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이야기/태교일기

[37주] 보건소 모유수유교실 폭풍복습(스압주의)


오늘부터 꼬롱이는 37주가 되었다. 이제는 당장 태어나도 의학적으로 정상으로 간주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임신 완료기에 공식적으로 접어든걸 축하한다 꼬롱아!^^ 입덧할때만 해도 정말 이날이 오긴 올까 싶었는데, 세월은 어떻게든 흘러가는구나~! ㅎㅎ

어제는 모건소에서 모유수유에 대한 교육을 받고 왔다. 금요일은 강의하느라 못갈 줄 알았는데, 입시 일정때문에 음대건물 전체 폐쇄 및 강제휴강~♬♪♬♪ 덕분에 집에서 엄청 가까워서 자주 지나치던 강동구 보건소를 처음으로 실제로 들어가봤다.  진작에 갔으면 엽산제랑 철분제도 받을 수 있었을텐데, 왜 안왔나 모르겠다. ㅠ  산전교육도 있었는데 인원초과 되어서 대기자 명단에나 이름을 올리고, 엄마로서 이런것들이 굼뗘서 꼬롱이 낳고 키우면서도 남들이 발빠르게 낚아채는 기회들을 많이 놓칠 듯;; 아가야 엄마를 너무 원망하지 말아줘~ ㅎㅎ

어제 교육은 강동 경희대학교 병원 모자보건센터에서 간호사겸 조산사로 계시는 박성애 선생님이 맡으셨다.  일단 두시간짜리 강의지만, 한번에 40분 이상 집중하기 힘들어할 산모들을 위해 한시간 반 내외로 마치겠다고 말씀하셨다. 임산부는 원래 혈류가 자궁으로 집중되기 때문에 뇌에 혈액 공급이 적어져서 나른하고 집중력이 약하며 건망증이 심해진다.  한마디로 바보가 된다.

처음이자 마지막 교육이 될 확률이 높은 관계로 복습을 위한 필기를 열심히 하였다. 


일단 모유수유에 적합한 몸이란 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드는가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1. 임신 전(!)에 가슴관리를 해서 함몰/편평유두가 있으면 교정을 받고,
  2. 만 25-29세에 아이를 낳을 것이며(ㅜㅜ),
  3. 운동으로 체력을 키워서 출산 이후에도 체력이 남아 돌아 모유수유를 할 수 있게끔 몸을 만들어놔야 한다고 한다. 이때 말하는 적합한 체력은 막달에 최대 3시간을 걸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하니... 참 갈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부터 아파트 계단오르기 매일 1회이상!

현대사회에서는 움직임이 굉장히 적은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바람직한 출산과 수유를 위해서는 반드시 따로 운동을 해야한다.  걷기운동을 점차 늘려서 3시간을 목표로 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30분으로 시작하고 1주일정도의 단위로 점차 늘릴것. 이 때 러닝머신에서 TV를 보거나 쇼핑한다고 돌아다는 것 보다는 내 몸에 신경을 집중하면서 목표의식을 가지고 운동을 할 것을 권장한다.


모유가 분유보다 좋은 이유에 대해 산모들이 돌아가면서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후로 준비해오신 자료를 봤는데, 무려 100가지의 이유가 있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을 소개하자면:

  • 아기가 필요한 맞춤형 영양소 적절량 갖춤
  • 소화 및 흡수가 용이한 형태로 공급
  • 항체생성을 통한 면역력 강화
  • 빠는 본능을 충족하여 안정감 강화, 불안감 해소
  • 두뇌발달(소젖으로 만든 분유는 근육발달이 주 목적인 성분인 반면 인간의 모유는 뇌세포를 활성화하여 두뇌발달을 유도하는 기능을 함)
  • 양육자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여 정서적으로 안정(출산 한달 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한데 모유수유가 도움이 됨)
  • 빠른 자궁수축 유도 - 산후출혈 방지에 도움
  • 젖몸살 예방, 엄마 회복에 도움
  • 다이어트에 도움(젖 한끼=500칼로리) - 엄마가 먹을걸 조절할 경우에 해당
  • 유방암 예방(14% 발병율 차이)
  • 공짜다(분유는 3-4일에 한통 씀)
  • 늘 적당한 온도 유지되어 관리가 쉽다


