에 안된 이 생활이 너무나 익숙해져서 떠나기 싫을 거 같았는데, 신기하게도 짐을 끌고 나오는 순간에는 빨리 탈출해야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단조로운 생활이었다보니, 은근히 이게 다 끝나는 순간을 기다려 온거 같기도 하다.  

레지던시를 겪고 나니 앞으로는 어떻게 하면 레지던시라는걸 잘 할 수 있을 지 알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내게 이렇게 좋은 기회가 또 올 날이 있을까? ㅠ


작토를 좋아해 주시면 페북으로 업데이트 알려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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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2.09.17 13: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라임병!
    그런 무서운 병도 다 있네요.
    처음 알았습니다.

  2. Favicon of https://www.walkview.co.kr BlogIcon 워크뷰 2012.09.18 05: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살을 파고 들어가다니 무섭네요

  3. Favicon of https://arthurjung.tistory.com BlogIcon Arthur Jung 2012.09.22 12: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시는군요~
    부럽습니다 ㅋ




2007년 6월에 썼던 일기입니다:


곡을 쓰는 것은 거창한 일은 아니지만,

단순 사무직 또한 아니다.

 

비교를 하자면 오히려 종교생활에 가까운 일이다.

일주일에 2시간이라도 (물론 하루에 2시간이면 더욱 좋겠지만..ㅋ)시간을 정해놓고 진지하게 작업을 한다면,

매일매일 하루종인 단순히 앉아있는 것 보다 훨씬 많은 양의 작업을 하게 될 것이다.

이는 규칙적인 '습관'과는 심리적인 효과 차원에서 다른 것이다.

 

작년에 노벨문학상을 탄 작가는 하루 일과가 8시간동안 빈 종이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 이야기에 감동받아서 나도 매일매일 뚫어지게 5선지를 쳐다봤으나,

남는 것은 졸음과 죄책감 뿐...;;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성향에 따라 적합한 작업방식을 찾는 것라는 것을 깨달았다.

 

매일 매일 곡을 쓰는 일이 나에게 개인적으로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인정을 해야 한다.

24시간은 너무도 금방 지나가고, 내가 정한 '일과표'에 따라 곡을 쓰기 시작할 준비가 되어있는 경우가 너무 드물다.

내가 유일하게 매일 제대로 즐겁게 곡을 쓴 경우는, 매일 아침 한 페이지 이내의 짧고 간단한 피아노 소품을 쓸 때 뿐이었다.

 

하루종일 '딴'생각 한다고 자책할 필요 없다.

진정한 작곡가라면 자신이 쓰고자 하는 곡이 무의식에서 발전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작곡가인지 아닌지는 다른사람이 나에게 말해준다고 크게 달라질 것 없다.

그것은 나 자신의 신념의 문제이다.

내가 쓰는 곡 또한 걸작인지 쓰레기인지 또한

내 자신의 신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참.. 치열하게도 고민했구만.. 


그냥 쓰면 되는것을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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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tranky.tistory.com BlogIcon 라플란드 :) 2012.09.04 12: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하고 가요.
    매일 꾸준히 뭔가 한다는 게 참 쉽지 않네요^^;;

  2. Favicon of http://keimean.blog.me BlogIcon 쏭쿙 2014.04.16 16: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하하하. 논문학기 중인 대학원생입니다. 논문에 대한 결론과 동일하게 나와서 웃고 갑니다. ㅋㅋㅋㅋ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4.04.16 18: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쓰기를 상상하며 다시 읽어봤더니 정말 그렇네요 ^^
      화이팅입니다! 마의 95%에서 가장 포기하고 싶을테지만... 고지가 눈앞에 있으니 힘내시길^^



지난 글에 이어서...
 

이 절대음감이라는 것은 입시시험이나 곡을 쓸 때 등 아주 드문 경우를 제외하면 그다지 도움이 안되는 능력이고 오히려 음악감상에는 크게 방해가 되는 능력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데, 사람들이 이에 대해 많은 환상과 오해가 있는 듯 하다.  특히 대학교 4학년 때 방송출연(?)을 계기로 실감하게 되었었는데.....



계속: 


때는 대학교 4학년의 어느 따분한 오후.
동기들, 후배들과 과방에서 의미없는 시창놀이 및 가십대결을 펼치고 있을 때 갑자기 과방 문이 열리면서 티비에 출연할 작곡과 사람 네 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딱히 바쁜 일이 없었던 나와 몇몇 후배들은 흔쾌히 출연에 동의 했고, 곧이어 인접한 강의실에 옹기종기 모였다.

이어서 들어온 피디와 카메라맨.  (혼자였는지 둘이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일단 그들의 브리핑을 들었다.

- 쇼프로에 출연할 꼬마천재가 있는데, 그 아이는 [[절대음감소녀]].  즉, 어떤 소리를 들어도 정확히 어느 음인지 맞출 수 있다고 한다.
- 그 아이의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대한민국에서 음감 안좋다면 서러울 서울대 작곡과 학생들(응?)을 불러다가 음감테스트를 하고, 그 능력을 그 천재아이와 비교를 할 것이다.
- 우리(대학생들)는 피디가 준비한 사전에 녹음된 소리들을 듣고 어느 음인지를 알아맞추면 된다.

라고 대략 설명을 듣고 나서 우리에게 들려주신 소리들...

요강 깨지는 듯한 소리
돌찢는 소리
누굴 패는듯한 둔탁한 소리
종소리인 듯 하나 음이 여러개 뒤섞여서 윙윙거리는는 소리 

등등등..한마디로 일정한 음높이가 없는 소리들이었다 




여기서 짧은 상식 한토막...


음높이를 알 수 있는 소리(악음)은 파형이 일정하고 강도와 주기가 규칙적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소음이라고 칭하며 불규칙한 파형으로 인해 주기가 규칙적이지 않고 그러면 음높이를 알수 없고 추측도 할 수 없다.


윗 망치소리도 그림상으로만 보면 나름 높이가 일정한 소리이다.. 규칙적인 파형이 있기 때문. 
사실 그림이 좀 의심스럽긴 하다.. 



왼쪽처럼 복잡해 보여도 규칙적이면 음높이를 알 수있다.. 하지만 오른쪽은....영락없는 '소음'이다.. 
그러므로 타악기 중에서도 음높이가 일정한 타악기가 있고 (예:실로폰, 마림바..), 그렇지 않은 타악기(윗 오른쪽 그림의 심벌즈 소리와 같은 경우)가 있다!



그리하여..
우리가 들은 파형이 불규칙한 소음들과, 설사 들리더라도 너무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파형이어서 한개의 음으로 들리지 않는 음들의 향연이 녹음기에서 펼쳐진 것이다..  

그나마 음높이를 추측할 수 있었던 소리들도 문제였다.

왜냐하면, 그 음들은 피아노 건반을 기준으로 정확하게 조율된 음이 아니라 대략 그 건반 사이의 미세하게 부정확한 음들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파와 파샾사이, 그러니까 파에서 반음이 채 못올라간 파+1/6음~1/4음? 정도 되는 음일 경우, 자신있게 "파다!" "파샾이다!"라고 말할 수 없는, 고개를 약간 갸우뚱 하게 되는 음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자신있게 음높이를 즉석에서 말 할 수 있는 소리는 그 피디님께선 단 하나도 들려주지 않으셨다;;;

그리고 우린 사명감에 불타 위에 말한 현상을 열정적으로 설명드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관심이 없으신 듯 했다.

