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악 이야기/음악감상실

작곡가 하스의 멘붕 조율 곡들

게오르그 프리드리히 하스(G. Friedrich Haas)는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현대 작곡가입니다.  유학시절 우연히 옆에서 봤을때 인상은 수줍음이 아주아주아주 많고 겸손하며 사람이 많은 곳에서 약간 어쩔줄 모르는 듯한 모습.  작품은 굉장히 아카데믹 하고 치밀하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열정이 정제될듯 말듯한 아슬아슬한 모습..? (굉장히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얼마전 독일에서 유학중인 절친 언니의 페북 공유를 보고 급감동(?!)

하스의 작품중 약간씩 엇갈린 조율로 인해 이상한(?) 소리가 나는 곡들을 두개 소개하겠습니다:

엇갈린 조율을 한 네대의 기타를 위한 작품.  (12:45가 압권)


(1:30초부터)

2010년 독일의 도나우에슁겐 음악축제(Donaueschinger Musiktage) 폐막음악회에 선보였던 곡 중 하나가 네대의 피아노를 위한 작품이었습니다.  이 네대의 피아노들은 각기 1/12음 간격으로 (보통 인접한 피아노건반 두개 사이의 간격은 온음이거나 반음입니다) 조율하여 연주됩니다. 


한국의 현대작곡가 진은숙의 Akrostichon Wortspiel(말의 유희)에도 악기들 간 약 1/6의 오차를 두고 조율을 하게 되어있습니다.


조율을 기존의 음높이를 따르지 않고 서로 반음 이하의 음간격으로 엇갈리게 하는 악기들을 연주하면 뭔가 잘못된 소리를 내고 있거나 틀린음을 계속 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기존의 (옥타브를 12로 나누는) 평균율 조율법에 익숙한 우리들의 귀가 미분음(반음 이하의 음정)을 듣기 시작하면 마치 우리가 믿고 있던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에 덧붙여 그 이면에 있던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듣는 기분이 들죠..

내가 굳게 믿고 의지하던 음의 체계가 싸그리 무너지는 조율법!  저는 개인적으로 "멘붕 튜닝"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ㅎㅎ;;;  


관련 글: 2012/06/14 - 곡쓰러 시골갔다 24년만에 피아노 조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