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d in the Clowns - 김연아의 소치 올림픽 쇼트 프로그램 음악

 

손드하임의 Send in the clowns를 들을때마다 '참으로 피겨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으로 적격이지 아니옵니까~' 속으로 자문자답하며 혼자 안무짜보고 상상의 나래 집요하게 펼쳐봤었는데... 2010년부터 지금까지...
그런데 무려 김.연.아.가 소치올림픽이 포함된 다음시즌에 이 곡으로 연기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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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2009/2010 시즌 및 밴쿠버 올림픽 프로그램으로 독일의 페어 스케이팅 팀의 연기를 본 것이었습니다.

사브첸코/졸코비 페어의 연기를 보면서 피아노 편곡 버젼의 Send in the Clowns를 너무 감명깊게 듣고, 틈나는 대로 피아노로 연습도 해 보곤 할 정도로 이 노래에 빠져 있었습니다.

이렇듯, 스티븐 손드하임의 <Send in the Clowns>를 배경으로 피겨스케이팅을 한 경우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저는 이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으로 참 적격이겠다는 생각을 2010년부터 해왔습니다.  왜냐하면, 이 노래의 내용 자체가 광대(clown)이 주인공이 아니라, "광대를 들여보내라"고 말하는(노래 부르는) 비련의 여인이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Send in the clowns"라는 말 자체가, 옛날에, 공연중에 뭔가가 어긋나거나 누군가가 다치는 등, 최악의 돌발사태가 생길 경우 무대감독이 대기하고 있던 직업광대들을 가리키며 "저 광대들 들여보내서 일단 관중들의 이목을 끌며 시간을 좀 끌어봐라~" 하는 표현입니다.  손드하임의 뮤지컬 <A Little Night Music>에서는 여주인공이 자신이 실연당한것을 확인 하였을 때 비참한 기분으로 (자신의 감정은 밑바닥까지 가라앉아있으므로) "광대를 들여보내~"하고 자조섞이면서도 화도 나고 한탄스럽기도 한 기분으로 노래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9/8박자와 9/12박자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는 불안정한주기의 악절을 작곡을 한 것입니다. (당시에는 대중적인 뮤지컬 선율로서는 상당히 실험적이고 모험적인 시도였다고 볼 수도 있지요) 

 

Send in The Clowns

Isn't it rich?
Are we a pair?
Me here at last on the ground,
You in mid-air.
Send in the clowns.

Isn't it bliss?
Don't you approve?
One who keeps tearing around,
One who can't move.
Where are the clowns?
Send in the clowns.

Just when I'd stopped opening doors,
Finally knowing the one that I wanted was yours,
Making my entrance again with my usual flair,
Sure of my lines,
No one is there.

Don't you love farce?
My fault I fear.
I thought that you'd want what I want.
Sorry, my dear.
But where are the clowns?
Quick, send in the clowns.
Don't bother, they're here.

Isn't it rich?
Isn't it queer,
Losing my timing this late
In my career?
And where are the clowns?
There ought to be clowns.
Well, maybe next year.

Send in the Clowns의 가사에 나타난 서구적 한풀이 및 가사 번역 (펌)

한동안의 미국생활에서 카 드라이브 중에 가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멜로디가 너무 아름다워 내 마음이 이끌린 적이 있었다. 그 후 이 곡의 제목을 알고자 한참을 찾았고 드디어 "Send in the clowns" 임을 알게 되었다. 여러 가수가 불렀지만 유독 쥬디 콜린스(Judy Collins)가 부를 때 내 영혼 깊은 곳에서 강하고 애절한 느낌이 메아리쳐 오는 것 같았다. 다시 말해 내 심금을 울려주었다고 표현해야할까?  제목만 알았지 그 의미와 내용을 전혀 모르고 지내온지 수년간 신경도 안 쓰고 단지 멜로디에만 감응되어 좋아해왔다. 그러다가 수년전에 인터넷을 통하여 가사 내용을 알게 되었고 최근에야 1970년대에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칼로 공연되었던 "A Liitle Night Music"에서 불리워진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러다가 "여담소" 카페와 블로그에 배경테마뮤직으로 써 오던 중, 그 내용을 알고자 집중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순수한 사랑에 대한 감정이려니 생각했는데 쉽지않은 번역으로 깊히 접근해보니 너무 애절한 사랑의 상처를 담고 있어 달콩하고 로맨틱하리라는 나의 기대감과 예측은 완전히 뒤집어져버리고 말았다. 이 곡의 내용은 인간 내면의 깊은 상처를 다루고 있었다. 번역하다보니  나름대로의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는데... 전통적인 우리의 "한"이 이 노래에 투영되어 있어 우리와 공감(Sympathy)될 수 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것이다.