속이 터졌다.


어째됐건 최선을 다해 들리는 소리에 가까운 음을 맞추려고 노력해 드렸고, 그러는 장면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잡아가셨다.. 나의 내천자와 함께...

그 이후로 난, 방송에 언제 나올지 일정도 모르고, 어차피 먼 훗날 방송될테고, 뭔가 우리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이미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나올테고 우린 그저 꼭두각시였을 거란 막연한 텁텁함과 찝찝함에 사로잡혀 기분이 언짢았던 관계로 그 방송에 대한 생각을 아예 접어두고 잊고 살았다.


몇 주 후...

전해들은 이야기는 내 생각보다 그닥 크게 다를것이 없었지만 상상 이상으로 왜곡이 심했다는게 반전이라면 반전이랄까...

화면은 두갈래로 나뉘고:
우리가 레-레샾 사이의 미분음을 듣고 갸우뚱 하는 동안 천재소녀는 레!라고 자신있게 외치는 장면.
전자음악실에서 분석 한 결과 레에 가깝다는...그러므로 천재소녀가 더 잘듣는다는 결론(?)


시청자 게시판에서는 악플이 난무했다는 뒷이야기도 들었다..
서울대 작곡과 가면 저런거 배워요? 라는 댓글도 있었다는군.





아햏햏..




얼마전에 방송사 맛집소개의 허구성을 낯뜨겁게 파헤친 트루맛 쇼라는 다큐를 보면서 떠오른,
암흑과 같던 대학교 4학년을 돌이켜봤을때 참 색다르게 달달하고 텁텁했던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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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ioEs 2012.03.24 12: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서 궁금한건 출연료를 받았는지 여부... !!

  2. Favicon of https://tranky.tistory.com BlogIcon 라플란드 :) 2012.03.25 01: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 방송이라는 게 참....
    하긴, 뭐 우리나라만 그렇겠어요.
    스타킹 같은 프로그램 너무 싫지만, 이건 좀 너무하네요.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3.29 02: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네..아예 방송을 안봤어요 혈압오를까봐요..ㅋㅋ
      그래서 그런지, 별로 억울하거나 분하지는 않았어요.. 그냥 좀 재밌고 씁쓸했죠 ㅎㅎ

  3. Favicon of http://afmrala.tistory.com BlogIcon 라온라라 2012.03.26 1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후편도 잘 봤습니다... 뭐 방송조작은 일상이죠-_-)b 절대음감은 없어도 그냥 노래에 대한 감만 좋으면 세상을 살아가며 노래를 하는것엔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가수도, 음악 관련도 아닌 일반인은 그저 신기한 세상 :)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3.29 02: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ㅎ 내막을 알면 전혀 신기하지 않아요 ^^
      사실 절대음감은 없어도 노래는 정말 잘 할 수 있어요. 더 잘 즐길 수 있고요.. 오히려 부러울때도 있어요 ㅠ 저는 노래는 젬병이거든요 ㅠㅠㅠㅠㅠ

  4. Favicon of http://afmrala.tistory.com BlogIcon 라온라라 2012.03.30 10: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노래가 잼병이라니 .... 절대음감... 막 만화나 드라마에서처럼 딱 듣고 뭐라고 맞추고 다 그럴 줄 알았음-_ㅠ 역시 사람은 이렇게 배워야해요.-_-)!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4.01 19: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확한 음높이라면 딱 알수있긴 하죠.. 하지만 타악기소린...좀 곤란하다능^^;;
      제 목소리는...ㅠ 조금만 올라가면 갈라지고 메이고 난리도 아니라서 노래방 가서도 잔잔한 남자노래만 불러요 ㅋㅋ흑흑

  5. Favicon of http://afmrala.tistory.com BlogIcon 라온라라 2012.04.02 09: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음감보다 중요한 목소리... 저도 목소리가 여자치곤 와일드해서-_-)b 롸커로 통합니다 친구들 사이에 ㅋㅋ 소녀시대고 카라고 없음. 다 롹으로 부를 뿐! 사실 예쁘게 올라가질 않아서 그런거ㅠㅠ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4.05 09: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흐흐...그러시군요... 롹커의 카리스마있는 목소리가 왜 생겼는지는 다른이들이 알 필요는 없으니까 그대로 밀고 나가시면 되겠어요 ㅋㅋㅋ

  6. Favicon of https://connieuk.tistory.com BlogIcon 영국품절녀 2012.04.05 07: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절대음감.. 잘 읽고 갑니다.
    참, 말씀하신 대로 런던에서 한 번 만나면 좋을 것 같아요.
    작토님이 괜찮은 페스티발있으면 알려 주세요. ^^

  7. Favicon of https://mrdragonfly1234.tistory.com BlogIcon mrdragonfly1234 2012.06.16 08: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토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식당 비디오 잘 봤습니다. 머 대충은 알고 있었는데 보고나니 씁쓸하네요... 식당 소개할때 나오는 성우 목소리요.. 배한성씨 인가, 갑자기 배한성씨 가 좀 불쌍한 생각이 드네요... 어느 드라마 였지요 원빈이 나오는 드라마, 제 와이프가 옛날에 보던거... "너, 얼마면 되겠어? " 이게 진짜군요.. 누구나 뭐든지 가격이 존재한다는...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6.16 09: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씁쓸함의 극한을 체험하게 해주는 다큐였어요.. 최고! ㅎㅎ 요즘 드는 생각이... 한국만큼 황금만능주의가 만연한 사회도 찾아보기 힘들거 같다는...;; 미국도 왠지 이정도는 아닐 거 같아서요;

  8. Favicon of http://classika.egloos.com BlogIcon 푸하하 2012.09.13 09: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푸하하 너무 재밌어요.
    요즘 취미로 작곡 공부를 시작해서 앞으로도 자주 놀러올게요!!!
    아 작곡하시는 거 넘 부러워요 ㅠㅠ

  9. ㅇㅁㄴㅇ 2012.11.24 15: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님! 그 방송 본 적이 있어요!!기억남 기억남!!ㅋㅋㅋ
    아..이런 조작이 있었다니....그 당시 그 초등학생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요??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3.01.01 15: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오옷! 그걸 기억하신다구요! 벌써 10년 전 일인데..
      그 학생은 음감은 뛰어나니까 음악을 전공을 했을...까요?
      저도 궁금하네요..^^;;

