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생일이었다..

고등학생 때는 생일이 개학 전날이라, 개학날 용돈을 탈탈 털어서 친구들과 어울려 외식을 했고(1997년 2월 어느 피자집에서, 다른 애들은 신난다면서 크지막한 탄산음료를 시킬 때 홀로 날 위해서 저렴한 오렌지 주스를 택해준 S양, 그 은혜 잊지 않겠어 >.<), 대학생때는 방학이니까 간만에 모여서 한잔씩 하자고 불렀었다.  유학 나와서는 학기제도가 달라서 1월말이 1학기가 끝나는 시기였던 만큼 생일이라고 초대를 하면 더 신나서 어마어마한 출석율을 보였던 경우가 태반이니.. 어찌보면 1월말은 생일로서는 아주 좋은 시기인 듯 하다 ^^

올해 생일엔 더이상 학생신분이 아니고 같은 영국이어도 많은 친구들이 다른 도시에 사는 등 활발한 소셜라이징을 하는 것도 아닌 애매한 상황이어서(라고 쓰고 귀찮아서라고 읽는다)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넘어갔다.  그동안 생일을 내세워서 하고싶은 걸 마음껏 해왔는데다가, 이제는 그런 경험들은 더이상 필요가 없다는걸 지난 생일을 보내면서 느꼈기 때문.  이제는 이벤트를 만드는건 나의 작품을 선보이는 데에 활용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더더욱 감명깊었던 선물은 바로...

나를 위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작년 10월, 박은경 선배님과 공동작업으로 음악회를 하나 치뤘었다.  신선한 시도를 하고자 하는 욕심에, 음악회는 총 4곡으로 간단하게 마무리하고, 언니는 전자음악을, 나는 관객호흡형 음악설치물을 발표하는 2부와 3부까지 나뉜 시리즈물이었다.


 escapade 2/3 문래예술공장 공연장면 

무쟈게 산만하고 음악적 내용은 없는 아이디어뿐인 음악전시공연이었지만, 관객들 반응은 의외로 좋았다.  그리고 며칠 후...

"내가 너의음악을 듣고 너무 감명깊어서 나의 아이디어를 너에게 보여주고싶어
이런음악은 어떨까? 너생각은 어떤지... 너가 날 이해못하면 너의 남친은 날 이해해 줄듯. 너무 프로그램 적인 해석을
한건지도.. 그리고 이런시도가 되었을수도 있지만.. 그냥 갑자기 생각난걸 적어봐야겟다는 생각이든거니까. 혹시 이런것이 시도가
되었다고 해도 이해하라는..."


몇년 전에 영국에서 complexity science를 공부했던 프로그래머 오빠가 공연을 보고 아이디어 자료를 첨부한 이멜을 주신 것이다.  
 
나로서는 테크니컬한 부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상상만 하던 많은 것들을 실현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제공해준 이 분은 내겐 마치 천사와 같았다ㅎㅎㅎ  안그래도 좀 더 음악적으로 다듬고 치밀한 시스템을 구축해서 설치형 공연을 언젠가 한번 더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그 때 이 분의 프로그래밍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몇주 후...

영국에 돌아와서 재영한인예술인협회 모임에서 나의 작품에 대한 발표를 가졌다.  이 때 윗 동영상 자료를 잠시 보여줬었는데, 거기에 있던 어느 영국분이 자신이 소유한 서울의 한옥에서 공연을 하는게 어떻겠냐는 연락이 왔다.  

그리하여, 한옥을 주제삼아 공간활용적 관객소통형 공연을 기획하기에 이르렀고, 프로그래머 오빠에게 관객들의 마당 내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악보를 송출하도록 하는 시스템 구축을 부탁하기에 이르렀다!

바쁘신 일정 가운데 시간을 쪼개어 그 첫 토막을 완성하시고 그제 보내주셨다!  나머지 토막은 그 사이에 남친님께서 제작!  그리하여 이제 조립하고 테스팅만 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본인들께선 모르시겠지만, 생일을 맞은 나에겐 이건 나에게 최고의 선물이라고 사료되오니..!  