우리나라의 산모들은 첫 3개월 완모 비율은 50%에 달하는 반면, 6개월 완모는 20%밖에 안된다. 일단 모유가 좋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와서 시도는 하는데, 그 이유에 대한 근거를 광범위하게 알고 있지 않아서 의지가 강하지 않다 보니 주변 환경에 따라 금방 시들해진다고... 실제 강사 선생님도 중이염을 앓으면서 수유를 끊고 입원하라는 의사의 권유를 무시하고 엄청난 고통속에 수유를 하셨다고 한다. 왜냐하면, 너무나 당연히 이렇게 해야만 한다는 것을 여러가지 근거들을 통해 알고 계셨기 때문이다.  결국 두 아이 모두 완모하였고, 그중 한 아이는 무려 여섯살 때 까지 모유수유를 했다고 한다.  (모유를 끊는 것은 전적으로 아이 마음에 달렸다고 믿고 계신 분이다)

모유수유는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주변의 많은 도움이 필요하며 마음가짐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모유수유가 용이가도록 준비를 잘 해 둬야 한다.  일단 자연분만으로 출산 하는것이 유리하고, 모자동실 24시간을 원칙으로 하며, 올바른 수유자세와 가슴관리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아이가 태어나고 100일까지는 늘 산모 이외의 (모유수유에 긍정적인) 어른이 같이 있어서 수유 이외의 육아를 전담해야 한다.  특히 모유수유가 익숙해지는 첫 6주가 매우 중요한데, 이 때 아이가 모유를 잘 섭취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방법들이 쓰인다:

  1. 아이 움직임이 활발한지 여부(오래 자는것은 좋지 않다)
  2. 하루 8회 이상 수유여부(초기에는 저혈당이나 탈수를 방지하기 위해 3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3. 대소변 빈도와 양(하루 소변 7회 이상, 총 기저귀수 10개정도)
  4. 체중증가여부(태어나서 첫 3일은 몸무게의 7-10% 줄어드므로, 최저점 기준으로 증가여부 관찰할것 - 이는 주 1회 가까이 소아과를 가게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우리나라의 의료환경은 참 모유수유에 적합하지 않다.  왜냐하면 아기의 빨기 본능은 출생 직후가 가장 큰데, 이 때 신생아를 엄마 품에 안겨주지 않거나 아주 잠깐만 안겨준 후에 바로 신생아실로 데려가기 때문이다. 산모와 아기가 떨어져서 후처치를 받고 각종 검사를 받고있는 그 시기(생후 30분)이 아기가 가장 젖을 빨고싶어할 때라서 어떤 신생아는 자신의 손을 빨기도 할 정도인데, 이 때 젖을 물어서 경험을 통한 각인이 되면 앞으로의 수유가 매우 수월해진다. 하지만 신생아가 이 시기에 젖에 노출되지 않고 꽁꽁 싸인채 신생아실에 눕혀지고, 두어시간이 지나 후처치를 마친 산모가 아기를 마주할 시점이 되면, 지칠대로 지친 신생아는 이미 잠에 곯아떨어져 있고, 그 때 아무리 젖을 주려 해봐야 아기는 반응을 하지 않는다.  첫 단추가 이미 잘못 꿰어버린 것이다. 

첫 3일은 모유가 아예 나오지 않는 시기이지만, 이 때 "젖물리기 연습"을 통한 빨기의 효과는 신생아에게는 매우 유익하다. 일단 장 운동과 소화액 분비를 촉진시켜 태변배출을 용이하게 하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며, 엄마에게 자극을 줘 모유 생성을 촉진시킨다(공장에 주문을 넣어서 공장이 가동되는 것과 동일한 효과라고 생각하면 된다)  초유가 나오기 시작해도 하루에 30-40ml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에 나오는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정상이며, 밀도가 높고 끈끈하여 그 어느 유축기로도 나오지 않을 수 있으며 오로지 아기만이 빨 수 있다.  5일-2주 사이에 점차 성숙유가 늘어나기 시작하고 젖이 많아진다 느끼게 된다.  

모유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ㄱ. 자세가 정확해야 하며, 
ㄴ. 수시로 물려 "공장"에 "주문"을 자주 넣고, 
ㄷ. 아기 환경이 너무 덥지 않게 하여 식욕을 촉진시킨다. 우리도 날이 더우면 입맛이 없듯이, 아기도 너무 실내온도가 높으면 젖을 잘 안먹게 된다. 
ㄹ. 아무리 적은 것 같아도 절대로 분유를 섞지 않도록 한다.  언젠가는 모유가 적절한 양을 찾을것이다.  ㅁ. 산모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여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없어야 한다. 뇌가 "주문"이 들어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 바로 이 점 때문에 양육지원군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ㅂ. 후유섭취를 위해 젖 물리는 시간을 충분히 둬야한다. 아기가 젖을 빨기 시작하고 7-8분 후부터 후유가 생성되기 때문에 최소 한쪽 젖을 15분간 물려야 하고, 한번에 한쪽만 물리는 것이 좋다.  