  10. BlogIcon rhdnjswnszx 2013.01.15 22: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합니다......
    저두 절대음감인데(그냥 어릴때 피아노 조금 쳤는데 생겨있네?) 절대음감은 모두 천재인줄아나....
    제가 절대음감이라고 친구들에게 말해주면 모두들 웃으며 놀립니다ㅠㅠ
    그러다 피아노 어플로 증명이라도 해주면 완전놀라면서 음악도 못하는 니가 어떻게???!!!!!!!라고 말합니다ㅠㅠ
    아놔 그냥 음이 들리는것 뿐이라구....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8.15 14: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ㅋㅋㅋㅋㅋ친구들 반응 재밌네요..
      저도 사람들과 어울린 자리에서 누가 기타로 반주할때 코드같은거 바로 이야기하면 화들짝 놀라요 ㅎㅎ
      절대음감은 음악적 재능의 여러부분 중 하나일 뿐인데, 이걸 전부인 것 처럼 생각들을 하죠..ㅎㅎ
      그런데 타고난 것 도 있는 거 같아요. 피아노를 아무리 많이 배워도 음감이 안생기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11. 작곡어려워 2013.12.05 08: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곡공부 독학으로 하는 학생인데요 혼자 하려니까 어렵네요 ㅜㅜㅜ 온음과 반음 개념에 대해서 미파 시도가 반음이잖아요 그런데 파랑 솔샵이나 솔과 라샵 도와 레샵 이런 건 뭐예요? 온음더하기 반음인데 온음도 아니고 반음도 아닌가요???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3.12.07 0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쉽지 않으시죠? 금방 감 잡으실거에요^^
      음과 음 사이(음정)를 재는 용어로 반음과 온음도 있지만 "도"라는 단위의 숫자로 부르기도 합니다. 그럴 경우 미-파, 시-도와 같은 반음은 단2도, 그렇지 않은 온음은 장2도입니다.
      말씀하신 음정(파-솔#, 도-레#)은 증2도랍니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kjwelmu&logNo=150166233797 잠시 검색 해봤는데 이게 제일 깔끔하게 설명 되어있네요~
      화이팅입니다!

  12. rosee 2015.02.01 23: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절대음감.. 잘읽고 배우고 갑니다.. 저는 상대음감보다 절대음감이 강한 사람이라 공감됩니다 !! ㅠㅠ 제 친구들한테 해주고싶은말 그대로 쓰신거같아요 ㅠㅠ
    절대음감하면 다들 '우아' '신기하다'이러는데 솔까 음악 감상과 노래를 부르는데에 상대음감이 오히려 더 좋지않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ㅎㅎ

  13. rosee 2015.02.01 23: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절대음감.. 잘읽고 배우고 갑니다.. 저는 상대음감보다 절대음감이 강한 사람이라 공감됩니다 !! ㅠㅠ 제 친구들한테 해주고싶은말 그대로 쓰신거같아요 ㅠㅠ
    절대음감하면 다들 '우아' '신기하다'이러는데 솔까 음악 감상과 노래를 부르는데에 상대음감이 오히려 더 좋지않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ㅎㅎ




"절대음감"이라는 말이 있다.
예문을 들자면: 
 
"너 천재라며..?  절대음감이라고 소문 났던데?"
"작곡과에 들어가려면 절대음감이어야 하나요?"

등등... ㅡㅡ

정확하게 정의하자면 절대음감이란 것은, 일정한 음고를 지닌 소리를 들었을 때 정확한 음높이를 즉각적으로 아는 능력으로, 어릴때부터 피아노를 많이 배운 사람들에게서 나타날 확률이 크다.  피아노 시간에 계이름을 배우면서 건반소리를 익히기 때문이라고 사료된다.  대략 재능이나 천재성과는 전혀 무관한 능력(?)이라고 보면 된다. 

한마디로 베토벤의 운명교향곡을 상상하면, "따따따따아안" 하고 웅장하게 운명의 문을 두들기는 상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들이 "솔솔솔미이이이이
(플랫)"하며 소리치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저 글자들이 (웃기게도 한글로) 내 눈앞에 아른거리는 것이다.  음악회장을 가면 내가 음악을 감상하는 것인지 도레미파솔들이 노출증이라도 걸린마냥 앞다퉈 스트립쇼를 펼치는 것인지 구별이 안가는 기이한 환상에 젖으며 차마 이 광경을 눈을 뜨고 볼 수가 없다.  불협화음이 난무하는 현대음악은 말할것도 없고.

게다가, 절대음감에서 이 "절대"라는 개념이 참 웃기다:

나는 초등학교때 피아노 조율을 하도 소홀히 해서 조율사분 말씀으로는 반음씩 음들이 다 내려간 상태라고까지 하신 적이 있었는데 (솔직히 과장이라고 생각되고 실제로는 한 1/4음정도 아니었을까 추측된다), 그 영향인지, 내 절대음감은 그 낮은소리의 피아노를 기준으로 한 "절대(?)음감"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악보를 보고 반주 없이 바로 노래로 부르거나 악기소리 없이 나 혼자 음높이를 상상할 때 약간 높혀서 상상을 해야 맞아 떨어졌었다.  얼마동안 그런 기간이 지난 후에는 메트로놈(박자기)의 조율 기능을 사용해서 제대로 된 음높이로 절대음감을 다시금 성립하는 적응기를 거친 후, 진정한 절대음감의 소유자(?)가 되었다.

절대음감이라고 해서 축복받은 자들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왜냐하면, 위에도 언급했듯이, 음악이 나에게 마음으로 들리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도 뚜렷한 음들의 나열로 보이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미술을 감상할때, 이 작품이 막연하게 좋다거나 나에게 감동으로 다가온다는 느낌보단, "아, 이 작품은 구도가 이러이러하게 잡혔군, 그런데 이 색은 에메랄드와 클랑블루를 교묘하게 섞은 듯한 파란색인데? 그런데 저 재료는 텍스쳐가 독특한게 흔치않아. 꽤 비쌀듯하군.  요즘 형편 좋아졌나?" 하고 관찰하는 느낌이랄까?  (방금 쓴 예문은 저만의 상상력의 산물입니다...)

실제로 미술하는 친한 분들과 감상을 하러 가면,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좋아하는 그림 앞에서 눈을 반쯤 감고 헤벌쭉~하고 있으면 화가분들은 가까이 다가가서 (얼굴과 그림사이가 2cm) 재료를 샅샅히 살펴보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초대한 현대음악회에 와서는 "좋았어! 신선한데?" 라는 초요약 감상멘트를 날려주시면서 몹시 즐거워하는 것이고...

절대음감이란게 또 신기한게, 늘상 치고 듣던 피아노 소리는 음을 듣는 것이 아주 쉬운데, 다른 음색들을 들었을 때는 또 다른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대학생 시절, 부전공으로 쳄발로(하프시코드라고도 부른다)를 배운 적이 있었다.  이 악기는 바로크 시대에 가장 많이 쓰인 악기로, 그 시절의 조율관습에 따라 모든 음들이 반음 정도 낮게 조율이 되어있다.  내가 굳게 믿던 "도"가 "도"가 아닌것이다 ㅠ

이걸 치고 있으면 내가 치는 모든 음들이 거짓말로 들리는 기이한 현상까지 벌어지게 된다.

결국 너무나도 헷갈리다보니 피아노에서 전혀 어렵지 않던 간단한 곡들도 더듬거리면서 쩔쩔매면서 치게 되었는데... 이것도 익숙해지다보니 쳄발로 음색만 들으면 반음 낮춰서 계이름을 상상하는 진귀한 능력까지 터득하게 된다.  쳄발로로 "도"라고 들리는 음이 실제로(현대식 조율의 다른 악기에서)는 "시"인것이다.