이제 프로그램 열어보고 조립하고 테스팅하고 그에 맞는 악보들 제작하고(사실 이건 미리 해두었어야 하는..쿨럭) 하느라 블로그 할 정신이 있을지 모르겠다!  아마도 더 스트레스 받으면 여기 이곳으로 도피할지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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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12gojeju.tistory.com BlogIcon 원투고제주 2012.02.01 21: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햐 능력자 시군요 ^^;
    제주에 있어, 쉽사리 구경할 수 없는 풍경이네요 ㅎ




작년 11월 사우스햄턴 한인회 소식지에 실린 글입니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전공인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음악에 대한 글을 아무나 쉽게 읽을 수 있게 풀어서 간단하게 쓴다는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름대로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풀어쓰되, 최대한 접근성 있게 쓰려고 노력했지만, 논문작업 막바지 시절의 글이라서 그런지 글을 올리고 나서 "논문 잘 읽었어요~" 등의 농담을 듣기도 했지요.  

작년에 음악회 프로그램 노트를 적을 때도, 인터뷰를 요청했던 분이 읽고서는 무슨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고 이실직고 한 적도 있고... 참 갈 길이 멀긴 하네요!

좀 더 다듬고 글을 실었어야 하긴 하지만, 그래도 같이 나누고자 여기에 포스팅 해봅니다.  
앞으로 이 블로그를 통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이야기를 많이 풀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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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bloggertip.com BlogIcon Zet 2012.02.01 0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악 이야기 좋죠!
    기대됩니다.

    제가 쓴 글 트랙백으로 엮었어요. :)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2.02 06: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트랙백 감사합니다! ^^ 블로그 만들면서 제트님 블로그에서 많은걸 배우고 따라했어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ㅎㅎ

  2. Favicon of https://connieuk.tistory.com BlogIcon 영국품절녀 2012.02.01 09: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곡토끼님 반가워요. ㅎㅎ
    잘 보고 갑니다.

  3. Favicon of https://story.golfzon.com BlogIcon 조니양 2012.02.01 09: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토님 글 잘 보고 갑니다^^ 음악이야기는 언제봐도 재미있어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4. Favicon of https://namsieon.com BlogIcon 작가 남시언 2012.02.01 11: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음악.... 저도 한때 취미 이상으로 하긴 했지만... 전문적으로 한건 아니라...
    앞으로 배울점이 많을거 같습니다^^

  5. Favicon of http://kingo.tistory.com BlogIcon 하늘엔별 2012.02.01 18: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음악 이야기들이 많이 있군요. ^^

  6. Favicon of https://sjy8593.tistory.com BlogIcon ecology 2012.02.03 19: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토 정말 알고보니 정감이 가는 닉네임입니다
    블로그 어렵더라도 꾸준하게 하다보면
    즐겁습니다. 반갑습니다.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2.04 09: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핫^^; 감사합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달게 된 닉넴인데, 줄임말이라 덜 오그라드는거 같아요^^;;;;
      꾸준히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음악이란 것은 대체 무슨 음악을 말하는가?"

(일단, 한국음악의 정체성에 관한 정확한 개념정의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 링크)

대학에 진학하면서 고등학교때 까지는 몰랐던 먹먹한 작곡가의 세계로 떠밀려 들어갔었다. 술과 담배로 덮혀있는 선배들의 심각한듯 하면서도 장난스러운 모습을 약간의 두려움을 가진 채 들여다보았더니 각자의 개성이 농후히 뭍어나는 사람들이 음악에 대한 토론, 교수님들의 강의모습 패러디, 신변잡기 및 음담패설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나가고 있었다.  그리하여 학교, , 레슨 선생님 댁 만을 전전하던 내 고등학교 시절의 잔잔한 (물론 그때 당시에는 우여곡절이 많고 정신이 없다고 느끼기도 했지만..) 호수의 수면과 같은 마음상태에 이별을 고하고 온갖 변덕을 겪는 파도와 같은 심리가 되어갔다.

1학년 연주수업때 강석희 교수님이 한 말씀 하신 것이 기억난다. 다들 넓고 다양한 현실은 모른 채 자기들만의 좁을 세계안에서 뭔가 꿈을 꾸고 있는 듯 하다고.. (그러시더니 1시간 가까지 제자이신 작곡가 진은숙님에 대한 자랑에 빠지셨다)

돌이켜보면 맞는 말씀이다.

