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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

근황(아기 말고 나) ​6월 25일에 연주될 피아노 4중주 곡 드디어(?) 완성!이 곡은 순전히 토막시간만을 이용하여 쓴 곡이었다. 예전처럼 오래 시간 한가하게 보내다가 필받으면 곡을 쓰는 상황이 불가하고, 밤에는 수면욕이 너무나 강렬해서 출산 후 곡을 잘 못쓰고 방황을 해왔는데, 강의하러 돌아다니다 보면 조금 일찍 도착하거나, 일대일 수업에 학생이 결석하는 등의 일로 시간이 뜨는 경우가 빈번한 편이어서, 3월 개강후 어느정도 적응을 거친 후, 3월 중순부터는 늘 곡을 들고다니면서 5분만 짬이 나더라도 곡을 피고 음 한개 적고... 20분 시간 남으면 음 3개 적고... 걸어다니거나 지하철에 서있을 때는 구상하고.... 그런 식으로 결국 완성까지 갔다. 구성상 길지 않고 대곡이 아니어서 가능했겠지만, 집중력의 끈만 놓지 않으.. 더보기
2013년에 할 일 101가지 어제...절친 둘이 저희 동네에 놀러왔습니다. 날이 추운 관계로 저희 집에 먹을걸 사들고 모여서 일단 폭풍섭식 후..부풀어오른 배와 녹아내릴듯한 뇌를 움켜잡고 커피를 타 마시며 수다를 떨다가,신년계획을 세울겸 다같이 둘러앉아 분야별로 신년계획을 세웠습니다! 올 한해 목표들은 블로그 사이드바에 링크 걸어놓고 수시로 상기시키며 정신 바짝 차리고 즐겁게 살아가려 합니다^^그리고 한해의 절반이 지나간 여름 즈음에 셋이 다시 모여 계획들을 중간검토 하고 필요하면 수정도 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제가 선택한 목표들의 카테고리입니다:커리어작곡사람건강취미자기계발 기타 카테고리 별로 약 10-15분씩 생각나는 대로 목표들을 마구마구 적은 후, 친구들과 계획을 서로 이야기 하면서 수정도 하고 정보공유도 합니다. 그리.. 더보기
레지던시 마지막날 오픈 스튜디오 후기 저는 무사히 한국에 도착했어요!방금 페북하면서 마이클이 라임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급 긴장;;;Lyme disease는 tick이라는 벌레에 물리면 걸리는 무서운 병이에요..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뇌에 큰 손상이 간다는;;한국에는 없지만, 유럽(독일)이나 미국 숲속에 있는 tick벌레(독일어론 Zecke)가 사람을 물고있다가, 이걸 제때 발견하지 않고 방치하면 이놈이 서서히 머리를 쳐박고 사람 살속을 파고들어 혈액을 오염시키고 뇌를 파괴시킨다는 무서운 소문이;;;;저희 레지던시가 위치한 곳이 바로 Lyme Conneticut! 코네티컷의 라임이라는 도시에서 차로 10분거리, 바로 라임병이 시작된 진원지라는거 아니겠습니까 ㅠㅠ 저도 이상한 증세가 있는지 당분간 세심하게 관찰해야겠어요...마이클의 일이 남.. 더보기
작곡이라는 행위에 대한 단상 2007년 6월에 썼던 일기입니다: 곡을 쓰는 것은 거창한 일은 아니지만,단순 사무직 또한 아니다. 비교를 하자면 오히려 종교생활에 가까운 일이다.일주일에 2시간이라도 (물론 하루에 2시간이면 더욱 좋겠지만..ㅋ)시간을 정해놓고 진지하게 작업을 한다면,매일매일 하루종인 단순히 앉아있는 것 보다 훨씬 많은 양의 작업을 하게 될 것이다.이는 규칙적인 '습관'과는 심리적인 효과 차원에서 다른 것이다. 작년에 노벨문학상을 탄 작가는 하루 일과가 8시간동안 빈 종이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이라고 했다.그 이야기에 감동받아서 나도 매일매일 뚫어지게 5선지를 쳐다봤으나,남는 것은 졸음과 죄책감 뿐...;;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성향에 따라 적합한 작업방식을 찾는 것라는 것을 깨달았다. 매일 매일 곡을 쓰는 일이 나에.. 더보기
트루음 쇼 - 절대음감의 비밀2 (부제:방송출연을 하고 피봤던 사연 ㅠ) 지난 글에 이어서... 이 절대음감이라는 것은 입시시험이나 곡을 쓸 때 등 아주 드문 경우를 제외하면 그다지 도움이 안되는 능력이고 오히려 음악감상에는 크게 방해가 되는 능력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데, 사람들이 이에 대해 많은 환상과 오해가 있는 듯 하다. 특히 대학교 4학년 때 방송출연(?)을 계기로 실감하게 되었었는데..... 계속: 때는 대학교 4학년의 어느 따분한 오후. 동기들, 후배들과 과방에서 의미없는 시창놀이 및 가십대결을 펼치고 있을 때 갑자기 과방 문이 열리면서 티비에 출연할 작곡과 사람 네 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딱히 바쁜 일이 없었던 나와 몇몇 후배들은 흔쾌히 출연에 동의 했고, 곧이어 인접한 강의실에 옹기종기 모였다. 이어서 들어온 피디와 카메라맨. (혼자였는지 둘이였는지 기억이 .. 더보기