라디오에서 F장조 곡이라고 소개 된 쳄발로 소리가 섞인 바로크 곡이 이전에는 E장조로 들렸다면 쳄발로를 배운 후에는 그냥 F장조롤 들리게 되기도 하였다.  

어찌됐건, 이 절대음감이라는 것은 입시시험이나 곡을 쓸 때 등 아주 드문 경우를 제외하면 그다지 도움이 안되는 능력이고 오히려 음악감상에는 크게 방해가 되는 능력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데, 사람들이 이에 대해 많은 환상과 오해가 있는 듯 하다.  특히 대학교 4학년 때 방송출연(?)을 계기로 실감하게 되었었는데.....

......to be continued


결국 하려던 이야기는 시작도 못함! ㅋㅋ
요즘 너무 바빠요! 블로그로 수다 떨고 싶은데 ㅠ 방송출연 이야기는 조만간 포스팅 하겠습니다~ ^^ 

후편은 여기를 클릭!


사진:  "Breughel's Winter Scenes" Adapted from painting by Pieter Brueghel (17c, Flemish)
Commision: Fryer & McCrumb.
Ink, Acrylic, Oil on Harpsichord Lid 7 1/2 f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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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afmrala.tistory.com BlogIcon 라온라라 2012.03.22 15: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아아 이게 뭔가요 ... 흥미있게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끊겨서 아쉽네요 ㅎㅎ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3.22 22: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윽 죄송해요 ㅠ
      바쁘다보니 마음이 급해서 글을 길게 못썼어요!
      조만간 2탄 꼭 올릴께요~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2. Selah 2012.03.22 17: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런던올림픽 자원봉사 검색하다 들어온건데 글이 넘 재밌네요~ 다음편도 기대할게요~ㅎㅎ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3.22 22: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ㅎ
      푸념하듯이 써버렸는데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ㅋㅋ
      다음편 곧 올릴께요~ 기대를 너무 많이 하지는 말아주세요^^;;;




작곡을 전공한다고 치면 그냥 오선지에 콩나물을 잘 그리기만 하면 장땡이라고 생각하던 순수한 시절이 있었다.  고등학교 때 대학입시를 준비하며 왜 작곡이랑 화성학 공부에만 매진해도 부족할 시간에 전과목 내신 관리에 수능시험 준비, 피아노, 청음까지 해야하나..하면서 억울해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면 그나마 이 시절이 가장 선택과 집중을 분산시키게 만드는 요소가 적던 시절이 아니었다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선

(이 모든것에서 피아노연습을 뺀 것) + (음주+가무 +당구 +볼링)

의 생활이었으니...;ㅎ

그래도 남들 다한다는 동아리에는 발가락만 담궈보고 작곡에만 매진했으니..이 때도 뭐 순수하지 않았나 싶다.


실제로 활동을 하려고 나와보면 상황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단, 돈벌이를 위해 해야하는 수많은 딴짓들은 제외하고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고자 한다:


1. 지휘

자기가 쓴 3중주 이상의 실내악 곡을 연주시키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지휘봉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 생각보다 흔하다.

왜냐하면, 곡을 쓸 당시에는 연주자에 대한 현실감각이 떨어져서 이 정도 되는 리듬과 음형은 서로 눈빛을 교환해가며 적당히 잘 하겠지..하고 맹신을 하기 때문이다.

현실을 이야기하자면 일단:

a.연주자들이 리허설하는 시간 절대부족
연주자 분들은 생각보다 스케쥴이 팍팍하신 바쁜 분들이어서 서로 맞는 시간을 찾는게 여간 힘들지 않은 일.  서로 친자매와 같은 찰떡같은 호흡을 과시하며 이신전심의 마음으로 약 20회에 걸쳐서 만나 각기 3시간씩 연습을 한다면 잘 연주될 것 같은 곡들이 실상은 연주날 전 일주일간 두번정도 기적같이 상봉하여 한명은 늦게 도착하고 또다른 세명은 일찍 떠나야만 하는 아햏햏한 리허설시간에 타이트하게 작전을 짜야하는 것이다..

b.자기것도 연주하기 바쁜 악보
연주자들에게 파트보를 주면서 상대방 소리를 들어가며 맞추기를 바라는건 생각보다 초인적인 능력이 요구된다.  얼마 안되는 리허설 시간동안 각자 들어야 할 제스쳐나 음형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긴 하지만, 만약 다같이 바쁘게 뭔가를 연주하는 상황이라면 그마저도 힘든 일.. 이 때는 악장 급 되는 연주자 한명이 연주하면서 몸짓으로 리드를 해야한다.  만약 그마저도 안된다면...

지휘자가 급하게 투입되는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들로 부정확한 연주를 하느니, 어차피 작곡가에게 남는 가장 귀중한 것은 연주를 녹음한 녹음본이니까 자신의 부자연스런 휘저음은 청중이 알아서 소화했길 바라며 오늘도 많은 작곡학도들이 교통정리를 하듯이 지휘봉을 잡아 식은땀을 줄줄 흘리는 것이다.


2. 글짓기

음악회를 가면 주어지는 프로그램 책자.  거기에는 온갖 미사여구로 치장된 화려한 글들로 작품해설을 수놓은 평론가들의 글이 있다.  그러므로 작곡가는 작품쓰기에만 전념...........한다고 착각하지 말자 ㅠ
그 화려한 작품해설들은 대부분 죽은사람의 작품들이다...brrr 아니면 이미 유명해서 너도나도 언급하고 싶은 작곡가의 작품이거나!

실상은 대략 이렇다:

"작토(가명)야,
이번에 연주할 곡에 대한 프로그램 설명이랑 네 프로필 정보 간단히 해서 x날 yy일까지 꼭 좀 보내줄래?  곡설명은 한 10줄정도면 될거야.  아, 사진도 있으면 그림파일로 하나 보내줘~  아, 그리고 연주자들 명단도 좀 보내주라~ 고마워 그럼 수고!"


그럼 생전 생각해보지도 않은 나의 곡에 대한 해설을 글!로 써야하는 것이다.  이게 쉽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왜냐하면,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그 무엇이었다면, 일기를 썼거나..뭐 나같은 사람은 블로그에 끄적였겠지.  도무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를 표출 해내고자 소리예술이라고 불리우는 음악을 작곡한 것 아니었겠는가?  그런데 왜 ㅠ 갑자기 나에게 그 소리예술을 언어의 경지로 끌어내리라고 하냐구 ㅠㅠㅠ 그것도 곡도 다 쓰기 전에 ㅠㅠㅠㅠㅠ(쉿! 그렇다고 내가 곡을 다 쓰지 못했다고 손님들에게 말하진 말아줘! 꺼이꺼이)


3. 매니지먼트 및 비서 일

이런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나를 챙겨주지 않고 나에대한 관심이 없을 때, 나를 홍보하고 나의 일정을 관리하는 일은 전적으로 내가 도맡아야 함은 당연한 일 ㅠ


4. 기획

이것도 마찬가지로 모든 예술가들이 직면한 일이겠지만, 작곡가는 특히 색다른 공연을 선보이고자 할 때, 자신의 작품이 어울리는 무대를 만들고자 할 때 작곡할때의 마인드와는 매우 다른 성질의 창의력을 선보여야 한다.  게다가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환경에 처했다면 자신의 곡을 연주해 줄 연주자를 섭외해야 하고, 후원해 줄 사람 및 단체를 물색하여 자신의 공연을 세일즈 할 줄도 알아야 하고,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 어느정도 이상이 되면 나름 웹사이트도 만들고 유투브나 마이스페이스에 자신의 작품을 올려 누구든지 일부라도 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것들도 일단 자급자족 해야지 뭐 어쩌겠누...;


물론 이런 외적인 할일들을 제외하더라도, 순수하게 예술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도 음악의 세계에만 머물어서는 한계가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미술 무용 등 다른 예술장르에 관심을 가질 경우, 음악에만 시선이 집중되어 있을 때와는 또 다른 색다른 영감이 떠오르기도 한다.

