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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

다섯째 아이, 케빈에 대하여, 그리고 곡쓰기 200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도리스 레싱은 다작으로도 유명한데, 그 중 에 나오는 아기는 태어나기 전부터 엄마를 괴롭혀오고 네명의 형제들과 판이하게 다른 형상으로 이세상에 나타나 가족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The Fifth Child]by Doris Lessing 경고: 임산부나 임신 예정인 사람은 읽지 말것! 도리스 레싱이 88년도에 쓴 비교적 덜 유명한 책이다. 노벨문학상 받기 한~~~참 전인 89년에 출판된 중고책인데작가소개란을 보니 이때 이미 쓴 책들이 20권이 넘는구나..후덜덜 문체가 시니컬한듯 아닌듯있는 그대로 적은듯, 꼬아논듯영국의 박완서라고나 할까 ㅋㅋ Story-telling 기법도 너무 비슷하다심지어 chapter구분도 없이 책 전체가 그냥 쭉 이어진다.덕분에(?) 자기전에 잠깐 .. 더보기
말하는 소리를 피아노로 옮겨적은 음악 말하는 소리가 곧 음악소리..여러 사람의 독백을 녹음하여 그 말투를 그대로 따라하는 피아노 곡을 작곡한 후, 녹음을 트는 것과 동시에 연주가 되게끔 하는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피터 아블링거(Peter Aglinger)의 Voices and Piano.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이 프로젝트는 이미 작곡된 음악만 다 모아도 거의 6시간에 육박하는 대 모음곡이라고 하는군요. (google image) 현대음악의 특징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들 몇가지 중에 정형화 되지 않은 리듬형, 우연성, 불규칙성..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 모든걸 충족시켜주는 것이 사람이 말하는 소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 음악을 들었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만족감(?)을 느끼기도 하지요^^ 사실, 피아노 독주를 위.. 더보기
야마시타의 불타는 피아노와 이십구 모임 후기(간단) 그제였죠..1월 29일 저녁에는 즉흥연주모임을 가졌습니다. 2012/08/13 - 즉흥연주 모임 "이십구"새로오신 분과 아주 오랫만에 오신분.. 등등 해서 저 포함 총 6명이서 모임을 가졌는데, 아무것도 사전에 협의하거나 상의하지 않고 그냥 막(= 머쓱해하지 않고 바로) 연주하는 것에 점점 익숙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한편으로는 판에 박힌 제스쳐만 취하게 되는 위험성 또한 실감하게 되면서 주어진 틀이 없는 상태에서 좋은 음악을 즉흥적으로 잘 만들어 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도 갈수록 뼈저리게 깨닫게 됩니다.. 이날 처음 만나게 된 하모니카 연주자분께서는 밴드 활동도 하신다고 하는데, 다른 멤버에겐 비밀로 한 채로 개인활동을 하신다고 하니 혹시 이 글이 검색되어 멤버분께 발각될 위험이 있으니 실명거론.. 더보기
거문고 첫 레슨날의 단상 작년에 처음으로 거문고를 활용한 음악을 작곡하기 위해 거문고 연주자 선생님을 친구를 통해 소개받았습니다. 시립국악단에서 수석단원으로 활동중이신 윤은자 선생님은, 서양음악 작곡을 공부하느라 아무것도 모르는 제게 거문고라는 악기의 구조와 특징, 그만의 독특한점 까지 차근차근 설명 해 주셨고, 그에 힘입어 너무나 부족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거문고의 분위기가 담긴 음악을 조금 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무식함이 너무나 부끄러웠고, 국악의 정서와 거문고 연주의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악기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 소개로 중고악기를 구하고, 어제 처음으로 레슨을 받았습니다! 제 키에 맞먹는 길쭉한 악기를 한 손으로 들고 좌석버스와 마을버스를 갈아타며 선생님이 계신 스튜디.. 더보기
작곡을 독학으로 공부하고 싶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현역 작곡가의 충고 가끔씩 작곡을 독학하겠다며 이런저런 충고를 부탁하는 분이 계십니다. 오늘은 이런 분들을 위해 몇가지 생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작곡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모르는 선율을 아무렇게나 흥얼거리면 그게 바로 작곡이지요! 곡을 짓는 일은 그러므로 누구든지 유아기때 한번즘은 해 봤을 것이라고 장담합니다.음악을 지어내는 일은 이렇듯이 누구나 가능하지만, 좋은 음악을 잘 정리해서 그걸 오선지에 기록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 작곡/연주/노래를 다 하고싶으신 분도 계시는데, 이런 분은 작곡가라기 보다 좀더 종합적인 뮤지션이자 싱어송라이터의 길을 생각중이라고 판단됩니다. 이러한 분들은 기본적으로 피아노(키보드)와 기타 중에 더 잘 되는 것을 골라서 코드를 익히고, 미디를 이용하여 간단하게 가요나.. 더보기