고등학교때 모짜르트와 브람스, 바하 등 서양 클래식 음악에 빠져서 들으며, 작곡 레슨 시간에 두도막 형식의 피아노 곡을 쓰고, (잘 할 수 있게 되면 세도막으로 넘어갔다.  Olleh!) ‘나는 가볍게 통통 튀는 천재 모짜르트보다는 인간적인 고뇌와 고집스러움이 드러나는 베토벤이나 브람스 같은 작곡가처럼 곡을 쓰고싶다’고 생각하며 반복적으로 같은 악구를 재사용하던 시절.. 분명 나는 현실감각이 전혀 없이 꿈을 꾸고 있었다. 이 꿈은 대학입시를 치루고 입학을 코앞에 둔 채 지도교수님을 찾아갔을 때 찬물이 끼얹혀진다.  그때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성대하게 치뤄지던 범음악제 (Pan Music Festival)의 실황 음반들을 들려주시면서 이제부터는 입시준비를 위해 하던 것들을 그만두고 현대음악(?)을 써야 한다고 말씀을 해 주신 것이다.

당최 형식이고 구조고 알 수 없는 신기한 소리들을 들려주시면서 앞으로는 이런걸 써야 한다고 말씀하시니 백지와 같던 나의 음악세계에 대체 어느 붓과 놀림으로 첫 획을 그으란 말인가! 엄청나게 신기하면서도 막막함을 견딜 수 없는 상태로 일단 개발새발 곡을 쓰기 시작하면서 든 생각: 그래, 난 한국인이니까 한....을 써야 해!

그때부터 나의 한국음악 및 국가정체성에 대한 고뇌가 시작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주제에 관한 자료조사는 게으름으로 인해 늘 뒷전이고 혼자 머리속으로 온갖 궁상을 다 떠는 버릇은 항시 대기중이어서, 오로지 등하교 길(각각 2시간이었으니 시간은 충분했다)의 내 머리속에서만 한국음악의 미래에 대한 사색이 이루어졌다...

또래 작곡과 학생들 몇명에게 국악에 관심 있냐고 물어봤다가 코웃음과 함께 그런거 안한 다는 대답을 들었고, 답답함을 못 이기고 취중진담으로 강사급 선배님과의 술자리에서 “선배님은 곡을 쓰실 때 국가나 민족을 생각하시나요?”하고 들이댔다가 헤드락과 또 한번의 원샷을 강요받을 무렵, 그때 당시의 좁디 좁은 인맥으로는 이러한 고민을 교류 할 수 있는 마땅한 사람과 방법을 찾을 길이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웃어넘길 일이지만, 이 때 난 정말 답이 안나오는 현실이 너무 섭섭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

2학년이 될 무렵, "차라리 국악작곡과에서 가르치는 강좌들을 듣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듣게된 국악반주 수업.

장고를 쥐는 방법을 배우고, 황병기의 가야금 독주곡에 맟춰 어설프게 반주동작들을 따라하면서 '나는 누구인가...여기는 어딘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황병기는 가야금의 대가이자 국악을 현대음악의 범주로 끌어올릴 뻔 했던 위대한 작곡가이다.  하지만, 가야금으로 화음을 치고, 서구적인 곡 구조를 대입하는 등, 그닥 한국음악의 정체성에는 다가가지 못하는 느낌의 음악들이 많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오히려, '아, 가야금으로도 화음을 탈 수 있구나!'하는 깨달음을 많은 음악인들에게 주며 국악기의 서양화를 도발하는 도화선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 때도 느꼈지만, 지금에 와서 더 도드라진 현상인 국악의 서양음악화와 그 후유증에 대해선 향후에 아주 긴 포스팅으로 자세히 논해야겠다 ㅠ

당최 맞물리지 않을 것 같은 국악과 (서양)현대음악의 미학과 작곡법들을 가지고 어설픈 고민짓을 하다가, 우연히 작곡법 시간에 들은 특강에서 해결의 실마리까진 아니더라도, 왜 내 고민들이 해결이 안되는 지 정도는 알게 되었다.

예술(Kunst)의 개념 자체가 서구의 것이기 때문이다.

19세기에 성립된 (비실용적, 다시말해 아무 쓰잘데기가 없는) 예술의 개념은 서양철학에서 비롯된 것이고, 한국의 미학(이 미학이라는 개념조차 유럽 것이지만 하튼)에 해당사항이 없는 담론이거나 내가 미처 공부하지 못한 부분인데, 굳이 같은 음악이랍시고 그들을 끼워맞추려는 발상자체가 근본적으로 틀린 접근방식 아닌가!