또한,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는 예술가로서 
주변 정세 등...
정치, 환경, 세계사, 국제외교 등의 문제에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는 예술가가 되려면 이러한 분야들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부분에대해선 이견도 많다.  음악의 역할에 대한 의견을 좁게 본다면, 순수하게 소리의 세계에만 깊게 파고들어야 주옥같은 작품이 나온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다)



실제로 주변에 작곡하는 친구들을 보면, 참으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둔 친구들이 있는 것 같고, 그런 것들이 곡에 반영되었을 때 참 재미있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다.

이런 다양한 분야에 순수한 관심을 가진 사람으로 치면 단연 내 친구 김포근양이 으뜸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스키, 수영,
스포츠댄스, 현대무용, 
수중발레 등등 등  등    등   !

그리하여 최근에 보내준 김포근 작곡가의 수중발레 사진으로 이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ㅎㅎ포근아 나 이뻐? ㅋㅋ): 


무려...





!!!!!


아랫 글은 그녀의 작품해설:

"얼마전 찍은 싱크로 연습중 사진~ 한분이 아이폰 방수팩 산 기념으로 수중촬영가능한지 우리들 연습하는거 찍었는데.. 내가 순간 이 동작 해봤지~ ㅋ 그래서 나만 사진 몇장 건졌음 ^^;; 이번주 또 찍어보자 그랬는데 연습 빠지넹..흑..아쉬워!! 계속 찍자고 졸라야지 ㅎㅎ 어때~ 싱거운가 ? ^^;;;;
한바퀴 도는 순서대로 올릴게~"




싱겁냐고 하였는가? 절대 싱겁지 아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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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onnieuk.tistory.com BlogIcon 영국품절녀 2012.02.07 08: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곡가는 저도 오선지에 콩나물만 그리면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게 아니군요. 힘드네요. ^^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2.08 05: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핫.. 저도 낚인 기분 많이 들어요 요새..ㅎㅎ
      하지만 뭐 다른분야도 마찬가지겠죠?
      자신의 인생은 직접 매니징해야 하는거니까요^^;;

  2. Favicon of https://thejazz.tistory.com BlogIcon 강건 2012.02.08 01: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클래식 작곡가 이신가요? 작곡전공 대학생의 고충이 실용음악과 보컬전공생인 저에겐 비슷하면서도 뭔가 달라서 신기하네요.^^ 잘보고갑니다. 좋은하루보내세요^^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2.08 05: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보컬전공이시군요! 멋져요 +_+
      전 남들생각과 달리 노래는 영 꽝이거든요 ㅠㅠㅠㅠㅠ
      방문해주셔서 감사해요~ ^^

  3. Favicon of https://terro.tistory.com BlogIcon Terro 2012.02.08 02: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 작곡가 이시군요.. 전 요즘 혼자 기타 연습한다고 천만년만에 오선지 콩나물들 보고 있는데ㅋㅋㅋ 딴 세상 사람ㅎ

  4. Favicon of https://seeit.kr BlogIcon 하늘다래 2012.02.08 10: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있어 보여요^^
    저도 음악을 하던 사람이라;;
    ㅎㅎ;;
    (지금은 현실과 타협하는 중 ㅋㅋ)

    그나저나, 수영 한창 할 때 저렇게 도는거 연습 많이 해봤었는데..
    (물론 저렇게 아름답게 도는거 말고 그냥 한 바퀴 도는거요 ㅋㅋ)
    코로 열심히 숨을 내뿜지 않으면 엄청난 양의 물을 마시게 되죠 ㅋㅋㅋ

  5. Favicon of https://arthurjung.tistory.com BlogIcon Arthur Jung 2012.02.08 10: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군가 그러더군요..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 한 가지를 하기 위해서는, 그와 관련해서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일 다섯 가지를 더 해야 한다."
    오로지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하기는 참 힘들고, 설사 그렇게 하더라도 또 자기 주변의 누군가는 자신 때문에 희생을 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사람 사는 게 뭔지..ㅋ

    마지막 사진을 보다가 놀랐습니다.
    처음엔 작곡가 친구분께서 다른 사람이 수중발레하는 사진을 찍었다는 말씀인지 알았는데,
    다시 보니 그 친구분이 직접 수중발레를 하신 거군요~ 헉!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2.08 19: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와닿는 이야기네요... 왜 하고싶지 않은 일까지 해야하나 투덜거리기 전에 하고싶은 일을 하게 된걸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어요.

      친구는 국내에 몇명 안되는 수중발레 아마추어팀이랍니다.. 몇년째 전 국가대표에게 사사하고 있다고 하네요^^




작곡을 전공하다가 일개 학생신분에서 벗어나 작곡가로서 거듭나는 과정으로는 누군가에게 작품을 위촉받아 자신의 창작의 댓가를 금전적으로 받는 일이 생기는 것이 포함되지 않을까?

오랜 세월동안 막연히 동경만 하던 일이 나에게도 드디어 이루어졌었다.

사연을 이야기 하자면 좀 길다...


때는 2004년 여름.  오스트리아로 유학 온지 1년이 되어갈 때였다.

열심히 하겠다는 결심으로 온갖 희한한 과목들로 시간표를 꽉꽉 채워왔던 지난 두 학기...
덕분에 되려 작곡에 소홀하게 되고 지도교수님이 약간 기분이 언짢으신 듯 했기 때문에 꾸역꾸역 현악 사중주 곡도 완성해서 콩쿨에 내고.. 청소하고 요리하고 빨래도 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첫 1년을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하얗게 불태우고 지칠대로 지쳐 슬럼프가 찾아왔던 여름방학.
수업이 없으니 제대로 된 곡을 써야 했지만, 집주인의 시집살이(?)를 못견디고 기어이 이사를 가는 등, 각종 딴짓에 여념이 없었던데다, 원하던 여행도 제대로 하고 싶었던 걸 보니 어지간히 곡이 쓰기 싫긴 했나보다.  

꿈에 그리던 이웃나라 스위스를 일주일에 걸쳐 다녀오던 길, 동선을 어이없이 비효율적으로 잡은 나는 스위스 서쪽 끝에서 바로 잘쯔부르크까지 하루만에 집으로 올 예정으로 일찌감치 기차에 올랐었다. 베른에서 라우터브운넨까진 무사히 왔는데, 그 이후에 기차가 느릿느릿 거북이걸음을 하더니 취리히에 다 와서 제대로 문제가 생겼다....고 추측만 할 뿐 불어는 커녕 엄청난 억양의 스위스독일어도 알아들을 수 없는 난 대략 패닉상태.  