트루음 쇼 - 절대음감의 비밀 "절대음감"이라는 말이 있다. 예문을 들자면: "너 천재라며..? 절대음감이라고 소문 났던데?" "작곡과에 들어가려면 절대음감이어야 하나요?" 등등... ㅡㅡ 정확하게 정의하자면 절대음감이란 것은, 일정한 음고를 지닌 소리를 들었을 때 정확한 음높이를 즉각적으로 아는 능력으로, 어릴때부터 피아노를 많이 배운 사람들에게서 나타날 확률이 크다. 피아노 시간에 계이름을 배우면서 건반소리를 익히기 때문이라고 사료된다. 대략 재능이나 천재성과는 전혀 무관한 능력(?)이라고 보면 된다. 한마디로 베토벤의 운명교향곡을 상상하면, "따따따따아안" 하고 웅장하게 운명의 문을 두들기는 상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들이 "솔솔솔미이이이이(플랫)"하며 소리치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저 .. 더보기
작곡가는 팔방미인? 작곡을 전공한다고 치면 그냥 오선지에 콩나물을 잘 그리기만 하면 장땡이라고 생각하던 순수한 시절이 있었다. 고등학교 때 대학입시를 준비하며 왜 작곡이랑 화성학 공부에만 매진해도 부족할 시간에 전과목 내신 관리에 수능시험 준비, 피아노, 청음까지 해야하나..하면서 억울해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면 그나마 이 시절이 가장 선택과 집중을 분산시키게 만드는 요소가 적던 시절이 아니었다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선 (이 모든것에서 피아노연습을 뺀 것) + (음주+가무 +당구 +볼링)∞ 의 생활이었으니...;ㅎ 그래도 남들 다한다는 동아리에는 발가락만 담궈보고 작곡에만 매진했으니..이 때도 뭐 순수하지 않았나 싶다. 실제로 활동을 하려고 나와보면 상황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단, 돈벌이를 .. 더보기
내 생애 첫 위촉곡 작곡을 전공하다가 일개 학생신분에서 벗어나 작곡가로서 거듭나는 과정으로는 누군가에게 작품을 위촉받아 자신의 창작의 댓가를 금전적으로 받는 일이 생기는 것이 포함되지 않을까? 오랜 세월동안 막연히 동경만 하던 일이 나에게도 드디어 이루어졌었다. 사연을 이야기 하자면 좀 길다... 때는 2004년 여름. 오스트리아로 유학 온지 1년이 되어갈 때였다. 열심히 하겠다는 결심으로 온갖 희한한 과목들로 시간표를 꽉꽉 채워왔던 지난 두 학기... 덕분에 되려 작곡에 소홀하게 되고 지도교수님이 약간 기분이 언짢으신 듯 했기 때문에 꾸역꾸역 현악 사중주 곡도 완성해서 콩쿨에 내고.. 청소하고 요리하고 빨래도 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첫 1년을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하얗게 불태우고 지칠대로 지쳐 슬럼프가 찾.. 더보기
지하철에서 오선지에 작곡하는 사람을 봤을때 예중, 예고, 음대, 심지어 유학나와서 석사과정도 예술대학으로 나오면서 주변에는 거의 음악하는 친구들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양한 인맥을 쌓을 기회였던 대학교 동아리마저 1학년때 조금씩 발가락만 담궈보다가 전공필수과목의 어마어마한 과제들에 짓눌려서 동아리방이고 모임이고 뭐고 줄행랑 쳤으니.. 어찌보면 나만의 세계에서 아주 좁은 시야로 지냈던 것 같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난 한번에 한가지 일 밖에 집중을 못하는 타입인 것 같기도 하다... 머릿속엔 온통 이런것만 ㅠ (2008년 다름슈타트. 작곡가 Brian Ferneyhough의 공개레슨중) 그래서 20대에서도 또 한번 후반으로 꺾여버린 나이가 되어서야 일반인(?)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졌다.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사람들과 .. 더보기
감옥에서 죄수들을 위한 음악회를 여는 영국 작곡가 ©Schott Music 작년에 로얄 오페라 하우스에서 초연 된 오페라를 작곡하고, 사이먼 래틀과 시카고 심포니와도 작업을 했던 영국의 잘나가는 작곡가 마크-앤서니 터니지(Mark-Anthony Turnage). 올해에는 4개월이 넘는 작업 끝에 영국 노팅햄셔에 있는 감옥에서 8명의 죄수들과 공동작업으로 새로운 작품을 작곡하고 초연한다. (관련 기사) 이번 음악회의 관중은 50명 가량 될 것이고 그중 절반정도가 무기징역에 처한 죄수들이라고 한다. 그들이 영원히 감옥에 갇혀있다고 해서 문화를 향유할 자격마저 없는것은 아니기에... 기존의 음악회장을 벗어나 남들이 선뜻 나서지 않는 공간에서 음악회를 여는 일은 참 용기있는 시도이고, 박수 쳐주고 싶은 일이다. 이번 작품은 런던 올림픽을 위해 마련된 컬쳐 올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