대학교 4학년 무렵.  나는 옛 국악 작품들을 연구하고 국악철학(?)을 공부하기 위해서 유학을 미루고 싶었으나..나의 고민을 털어놓은 몇 안되는 선생님과 선배들, 심지어 특강을 하셨던 분까지, 모두 만류를 하셨다.  일단 넓은 세상으로 나가서 더 배우고 하다보면 저절로 풀릴 문제들도 많다고 하셨다.  

2006년, 독일에 놀러가서 아쟁을 연주하시는 작곡가 김남국 선생님을 다름슈타트 음악제에서 만났을 때, 느낀바가 많았다. 
독일 작곡가 한스 젠더(Hans Zender)에게 사사한 이 분은 아쟁을 들고 유학을 가셨는데, 이 악기에 매료되어서 한스 젠더가 직접 아쟁을 이용한 작품을 작곡하고 연주를 부탁하신 것이다.  필자도 아쟁이라는 악기가 신기해서 몇달간 국악학원을 찾아가 직접 배우기도 했는데, 김남국 선생님 말씀대로 어디 산에라도 들어가 1년간 도닦듯이 무형문화재에게 사사라도 받고 싶었다.  그정도로 국악이 내 살과 피에 내제되어있지 않고 이론적으로만 터득한 악기에 대한 지식으로 곡을 쓴다면 한스 젠더와 같은 외국인 작곡가의 국악기 작품이랑 다를 바가 있을까?

이런식으로, 오히려 한국의 악기들이 유럽에서도 각광을 받기 시작했는데, 사실 일본이나 중국의 악기들 보다는 인지도가 많이 낮은 것이 현실이지만, 국악인들이 외국으로 많이 진출하고 한국 작곡가들이 더욱 국악기를잘 활용한 걸작들을 많이 쓰면 사람들의 시야도 넓어지고 한국문화의 위상도 높아지지 않을까?  

내가 상상한 신한류에 대한 때이른 공상을 하며 오늘도 창밖 먼 산만 바라보았다... 쿵덕!


글머리 사진 ©David Kilburn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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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gracedealer.tistory.com BlogIcon ★Jefferson 2012.01.27 23: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전문가이셔서 글을 조금은 정독해야 알아들을수 있네요..^^ 제 생각은 결국 음악의 본질은 음악을 연주하거나 만드는 사람의 정서와 문화와 한이 아닐까 싶은데요. 국악이나 판소리 얘기할때 항상 따라오는 단어가 한이지 않나 싶습니다. 악기는 음악의 본질이라기보다 결국 수단로써 역할이지 않나 싶기도 하구요. (제가 비전공자라서 사실 전문가한테 이런리플 다는게 좀 그렇기는 하네요 ㅎㅎ)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1.29 09: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어떤 의견이든 제겐 도움이 되니까 환영입니다!!ㅎㅎ)
      음악의 본질은 만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정서와 문화라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그걸 감상하는 분들 역시 그들이 느끼는것이 정답인지 고민할 필요가 없는거구요.. 악기는 단지 수단일 뿐인것도 맞는 말씀이지요. 결국 제가 쓰는 음악은 제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뭐가 되었든 어떤 면에서는 한국음악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요.
      단지, 생산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서를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을 찾고 싶기 때문에 이런 고민들을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좀 뜬구름 잡는 생각들이 많긴 해요..이제 고민 그만하고 곡을 좀 써야겠네요^^;;;

  2. Favicon of https://connieuk.tistory.com BlogIcon 영국품절녀 2012.01.29 08: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 전통 악기와 소리의 신한류 기대가 됩니다. ^^
    좀 어려웠지만, 잘 읽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1.29 09: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렵게 써서 죄송해요 ^^;;
      쉽게 풀어쓴다는게 생각보다 엄청 어렵네요...
      품절녀님 글 오늘도 잘 봤어요~ㅎㅎ
      저도 진!짜 괴짜같은 친구를 옆에서 본 적이 있어서..참 세상은 넓구나~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그래서 더 공감이 가네요 ㅎㅎ
      좋은 하루 되세요!