옆자리에 앉아있던 청년이 오스트리아 사투리로 승무원에게 이것저것 물어본다.  '오옷..이건 들린다!'  귀를 있는대로 쫑긋 세우며 경청했다.  아마도 오늘 자정즘에 취리히까진 가더라도 그 이후엔 기차들이 올스톱일 거라는... !@#$% 

국제미아가 되는 것인가...

승무원이 떠난 후 오스트리아 청년과 폭풍대화에 돌입했다.  대체 어찌된 일인지, 보상은 해주는지.. 숙박은? ㅠ
아무것도 해결된 건 없지만 어찌됐건 통성명을 하고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휴가를 바르셀로나에서 보내고 기찻길로 집으로 돌아가려던 후버트.  
오스트리아가 닭다리 뉘어놓은 것 처럼 생겼다면 서쪽의 얇은 뼈 부분.  산간지역이라 인구밀도가 낮고 교류가 적어 사투리가 심한 Dornbirn이라는 동네에 살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 알아듣기 힘든 희한한 말투로 독어를 하고 있었다.  견디다 못해 한마디 해줬다.

정말 너희 동네 억양 특이하구나...


으잉?  난 표준어(Hochdeutsch) 쓰고 있었어..


'오우;;;;'


엄청난 사투리로 들렸던 후버트의 말투가 사실은 나름 나를 배려해 준답시고 자신의 사투리를 엄청 완화시킨 나름 표준어였던 것이다. 
얼마 후에 후버트에게 전화가 와서 수화기 넘어로 대화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는데, 마치 영화에 나오는 외계인 언어를 미루어 짐작하듯이, 독일어 단어들의 단편들이 흩어져 들리는 희한한 말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정말, 다르구나;;;;ㅎㅎㅎ


알아들었어?  내가 뭐라고 했었는지?


뇌의 주름을 총동원해서 한두마디 해독해 봤더니, 재밌다며 박장대소한다.

이렇게 시간을 때우며 취리히까지 자정에 갔더니 모든 기차 올스톱.  다음기차는 무려 새벽 7시 -_- 

먹을수도 잘 수도 없는 애매한 시간 애매한 장소에 떨어진 우리들은 그저 하염없이 시내를 걸어다닐 수 밖에 없었다..  견디다 못해 새벽 두시에 야식을 사다가 호숫가에 앉아서 먹고, 새벽 5시에 아주 이른 아침을 먹으면서 알콜중독 스위스인들과 눈인사를 하고 겁에 질려 서둘러 나와 취리히 구석구석을 배회하며 어두운 가게들을 아이쇼핑하고 유적지를 기웃거리며 폭풍수다를 떨었으니...  

비포선라이즈가 따로 없었다.  

그러나...

머리로는 낭만적이라고 생각됐는데, 몸은 그저 피곤에 쩔어 낭만이고 나발이고 집에만 가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고, 옆에 있는 후버트는 남자로 보이는게 아니라 독어회화로 나의 뇌를 폭파시키려고 하늘에서 내려온 악마같았다.  (실상은 취리히에서 국제미아로 전락할 뻔한 나를 구제해준 아주 고마운 친구였는데 말이다) 

토할 것 같은 우여곡절 끝에 각자 집으로 무사히 도착한 후 우린 근근히 소식을 주고받는 펜팔이 되었다. 난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준비하러 잠시 한국에 왔고, 후버트는 난데없이 스페인어 어학연수를 받겠다며 직장을 때려치우고 남미로 떠났다.  이 때가 2007년 초:

거의 소식이 끊긴지 1년이 넘어갈 무렵, 후버트에게 이멜이 왔다.

"잘 지내지?  (중략)
사실은 부탁하고 싶은게 있어서 연락했어.  내 베프가 몇달 후에 30번째 생일인데, 아주 특별한 선물을 해 주고 싶거든.  혹시 네가 내 친구를 위해서 짧은 소품을 작곡 해 줄 수 있을까 해서.. 그래서 그 악보를 친구한테 전달 해 주고싶어.  친구만을 위해 특별히 작곡된 곡을 선물하는거지.  내 친구중에 첼로하는 애가 있는데, 그애한테 연주를 맡길 까 생각중이야.  그러니까 첼로 솔로 곡을 써 줄 수 있겠니?
물론 작품료는 내가 내줄께 (어느정도로 할 건지 상의해보자) 그러니까 내가 너한테 위촉하는거지.
그럼 답장 기다릴께.  안녕!"


이렇게 하여 내 생에 첫 위촉곡이 탄생했다.  드디어 끝없이 갈고 닦은(?) 내 작곡내공을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거만하게도 시간당 노동비를 20유로로 계산하고, 솔로 첼로곡 작곡에 필요한 시간을 대략 10시간으로 잡아서 무려 200유로를 불렀는데, 다행히도 후버트가 흔쾌히 받아들여서. 일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친구의 이름 타마라(Tamara)의 철자를 응용해서 음이름으로 시(Ti) 미(mi) 라(ra) 를 응용한 첼로소품을 작곡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오글거리는 컨셉이지만, 타마라를 개인적으로 모르는 나는 음악적으로 그 친구만이 해당되는 곡을 만드는게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내놓은 나름의 해결책이었다. ㅋ


필사본을 보내기 전에 컴퓨터로 입력해 두었다 ㅋ(근데 지금보니 크레센도 표시가 다 날라가있네 아하핳)  ©J.S.Shin

 
곡을 부랴부랴 완성하고서 가장 빠른 우편으로 후버트에게 필사본을 보냈고, 후버트는 내 한국통장에 거금을 송금해주고 거래(?)가 완료되었다.
 
후버트의 투자로 자기만의 곡을 받게 된 그 친구는 참 복받은듯!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지닌 친구가 지구 어딘가에 있다는게 참 신기하다.  

지금은 공부를 더 하겠다며 석사과정을 밟고있는 후버트.  착한사람이 성공한다는 만인의 진리(?)를 널리 증명하길 바라며 응원하는 마음을 보내고 싶다.




오옷.. 내생애 첫 메인등록까지..!  이래저래 뜻깊은 글인듯!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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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인맘 2012.01.26 22: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밤 눈을 뗄 수 없었던 재밌고 따뜻한 신토끼의 무용담?!?! ^^

  2. 2012.01.26 23: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1.27 2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앗!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한번 검색해서 정리 싹 해봐야겠어요~ ㅎㅎ
      믹시위젯이 다른 사람들 거랑 다르게 색깔도 다르고 슬림하게 생겼던데, 그것도 하단정리하면 가능한가요?