포복절도하는 엽기 악보들과 언어유희 페북 친구들 중에 음악가가 많다보니 재밌자고 올리는 엽기적인 악보들이 종종 보입니다. 혼자 웃고 넘기기 아쉬워서 몇개 공유합니다^^ 나의 새해다짐(New Year's Resolution) / 새해의 종지(resolution/cadence) 추억의 멜로디를 누가 악보로 그려놨네요 ㅋㅋㅋ 월드컵 시절에 유행하던 부부젤라 협주곡 악보! 그런데 한 옥타브 높게 기보가 되었군요. 부부젤라는 이조악기인가 봅니다 ㅋ출처: www.harsmedia.com 좀 민망하지만 너무 웃긴 악보... 페북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ㅋㅋㅋ출처: www.facebook.com/CHICHIstesDiarios 그림도 재치있지만 댓글들이 참 걸작이네요... 언어유희가 이해가 가시나요?under arrest: 체포under a r.. 더보기
뱀파이어의 키스(kiss of the vampire)원곡과 김연아의 피겨경기를 위한 편곡 토요일 밤에 김연아가 출연한 국내 피겨 종합 선수권 대회를 봤습니다.항상 뒷북으로 인터넷으로 보다가 티비로 보니 화면도 크고 녹화방송이긴 하지만 박진감이 더 넘치더군요!데이비드 윌슨이 안무한 작품들을 보면 물론 안무도 훌륭하지만, 음악을 짜집기 하고 나름 기승전결을 갖추면서 물흐르듯 매끄럽게 편곡한 사람들의 솜씨가 참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다 하고 난 작품을 들을때야 쉬워 보이지만, 어마어마한 분량의 음악을 다 소화한 후 가장 핵심적인 소절들을 선택해서 자연스럽게 연결한다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어제 나온 경기모습. 활주중에 넘어지는 어이없는 실수와 그로인한 속도부족으로 놓쳐버린 첫 3+3 콤비네이션 점프를 두번째 점프에서 예정에 없는 콤비네이션으로 연결하며 훌륭하게 만회했습니다. 그나저나 이번 대회 .. 더보기
술취한 빌리 할리데이가 부르는 - I'll Be Around 제가 비록 작곡을 전공하기는 했지만, 재즈에 대해서는 아는것이 먼지 한톨과 같이 적다고 단언할 수 있는바... 하지만 그 소리만큼은 너무 좋아해서 올해에는 입문하는 차원에서 유명한 아티스트와 노래들을 조금씩 알아나가려고 합니다. 첫번째 음악은 빌리 할리데이(Billie Holiday)가 부른 I'll be Around (의역하자면 "나 네 주변에 계속 있을거야" 즘 될까요? 한마디로 "언제든지 불러라~" 이소리죠..) 가사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I'll be around no matter how you treat me now, I'll be around from now on. Your latest love can never last, And when it's past, I'll be around whe.. 더보기
진솔한 <야작 인터뷰> - 플레인 베니스에서의 야자타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첫 글은 신년다짐(New Year's resolution)으로 채우려 했으나...귀차니즘과 벼락치기즘으로 인해 아직 제대로 생각의 정리를 완성하지 못했습니다.;게다가 같이 목표 세우기 위해 오늘 모이기로 한 친구들은 다들 일이 있다고 약속 취소..ㅠ저도 덩달아 팔자에도 없던 작곡레슨이 새해벽두부터 오전 오후 합쳐서 두시간이나 생긴 관계로..2일이나 3일은 되어야 종이를 펴들고 계획을 세우지 않을까 싶네요..미래 계획 세우는건 제게는 취미나 다름 없습니다.어쩔때는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하기 싫을때 도피행각의 일환으로 삼는 경향도 있지요.일이 있어서 외출하다 오는길 지하철에서, 또는 여행하다 오는 길 비행기 안에서가 가장 계획이 잘 세워집니다. 아무래도 내일은 또다른.. 더보기
아버지의 장례식날 조수미가 부른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씨가 2006년 파리에서 솔로 리사이틀을 마친 직후 무대 위에서 남긴 멘트입니다: "이제 아버지를 위해 작은 기도를 올리고 싶습니다. 오늘, 아버지는 이 세상을 영원히 떠나셨습니다. 오늘아침, 한국에서는 아버지의 장례식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저는 오늘 여러분과 저 자신을 위해 이 자리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저는 성악가로서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옳은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제가 지금 여러분과 함께 한 자리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것을 하늘에서 보고 매우 기뻐하실 거라고 확신합니다. 오늘 저와 함께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이 음악회를 아버지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제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를 노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더보기
