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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태교일기

[34주 6일] 꼬롱맘의 호르몬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어젯밤에는 무슨 울보귀신이 씌였는지 매달 우편으로 오는 미술잡지가 귀퉁이가 찢어져서 도착한걸 보고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더니 남편이 서점에서 한권 더 사오겠다고 하는걸 정중히(?) 거절했다. 많이 속상하냐고 물어봐주는게 감사했다. 사실 종이가 좀 찢어진게 문제의 본질이 아니지. 문제의 본질따윈 없다. 나는 꼬롱이가 미운 두살이 되어 어이없는 이유로 울고 떼쓸때 어떻게 반응하게 될까? 속으로는 공감하면서 어쩔줄 몰라 겉으로는 짜증내고 화내는 식의 반응만은 하지 말자. 너무 잘하려다 보면 겉과 속이 달라진다 ㅡㅡ

나도 제목에 사용하긴 했지만 "ㅇㅇ맘"이라고 부르는 요즘 애엄마들 호칭이 그렇게 거슬릴 수가 없다. 아이를 글로벌하게 키우는 신세대 엄마란 뜻인가? "엄마"라고 두 음절을 붙이는게 그렇게 귀찮은가? 차라리 "어멈"이라고 하면 안되나? 아님 영국식으로 "멈(mum)"?ㅋㅋ 그런데 "ㅇㅇ맘"은 사실상 문법에도 맞지 않는다. "ㅇㅇ's mom"이라고 해야 맞으니, 예를들어 "꼬롱스 맘"이라고 불러야 하는거다. (하하 이즘에서 맘들에게서 돌이 날아올듯...)

"맘충"은...또다른 문제고...;;;;

와이프, 미세스, 맘... 왜 여자는 결혼만 하면 호칭이 영어로 바뀌는걸까? 남자를 허즈밴드, 미스터...라고 부르지는 않는데... 대세를 거스를수야 없겠지만, 남편이 "우리 와이프"라고 부르면 차라리 "우리 애인"이라고 불러달라고 한다 ㅋㅋ


몸무게가 입덧때보다 12kg이 늘었다. 입덧하면서 1kg빠졌으니 임신전에 비교하면 11kg. 어마어마한 식욕에 비하면 선방중인거 같긴 한데 인생 최대치의 몸무게가 부담스러운 숫자인건 사실이다.


지방 성분이 대부분인 모유를 원활히 공급하기 위해 임산부는 허벅지와 배에 살을 축적한다고 한다(나는 팔뚝과 턱에도 축적중인듯). 이 정보를 접한 순간 무슨일이 있어도 모유수유에 성공하리라는 전에 없던 결연한 의지가 마구마구 샘솟았다.

채식하던 꼬롱어멈이 고기가 이토록 땡기는거 보니 아가가 몸집을 지대로 키우려나 싶다...;;;

임산부니까 뭐든지 먹고싶은대로 많이 먹어도 된다는 착각아닌 착각을 버리고 평소처럼 먹으며 칼로리보다는 영양에 더 신경쓰기로 했다. 지금 아기가 필요한 에너지원은 엄마 몸에 이미 축적은 될대로 되어있으니 아기가 모잘라면 알아서 빼다 쓰시던가 하겠지. ㅋㅋ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아기는 바보가 아니다. 다 알아서 엄마 단물을 빨아먹고 살고있다. ㅎㅎ 안그러면 입덧하는 산모의 아기들은 다 굶어 죽었겠지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