  3. Favicon of https://namsieon.com BlogIcon 작가 남시언 2012.01.27 1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단하시네요 ㅋㅋㅋㅋ
    음악 하시는 분들...정말 대단하신듯 ㅋㅋ

  4. jg lee 2014.04.07 2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갑습니다. 작곡 검색하다 들어왔네요. 아는척하고 지낼까용??
    제 페북으로 들어오실수 있으면 좋겠는데...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4.04.09 10: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반갑습니다^^ 페북은 직접 만난 사람들하고만 친구를 맺지만 제 페북페이지로 오시면 블로그 소식 드립니다^^ http://www.facebook.com/jagtotistory




예중, 예고, 음대, 심지어 유학나와서 석사과정도 예술대학으로 나오면서 주변에는 거의 음악하는 친구들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양한 인맥을 쌓을 기회였던 대학교 동아리마저 1학년때 조금씩 발가락만 담궈보다가 전공필수과목의 어마어마한 과제들에 짓눌려서 동아리방이고 모임이고 뭐고 줄행랑 쳤으니.. 어찌보면 나만의 세계에서 아주 좁은 시야로 지냈던 것 같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난 한번에 한가지 일 밖에 집중을 못하는 타입인 것 같기도 하다... 

머릿속엔 온통 이런것만 ㅠ (2008년 다름슈타트. 작곡가 Brian Ferneyhough의 공개레슨중)

 
그래서 20대에서도 또 한번 후반으로 꺾여버린 나이가 되어서야 일반인(?)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졌다.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사람들과 음악이야기를 하는데에 익숙해졌지만, 그 이전에는 무척 당황스럽고 막막했었다.  대체 어디부터 설명을 해야 할지, 질문 하나라도 나오면 음악의 역사부터 미학적 성찰에 따르는 수많은 생각거리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면서 머리는 하얘지고 얼굴은 경직되는 상황이었으니..

지난 10여년간 지하철에서 우연찮게 음악이야기를 했던 몇 분들과의 대화를 떠올려봤다:
(모두 필자가 급하게 과제곡을 마무리 하느라 지하철에서 곡을 쓰다가 옆사람이 흥미를 가지면서 말을 걸게 된 케이스)

고등학생 때 지하철에서 만난 아주머니:

학생.. 음악 전공하나?
아..예^^;
그럼 피아노도 전공했겠네?
아.. 전 작곡 전공인데요, 입시때문에 피아노도 배우고 있어요.
그럼 혹시 쇼팽도 칠 줄 아나?
아, 네. 요즘 배우는 곡이에요. ㅎ
그래요? 쇼팽 녹턴 쳐봤어?
아, 녹턴은 쳐본거 없는데요..
그럼 판타지는 쳐봤어?
아..아뇨.
아줌마는 판타지 쳐봤는데^^
아..네~;; (이 즘에서 레슨숙제로 써야 할 곡을 반도 안썼지만 내려야 할 지하철 역은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초조해 하고 있었음)
그리고 그 즉흥환상곡 있자나..그게 참 좋더라..
.
.
(이하 쇼팽의 피아노 세계에 대한 일장연설 지하철 10정거장 분량..
옛날에 피아노를 전공했던 분으로 추정됨)



대학생때 지하철에서 만난 아저씨:

학생..그거 악보에유?
네..
학생이 직접 그리고 있네?
네, 제가 작곡하는거에요^^(이때부터 다가올 후폭풍이 두려웠음)
아 그래? 허~ (약간 생각에 잠기심)
...
그런데 그.. 작곡가란거 말이에요..
네~
거 뭐냐 그.. 차이코프스킨가 그사람 이후엔 아무도 없지 않나?
(헉..) 아...^^; 
그렇잖아~ 차이코프스키 죽고 나서 작곡가가 없잖어~ 
뭐...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그래도 20세기에도 많이 있어요^^
아니 그니까.  차이코프스키 지나고 누가 있냐고... 아무도 없는거 같은데?
(중략)
(어찌됐건 이 분 생각엔 차이코프스키가 지구 역사상 마지막 남은 작곡가였음...
R.I.P ㅠ)
이 때 난 이야기 하지 못했다.. 차이코프스키 이후에 같은 러시아만 해도 라흐마니노프, 프로코피에프 쇼스타코비치가 있었고, 이후에 수많은 작곡가 중에 신 빈악파로 불리는 쉔베르크, 베르그, 베베른, 베리오, 프랑스 5인조..1950년 지나선 불레즈, 리게티 등등..이라고 어떻게 말을 한단 말인가...

마치 뉴턴 죽고나서 과학자가 누가 있었냐는 듯한 질문..
흠, 너무 비약이 심한가?  
그래, 백배 양보해서: "스티븐 호킹말고 제대로 된 물리학자가 있긴 있냐?" 고 묻는다면..
천체물리학을 전공하는 지하철 탑승객은 질문을 던진 옆사람에게 뭐라고 대답을 할까?
그럼요, 많죠~ 라고 해도... 내가 모르니까 없는거다!  그네들은 유명하지 않으니 제대로 된 물리학자들이 아닌게야!라고 단정짓는다면?

음악이 만국 공통어기 때문에, 당연히 누구나 음악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음악에도 수많은 전문분야가 있는데, 지하철 몇 정거장 지날동안 가볍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닌, 대략 한세기 분량의 현대음악사를 설명한다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 어느 분야건 간에 그 분야의 발전역사를 다룬다는것, (음악에서 발전이란 개념은 문제있지만 하여튼) 만만치 않을 텐데, 음악이라고 해서 전문성이 있는 분야가 있다는 점은 여느 학문과 다를 건 없다.  그런데 마치 음악이 배울 게 뭐가 있냐는 듯, 음대에선 대체 뭘 배우냐는 질문들을 숱하게 많이 들어왔다.  대략 난감하다.  배우면 배울수록 더 멀리 있는 지평선이 보이는 법인데...

차이코프스키가 지상 마지막 작곡가라고 굳게 믿으시는 분을 3분내로 설득해서 현대음악의 존재와 의미를 알려드리기 위해서는 무슨 말을 했어야할까?  아직도 의문이다...

사실 작곡가라는 것이, 클래식에 국한된 것이 아닌데... 그때 그 아저씨는 아마 "작곡가"란 것은 음악 교과서에 나오는 옛 사람들에 국한된 개념이 아니었을까... 그래도 음악의 아버지인 바하, 어머니인 헨델에 그치지 않고 무려 차이코프스키를 아셨던 걸 보면 열심히 공부하신 분일 것이다.  


항상 벼락치기로 곡을 쓰느라 지하철에서 오선지를 펼치는 일이 비일비재 했기 때문에 이런 재미있는 대화들이 이따금씩 일어나곤 했지만, 학부 4학년 졸업연주를 앞뒀을 때 만났던 분이 나에겐 가장 감명깊었다.

기억을 더듬다가 그때 당시에 적어놨던 일기를 찾았다.  한때 유행했던 프리첼에 개설했던 커뮤니티에서 발췌:

2002-12-13 오후 1:19:52


어제 일이었다

내 곡을 연주하는 날...

막막한 심정으로 악보를 펴보고 있었다.

 

옆에 앉아있던 사람이 내 악보를 마구 들여다 본다.

신경안쓰고 계속 내 할일만 했다.

그사람이 말 건다.

편곡하시냐고 묻길래

내가 쓴 곡인데 오늘 연주할거라 그랬다.

 

그런식으로 긴 대화가 시작되었다.

사실 지하철에서 악보 펼치고 있으면 관심있게 쳐다보다가 말을 거는 사람이 간혹 있어왔고, 대부분 자신들의 음악적 소견의 편협함만을 소신있게 드러내며 나의 동의를 구하거나, 나를 무슨 별나라 사람인양 신기하게 쳐다보는 경우 중 하나였기에, 처음에는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건성으로 대답하며 대화의 맥을 끊으려 했으나...