 

    이 노래는 대중적이고 서민적인데 특히 인간적이며 평범한 여인의 "한"을 그리고 있다. 이를 음미하면서 그 안에 깃든 안생의 의미를 다시 깊히 깨닫게 되었다. 한 여인이 사랑을 주고, 사랑 받기 원하던 상대를 기다리다가 그를 놓쳐 버렸고 그 때의 상실감을 표현한 노래다. 그런데 여기에 유머러스한 해학적인 진리를 깨닫게 된다. 인간은 그들의 "한"을 풀어야 한다는 것... 상처를 풀기 위해... 아픔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풀이를 하는데... 최종적인 평안을 얻기 위해.. 결과적으로 이중적인 모양과 형태를 갖게되어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이 "어릿광대"의 모습 속에  투영되어 있음을 보게된다. 애통과 희열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다. 아픔을 토설하므로 오는 해방감을 얻는 감정의 이중구조가 존재하는 것이다. 마치 우리나라의 살풀이 굿이 "한"을 풀어내듯 어릿광대 역시 "한"을 풀기 위한 서구적 카타르시스 해법이라는 것이다.  추구하는 마음의 평안 속에 슬픔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어릿광대"는 우리 한국 정서의 아리랑이요 한풀이와 같음을 보게되었고 그러한 관점으로 볼 때 이 곡은 전세계의 모든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아픔-상처"가,  다르게 표현하면 서구적 "한"이 동일하게 이미 우리 한민족에 자리잡은 "한"의 정서와 상호 대응하여 우리의 마음 속에 또 다른 승화된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우리 민족 만이 수 많은 아픔을 우리 고유의 "한"으로 정의하고 예술의 경지로 승화 시켜왔다고 생각했는데,  서구인들이 가지고 있는 그 아픔(Resentment)들이 같은 관점(감정이입-Empathy)을 통하여 우리의 "한"으로 동일시되어 공감되어질 수가 있다는 사실에서 이 곡의 의미가 다르게 느껴지고 친밀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이제 와서 생각하니 우리의 아리랑 멜로디가 가지고 있는 그 "한"을 이 곡에서도 느낄 수 있었기에 이 곡의 멜로디에 비쳐진 "한"의 승화된 아름다움이 내용을 알기 전에도 감동으로 나에게 사무쳐왔었는지 모른다.

 

   번역하는 가운데에  " Isn't  it  rich?"는  마음이 넉넉히 뿌듯한가요? 로 해석할 수 있지만 .. 반어법의 강한 표현으로 보아 자신의 감정 즉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다 잃어버린 상실감을 애처럽게 표현하기에 ... "가엽지 않아요"로 표현하였다.

어릿광대의 웃는 표정 속에는 슬픈 비애가 묻어 있어 이중적인 모습으로 상실감에 처한 자기의 모습과 overlap(중첩)된다.

웃는 표정은 보는이에게 만족(뿌듯한 마음)을 주나 한편으로는 마음 속 깊이 내재된 애처러움(슬픔)이 동시에 나타나는 묘한 느낌을 가지게 한다.(queer-묘함). 

    어릿광대의 눈에는 슬픔이, 입에는 웃음이 나타난다. 이러한 unvalance(상반) 된  모습의 뉴앙스가 보는 이에게 묘한 감정으로 다가와 보는이의 마음에 쌓인 아픈 상처(한)가 어릿광대의 몸짓으로 투사조영되어 카타르시스 작용을 통하여... 상처를 씻어내어 평안(rich)의 감정으로 다가 온다....

    강한 슬픔 속에 허탈의 웃음이 나오는 것과  어린 아이가 한 참 울다가 지쳐 평안히 잠이 드는 것 같이,  아리랑이 슬픈 한과 사랑하는 마음을 원망으로 뱉어버리는 것과 같은  이러한 모습들이 인간은 상반된 이중적인 구조의 감정영역을 갖는 존재임을 깨닫게 한다.

    슬픔을 배설할 때 곧 평안이 찾아오는 이치가 어릿광대의 모습 속에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어릿광대의 얼굴에 떠 오르는 모습과 상처 입은 자신의 처지와 기묘하리 만큼 닮았고 동일시되어 그 아픔을 어릿광대에게 내어 던지고 빈 마음으로 평안하게 되리라는 바람(기대감)이 있는 것이다. 어릿광대는 상처입은 자들의 아픔을 스폰지 같이 빨아내고 깨끗이 상처를 씻어 주는 심리치료사가 되는 것이다.

 

 

 

 

 

  여러 가수들이 부르는 Send in the Clowns.

어느 목소리, 어느 해석이 가장 아름다운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끊임없이 제 머릿속에 구상하던 여자싱글 프로그램으로서의 Send in the Clowns를 데이비드 윌슨은 얼마나 더 천재적으로 편곡하고 해석할지..ㅠ

그나저나 저 예언한겁니까?......는 좀 오버고, 암튼 제가 상상한거보가 김연아의 연기가 얼마나 더 아름다울지 무한기대... ㅠ 아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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