작곡가의 일상을 설명하자면? (잘쯔부르크에서의 미니 강연) 얼마전 유학생활 3년을 보냈던 잘쯔부르크를 나흘간 방문한 일이 있었습니다. 위 사진은 Moenchsbergaufzug(뭰히스베르그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나오는 전망대에서 찍은 잘쯔부르크의 전경입니다. 오른쪽에 유명한 호헨잘쯔부르크 성이 보입니다.유학 당시 음악이론(Musiktheorie) 지도교수님을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잡는 과정에서 선생님이 한가지 제안을 하셨는데, 현재 작곡을 전공중인 학생들을 위해 졸업생으로서, 젊은 현역 작곡가로서 지금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수 있겠냐는 것이었죠. 일단 알겠다고 해 놓고 나도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 해 봤습니다. 작곡가로서의 일상이란 과연 무엇일까요?2012/01/23 - 옛 선생님의 편지 1. 하루 일과매우 불규칙 합니다. 저.. 더보기
나의 독일어 선생님 (깨알같은 자랑글이니 수족위축증이 걱정되시는 분은 뒤로가기 클릭할것) 때는 2003년 10월.모짜르테움에서 첫 학기를 시작한 것과 동시에 독일어 수업을 알아보러 잘츠부르크 국립대학의 언어연구소를 찾아갔었다. 이미 전공수업으로 시간표는 꽉 차있었지만, 독일어 공부를 안한지 너무 오래돼서 바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가서 이것저것 알아보다 보니 바로 지금 이순간, 내가 있는 이 건물의 2층에서 약 20분 전에 외국학생을 위한 독일어 반편성 시험이 시작되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 당황한 채로 무작정 시험장에 뛰쳐 들어갔더니, 굉장히 엄하게 생긴 시험감독님이 내게 오면서 늦었다고 한소리를 하셨다. 나름 사정을 설명했는데도 전혀 화를 풀지 않으셨고, 여기가 무슨 카페인줄 아냐고 매서운 눈초리로 설.. 더보기
[dotolim concert _37] 즉흥연주 합니다 닻올림을 운영하고 즉흥음악 페스티벌 "닻올림픽"을 개최하셨던 진상태님이 문래레조넌스 사운드아트 창작 워크샵 참가자들을 위한 음악회를 마련 해 주셨습니다. 저도 즉흥연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는 포스터를 클릭하시면 닻올림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시는 길: 지난 닻올림픽때 공연 모습(문래레조넌스 2 팀) 관련 글 보기:2012/11/08 - 닻올림픽 후기2012/11/01 - 사운드 아티스트 루이스 가르시아 (Luis Garcia) 인터뷰 번역2012/10/16 - 즉흥음악 페스티벌 Dotolympic(닻올림픽) 2012 아래는 사운드아트 워크숍 결과자료집에 싣기 위해 쓴 글입니다:즉흥연주의 무대화 즉흥연주는 작곡과 연주가 동시에 이루어 진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사실 옛 서양음악.. 더보기
베네치아를 떠나며.. 슈테판의 고민 2012년 11월 30일: 베네치아를 떠난 날…아틀리에 플레인 베니스(링크)에서의 2주반의 기간은 잔잔한 듯 하면서도 다이나믹하기도 한, 일상과 여행이 공존하는 나날들이었다. 떠나오기 직전에서야 레지던시 운영을 하느라 고생중인 율마와 수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진심으로 마음속 깊이 우러나오기 시작했는데, 그 뒤늦은 타이밍 때문에 굉장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2012/11/30 - 수와 율마와 함께하는 베네치아의 일상 Say goodbye에 참 익숙치 않은 나를 안아주는 Su를 견뎌낸(?) 후 머쓱하게 인사를 하고 황망히 뒤돌아 나와 다음 행선지인 오스트리아 행에 온 신경을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몇달 전부터 싼 값에 예약했던 잘쯔부르크 행 기차표를 자세히 보니 베네치아에서 버스를 타고 오스트리아에 들어가.. 더보기
아플때 들으면 좋을 것 같은 바르톡의 마지막 피아노 협주곡 2악장 Bartok pf concerto No. 3, 2악장이 곡을 처음 접했던 것은 2002년 이신우 선생님이 맡으신 작곡법 강의 시간이었다. 수업 내용은 기술적인 작곡 기법에 관한 것이었지만, 지금 기억에 남는 것은, 바르톡이 말년에 이 작품을 썼다는 사실이고, 그 때 당시로서는 굉장히 혁신적인 음악어법을 많이 남긴 작곡가 치고는 상당히 듣기 쉬운 음재료와 조성음악으로 이 작품을 작곡하는데 임한 것 같다는 인상이었다. 사이먼 래틀이 지휘하고 Andras Schiff가 협연하는 바르톡 피아노 협주곡 3번의 2악장. 영상의 1:10부터 시작되는 피아노 파트의 첫 다섯마디의 화성을 분석해보면 아래와 같다:I - IV(1전위) - I7(2전위) - IV - iii - V7 - vi - IV7 - V(잘 들리지 않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