이 사람은 뭔가 달랐다. 

재즈를 공부하다가 성악에 입문하여 다음 달 이태리에 유학 갈 사람이었는데...

이야기를 들어봐도 그렇고, 나한테 질문하며 대답을 듣는 태도를 봤을때..

상당히 통하는 면이 있었다.

 

이야기는 어느덧 나의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바뀌고...

난 사실 작곡을 계속 해야할 지 모르겠고 정말 되도록이면 안하고 싶단 이야기를 했다.

그 사람은 내 이야기를 듣더니

나를 설득시키려 한다.

나를 만난 시간은 얼마 안되지만,  그 짧은 시간이나마 나를 파악한 바로는.. 나는 그 어느것보다도 작곡이 어울릴 사람이란다.   생각의 깊이나, 태도...성격 등에 있어서도.....

정말 성공적인 작곡가들중에도 자신은 작곡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는 사람이 있단다...

작곡에 대해 회의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생각이 많아서 그런거다...

 

 

교대 역에서 헤어지면서

내 손이 아스러지도록 붙잡고

신신당부를 한다.

꼭~ 꼭! 반드시 작곡을 계속 하라고...

사실 그사람은 나와는 아무 관계 없는 생면부지인 사람인데

내가 작곡을 계속 하건 말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런데도...

 

 

나는 그분이 선물이라며 손에 쥐어준 립글로스를 어설프게 쥔 채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듯 아쉽고 결의에 찬 표정을 짓고

그럼 안녕! 하고 홀연히 사라진

그 사람의 뒷모습을

토끼눈을 하고 바라보았다.

 

이 사람은 정말 평생 잊지 않을 것 같다.

 

 

살다보면 재미있는 일이 많다. 


그분, 돌이켜보면 정말 고마운 분이다.  지금은 어디에서 뭐 하시려나... 훌륭한 재즈 보컬리스트가 되어있을까?  궁금하다. 어떻게 보면 참 신기한 인연인데.. 다시 만나도 알아볼 수나 있을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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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tranky.tistory.com BlogIcon 라플란드 :) 2012.01.22 07: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따뜻해지는 일화네요.
    때로는 처음 보는 사람들, 그다지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십년지기 친구보다도 더 따뜻한 정을 발견할 때가 있는 거 같아요.
    잘 읽고 갑니다 :)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1.23 05: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정말 고마운 분인것 같아요. 가끔 생각하다 때로는 부담이 될 때도 있을정도로..^^;; 어찌됐건 여태 곡을 쓰고 있는걸 보니 그분 말씀이 틀렸던건 아닌가봐요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 Favicon of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272811919 BlogIcon 황동석 2012.01.22 0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대의 삶이네요. 음악을 전공한 사람과의 대화가 일절 없었던 삶인데..
    하지만 누군가와 나의 꿈을 같이 공유할때의 기쁨은,, 오래남지요^^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1.23 05: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랬군요 ㅎㅎㅎ
      참 마음이 무거울 때 만났던 사람인데, 가끔씩 생각하면서 각오를 다시 하곤 하니까 참 고마운 분인 것 같아요^^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3. Favicon of https://businessmodel.tistory.com BlogIcon 프리홈 2012.01.22 09: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세이 형식으 포스팅이 마음에 와 닿네요~^^ 아휴~ 전 저런 경험이 없어서 예술의 영역에 계신 분들을 보면 부러울 따릅입니다. 잘 읽고 가요~

  4. Favicon of https://mrdragonfly1234.tistory.com BlogIcon mrdragonfly1234 2012.05.26 04: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예술가 이시군요...

    멋집니다. 저도 어렸을때는 예술가 기질이 있었는데 세파에 찌들면서 아주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순수한 열정을 지켜나간다는거 쉽지 않지요. 예술=Love. 찌든삶=calculated love.

    잘 읽고갑니다. (종종 몰래 들러보겠습니다.)

  5. 인카네이션 2012.12.17 12: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곡에 얽힌 흥미있는 스토리네요~~ 이러한 일화들 하나하나가 작곡의 영감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오늘도 토끼눈 하고 뜷어져라 오선지를 바라보실 작토님을 응원합니다~~!!^^

  6. BlogIcon ^^ 2014.08.11 18: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이버에서 검색하다가 우연히 들려 글을 읽게되었는데 좋은 글이 정말 많네요. 특히나 이글은 너무나도공감해서 댓글을달게되었습니다ㅋㅋㅋㅋ항상 레슨가는길 지하철에서 눈을밝히고 숙제를한다는..ㅠㅠ 더이상은 안그랬으면 상황입니다..^^..하지만 저렇게 소중한 만남또한 생기게된다는 시선으로 보신 선생님이참멋지고 공감됩니다!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4.08.12 06: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 저만 지하철에서 숙제하는게 아니군요... 묘한 안도감이...^^;;
      앞으로의 레슨과 하시는 일 모두 순조롭길 기원합니다~! ㅎㅎ

  7. BlogIcon 현호 2015.09.26 21: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작곡과가 아니지만 숙제를 했었죠 많이 틀렸던 기억이 ㅋㅋ 근데 다 맞은 학생도 있었는데 피아노과가 많았어요 ㅋ ㅋ 요즘은 다 까먹었을 꺼에요 ㅋ




©Schott Music

작년에 로얄 오페라 하우스에서 초연 된 오페라를 작곡하고, 사이먼 래틀과 시카고 심포니와도 작업을 했던 영국의 잘나가는 작곡가 마크-앤서니 터니지(Mark-Anthony Turnage).
올해에는 4개월이 넘는 작업 끝에 영국 노팅햄셔에 있는 감옥에서 8명의 죄수들과 공동작업으로 새로운 작품을 작곡하고 초연한다.  (관련 기사)

 

이번 음악회의 관중은 50명 가량 될 것이고 그중 절반정도가 무기징역에 처한 죄수들이라고 한다.  그들이 영원히 감옥에 갇혀있다고 해서 문화를 향유할 자격마저 없는것은 아니기에...

 기존의 음악회장을 벗어나 남들이 선뜻 나서지 않는 공간에서 음악회를 여는 일은 참 용기있는 시도이고, 박수 쳐주고 싶은 일이다.  

이번 작품은 런던 올림픽을 위해 마련된 컬쳐 올림피아드의 일환으로 위촉된 20개의 신작 중 하나라고 하니 더 의미깊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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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www.walkview.co.kr BlogIcon 워크뷰 2012.01.20 16: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의 영화중 쇼생크탈출이던가요
    감옥에서 클래식을 틀었을때 운동장에 있던 죄수들의 반응ㅇ ㅣ감동적이었는데
    그러한것이 상상됩니다^^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1.20 18: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쇼생크탈출 감명깊게 봤었어요!
      정말 비슷한 상항이네요.. 물론 이번에는 간수들의 합의하에 들려주는 거겠죠 ㅎㅎ
      방문 감사합니다^^

  2. Favicon of https://diaryofgrinder.tistory.com BlogIcon SAS 2012.01.21 23: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건 참 좋은 의도라고 생각합니다.
    죄수들의 마음이 움직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