  3. Favicon of https://tranky.tistory.com BlogIcon 라플란드 :) 2012.02.13 0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새는 국악도 다양해지고 새롭게 변형된 국악음악도 많이 나와서 좋아요.
    정민아 씨던가, 김민아 씨던가...이름은 잘 기억 안 나는데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가야금을 연주하며 노래부르시는데 상큼하고 좋던걸요?
    클래식도 국악도, 음악은 다 좋은 거니까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4. Favicon of https://zomzom.tistory.com BlogIcon 좀좀이 2012.09.09 19: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음악에 한정된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외국어를 공부하다보면 종종 '우리의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종종 빠지게 되거든요. 사실상 단절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 민족에게 과연 우리의 것이 무엇인지 참 고민 많이 되는데 아직도 답을 못 찾고 있답니다. 경복궁이 한국의 것이고 한국의 자랑거리라 하지만 경복궁을 보며 친근함을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거든요. 그저 어릴 때부터 그렇게 배워오고 계속 들어왔기 때문에 세뇌된 것 뿐이지, 실상 기와 지붕보다 슬레이트 지붕이 더 친숙하고 편하게 느껴지는데 과연 '슬레이트 지붕의 집이 한국적인 거야'라고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구요 ㅎㅎ;

    이런 문제는 정말 우리 모두의 숙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9.15 08: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 감사합니다^^
      사실 외국어를 공부하거나 외국에 나갔을 때가 역설적으로 우리의 것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게 와닿는 계기인 것 같아요.
      전통을 친숙하게 여기지 못하는것은 일제 치하로 인한 역사의 단절때문이기도 하고 교육의 문제이기도 하죠.. 근본적으로 문화란것은 항상 변화하는 것이라는 기본적인 특성도 무시할 수 없구요.
      친숙한것과, 문화정체성과의 연관성도 재미있는 생각거리네요.. 앞으로 갈수록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획일화 되어가고 있는데, 다들 같은 물건, 같은 디자인(코카콜라, 맥도날드)에 친숙함을 느낀다면 이것 또한 문제인건지...
      생각할게 많네요!

  5. Favicon of https://smita.tistory.com BlogIcon Smita 2013.05.02 23: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틀리에 플레인 베니스를 통해서 이 블로그를 알게되었습니다:) 제 전공은 한국음악(아쟁)인데, 평소 제가 너무 생각없이 음악을 하지 않았나 하고 반성하게 되네요. 생각은 많이 해 봤지만 그리 깊은 생각은 아니었고요ㅎㅎ
    개인적으로 국악창작음악에 대해 느끼는 것은 한 번 연주 되어지고 사라지는 곡들도 많고, 계속 들으면 질리는 음악도 있고, 혹은 국악도 서양음악도 아닌 모호 한 것도 많고.. 연주하면서 긴가민가 할 때 가 많더라고요. 반면에 정악이나 산조 같은 전통음악은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무언가가 있고요. 그래서 지금까지 계속 계승되어 왔구나 싶어요. 아무튼 창작음악이 어떻든간에 저는 연주자로서 곡을 잘 소화해야하는데.. 아직은 정말 많이 부족하네요. 몇 년전 김남국선생님이 작곡하신 곡을 공연장에서 보고, 악보를 봤는데 너-어무. 어렵더라고요.
    레지던시에 참가하셨던 걸 보고 저도 해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대해서 무척 궁금해졌어요:) 평소 한국음악을 소개하고싶어서 배낭여행을 하며 악기를 가지고 다니기도 했거든요. 아쟁은 너무 무거워서 못들고 다녔지만요.ㅠㅠ
    블로그의 글들 무척 흥미롭게 보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3.05.03 10: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국악을 이용한 프로젝트로 해외 레지던시 문을 두드리면 좋을 것 같네요! :) 외국 레지던시 관심 있으시면 http://www.transartists.org/artist-in-residence 요기 구경하세요. 데드라인별로 정리돼있어요 ㅎㅎ
      요즘 거문고로 영산회상 배우고 있는데, 느려터지고 음도 얼마 없는 상령산도 어찌나 매력적인지...
      사실 지금 작곡되는 음악중에 이렇게 길이 남을 곡은 극소수겠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많이 쓰고 연주하고 해서 좋은 작품을 찾는 일인 것 같아요.

      흔적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2012년이 기대되는 브릿팝 스타들 1


2012
년 런던이 특별한 이유- 그것은 바로 런던에서 올림픽이 개최되기 때문이지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끝난게 엊그제같은데 벌써 올림픽의 해가 돌아왔습니다.