아기가 수유를 필요로 할 때 처음부터 울지 않는다.  처음에는 입술을 오물거리면서 빨고자 하는 욕구를 드러내고 전체적으로 입 주위를 활발하게 움직인다.  그 후로 성격이 좋은 아기는 고개를 가눌 수 있으면 울기 전에 자신의 손이나 주변 물체를 빨려는 시도를 한다.  그래도 엄마가 반응이 없으면 그 때는 울기 시작하는데, 이 때는 아기가 이미 마음이 상할대로 상한 상태이므로 젖을 물 정신이 없을 정도로 울 수도 있다. 엄마 또한 초보일경우 아이가 크게 울면 머리가 하얘지기 때문에 적절히 모유수유를 하기 힘든 상태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아이가 울지 전에 전조증상을 포착하여 수유를 하는 것이 좋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아기와 24시간 붙어있어서 관찰 하는 것이 좋다.  

올바른 수유자세를 위해 신경쓸 점은 다음이 있다:
  1. 아기가 엄마 젖을 물 때는 당겨진다는 느낌이 들도록 해야 하고 유두가 꼬집히는 느낌이 들면 안된다.  
  2. 코와 유방의 간격이 매우 좁아져 있는지, 입을 크게 벌리고 있고 턱이 가슴에 가까운지를 확인해서 아기가 유륜까지 물고 있는지를 추측을 통해 확인해야 하며, 이 때 아기가 무는 부위가 3.5cm이상이 되어야 한다.  
  3. 우리가 햄버거를 먹듯이 젖꼭지를 약간 위로 들어올려 아기가 엄마 젖을 아래부터 물수 있게 유도해야한다.  
  4. 엄마는 등을 구부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허리를 직각으로 세우고 등과 허리에 쿠션을 대서 뒤로 기댈 수 있게 해야한다. 
  5. 아기가 오로지 젖을 빠는데 집중할 수 있게 속싸개로 꽁꽁 싸매고 젖을 물려야 하며, 엄마가 몸이 축나지 않는 것은 풋볼(럭비)자세가 가장 적합하므로 병원에서 배워올것을 권장한다.



유방관리는 임신기간에 할 경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브라를 착용하는 현대여성은 유방에 자극이 너무 적기 때문에 관리를 받거나 집에서 마사지를 하여 수유에 적합한 가슴을 미리 만드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이 때 말하는 관리는 기저부를 자극하는 행위인데, 브라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가슴이 흔들리면서 자연스럽게 유방 기저부에 자극이 오기 때문에 수유에는 바람직 하지만, 중력 때문에 가슴이 쳐진다는 단점이 있다.  자가 마사지를 통해 기저부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서서 상체를 숙여 엎드린 자세에서 가슴 시작부분을 잡고 흔드는 것이 좋다. 

37주 이후에는 유선자극마사지와 유두, 유륜 마사지도 병행해도 된다. 이들은 자궁수축을 유도해 조기분만을 초래할 수도 있지만 37주가 지나면 어차피 정상 출산기간에 속하기 때문이다;;; (헐~)
유선마사지는 유방암 자가검진 하듯이 3개의 손가락으로 유선부위를 가볍게 주무르면 되고, 유두마사지는 유두 모양이 젖꼭지와 같도록 만들기 위해 잡고 뽑아서 늘리면 된다(엄청나게 아픈데 ㅠㅠ)

열상(갈라짐)유두 사이에 피지가 낀 것은 살살 벗겨내도 되지만, 어차피 아기에게 해롭지 않으므로 내버려둬도 된다.  정 걱정되면 세안용 브러쉬로 부드럽게 제거할것.  이 때 비누나 클렌징을 사용하면 유분기로 된 보호막이 없어져 자칫 유두가 지나치게 건조해지고 갈라지거나 피가 날 수가 있다.  유두와 유륜에서는 아기를 유혹하기 위한 양수냄새가 나는 물질이 분비되기 때문에 절대로 출산 이후에 이 부위에 튼살크림이나 오일을 바르지 않도록 한다. 강한 향수 또한 이러한 이유로 자제하도록 한다. 


질의응답 시간에 짝짝이 가슴크기에 대해 물어봤는데, 수유중에는 더 심해질 것이고 그렇다고 달리 방법은 없다는 슬픈 답변이 돌아왔다.  그래.. 이제부터는 여자가 아닌 엄마니까 ㅠ


교육을 받고 나니 나이가 제법 있고 가슴상태도 좋지 못한데 모유수유를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은 되지만, 일단 이론으로는 무장했으니 최선을 다해 실천 해봐야겠다.  (꼬롱아, 도와줄거지? ㅠ)  

일단 기념품은 챙받고, 오래 앉아서 쑤시는 배와 삭신을 움켜쥐며 집으로 기어들어왔다. 앞으로의 날들이 걱정되면서 기대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