런던 올림픽의 서막을 연 베이징 올림픽 폐막식 장면 (데이비드 베컴이 공을 차고 있습니다)

베컴과 함께 ‘런던행 버스’를 탄 레오나 루이스와 지미 페이지 ©Ezra Shaw/Getty Images

베이징 올림픽의 주제는 웅장함, 전통과 현대의 조화였습니다. 이는 여러 행사에 동원된 천문학적인 인력으로 표현이 가능했지요.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장면들 ©flickr.com/people/k-ideas, ©Adam Pretty

이에 반해 영국이라는 나라는 비록 왕실의 전통이 있긴 하나, 서양적 사고방식과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대표되는 유럽의 한 나라인만큼, 개인의 인격이 존중되고 다양성을 추구하며 권위에 굴복하지 않는 사회분위기가 대세이지요. 영국은 또한 근대민주주의의 전통이 가장 긴 나라입니다. 비록 전통을 존중하기는 하나, 그런 영국적인 전통이 세계인에게 충분히 홍보가 되어있고, 오히려 지는 해라는 누명을 벗으려고 안간힘 쓰는, 그래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더 어필하고자 하는 바램이 있는 나라가 바로 영국입니다.

영국의 스포츠 스타들: 수영 금메달리스트 레베카 아들링턴과 다이빙 유망주 톰 데일리 ©Steve Parsons/PA, ©Lintao Zhang/Getty Images

이런 나라의 수도인 런던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의 분위기는 그래서 발랄함과 희망, 다양성과 자유로움이 주 테마가 되었습니다. 특히 스포츠스타 베컴이 아무데나 공을 찬 베이징 올림픽 폐막식 장면에서 상징적으로 연출이 되었다고 보입니다.

필자가 이렇게 주제에서 벗어나 런던 올림픽에 대해 거창하게 설명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올림픽 성화봉송 주제가를 녹음하여 음원으로 발매한 가수 두명에 대한 소개를 하기 위해서 입니다.

 

틴치 스트라이더(Tinchy Stryder)와 디온 브롬필드(Dionne Bromfield)

©Conor McDonnell, ©Splash News

각각 86년생, 94년생인 이 두 어린 가수들은 런던 올림픽을 대표하여 작년 6월 성화봉송 주제가를 불렀습니다. 이 곡은 올림픽과 관련한 첫 음원녹음이고요, 곡은 스피치 데벨(Speech Debelle)의 작품으로, 이번 올림픽 주제에 맞게 개사되었답니다.



 24세인 틴치 스트라이더는 2011년에 Spaceship이란 곡으로 영국차트 상위권을 장식했던 뮤지션인 동시에 패션사업가이기도 하지요. 13세에 데뷔한 디온 브롬필드는 영재 소리를 들으며 대모였던 고 애이미 와인하우스의 적극적인 후원에 힘입어 걸출한 가수로 성장한 케이스입니다.

올림픽 경기장 앞에서 포즈를 취한 두 스타 ©Gordon Smart

5 19일 영국의 땅끝마을인 콘월의 랜즈엔드(Land’s End)에서 시작되어 올림픽 개막일인 7 27일까지 이어질 성화 봉송 릴레이. 이를 뒷받침할 배경음악으로 사용될 주제가 Spinnin’for 2012 또한 화제를 모을 것입니다. 벌써부터 올림픽을 위해 동원된 두 브릿팝 스타들, 틴치 스트라이더와 디온 브롬필드의 2012년 활약을 다같이 지켜볼까요?

자료출처: London2012, BBC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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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2.01.27 22: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소한 분애입니다.
    덕분에 공부 잘하고 갑니다.
    좋은 밤 되시시오.

  2. Favicon of https://arthurjung.tistory.com BlogIcon Arthur Jung 2012.02.04 12: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최근에 브릿팝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못 썼는데, 참 좋은 정보네요^^
    레오나 루이스가 베이징 올림픽 폐막식에도 출연했었군요~
    2월 21일에 런던에서 브릿어워즈도 하던데..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2.05 20: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2월 21일이면 얼마 안남았네요! 한번 관심갖고 봐야겠어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올해 올림픽때는 어떤 아티스트가 나올지 벌써부터 궁금하네요..^^




작곡을 전공하다가 일개 학생신분에서 벗어나 작곡가로서 거듭나는 과정으로는 누군가에게 작품을 위촉받아 자신의 창작의 댓가를 금전적으로 받는 일이 생기는 것이 포함되지 않을까?

오랜 세월동안 막연히 동경만 하던 일이 나에게도 드디어 이루어졌었다.

사연을 이야기 하자면 좀 길다...


때는 2004년 여름.  오스트리아로 유학 온지 1년이 되어갈 때였다.

열심히 하겠다는 결심으로 온갖 희한한 과목들로 시간표를 꽉꽉 채워왔던 지난 두 학기...
덕분에 되려 작곡에 소홀하게 되고 지도교수님이 약간 기분이 언짢으신 듯 했기 때문에 꾸역꾸역 현악 사중주 곡도 완성해서 콩쿨에 내고.. 청소하고 요리하고 빨래도 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첫 1년을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하얗게 불태우고 지칠대로 지쳐 슬럼프가 찾아왔던 여름방학.
수업이 없으니 제대로 된 곡을 써야 했지만, 집주인의 시집살이(?)를 못견디고 기어이 이사를 가는 등, 각종 딴짓에 여념이 없었던데다, 원하던 여행도 제대로 하고 싶었던 걸 보니 어지간히 곡이 쓰기 싫긴 했나보다.  

꿈에 그리던 이웃나라 스위스를 일주일에 걸쳐 다녀오던 길, 동선을 어이없이 비효율적으로 잡은 나는 스위스 서쪽 끝에서 바로 잘쯔부르크까지 하루만에 집으로 올 예정으로 일찌감치 기차에 올랐었다. 베른에서 라우터브운넨까진 무사히 왔는데, 그 이후에 기차가 느릿느릿 거북이걸음을 하더니 취리히에 다 와서 제대로 문제가 생겼다....고 추측만 할 뿐 불어는 커녕 엄청난 억양의 스위스독일어도 알아들을 수 없는 난 대략 패닉상태.  

옆자리에 앉아있던 청년이 오스트리아 사투리로 승무원에게 이것저것 물어본다.  '오옷..이건 들린다!'  귀를 있는대로 쫑긋 세우며 경청했다.  아마도 오늘 자정즘에 취리히까진 가더라도 그 이후엔 기차들이 올스톱일 거라는... !@#$% 

국제미아가 되는 것인가...

승무원이 떠난 후 오스트리아 청년과 폭풍대화에 돌입했다.  대체 어찌된 일인지, 보상은 해주는지.. 숙박은? ㅠ
아무것도 해결된 건 없지만 어찌됐건 통성명을 하고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휴가를 바르셀로나에서 보내고 기찻길로 집으로 돌아가려던 후버트.  
오스트리아가 닭다리 뉘어놓은 것 처럼 생겼다면 서쪽의 얇은 뼈 부분.  산간지역이라 인구밀도가 낮고 교류가 적어 사투리가 심한 Dornbirn이라는 동네에 살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 알아듣기 힘든 희한한 말투로 독어를 하고 있었다.  견디다 못해 한마디 해줬다.

정말 너희 동네 억양 특이하구나...


으잉?  난 표준어(Hochdeutsch) 쓰고 있었어..


'오우;;;;'


엄청난 사투리로 들렸던 후버트의 말투가 사실은 나름 나를 배려해 준답시고 자신의 사투리를 엄청 완화시킨 나름 표준어였던 것이다. 
얼마 후에 후버트에게 전화가 와서 수화기 넘어로 대화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는데, 마치 영화에 나오는 외계인 언어를 미루어 짐작하듯이, 독일어 단어들의 단편들이 흩어져 들리는 희한한 말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정말, 다르구나;;;;ㅎㅎㅎ


알아들었어?  내가 뭐라고 했었는지?


뇌의 주름을 총동원해서 한두마디 해독해 봤더니, 재밌다며 박장대소한다.

이렇게 시간을 때우며 취리히까지 자정에 갔더니 모든 기차 올스톱.  다음기차는 무려 새벽 7시 -_- 

먹을수도 잘 수도 없는 애매한 시간 애매한 장소에 떨어진 우리들은 그저 하염없이 시내를 걸어다닐 수 밖에 없었다..  견디다 못해 새벽 두시에 야식을 사다가 호숫가에 앉아서 먹고, 새벽 5시에 아주 이른 아침을 먹으면서 알콜중독 스위스인들과 눈인사를 하고 겁에 질려 서둘러 나와 취리히 구석구석을 배회하며 어두운 가게들을 아이쇼핑하고 유적지를 기웃거리며 폭풍수다를 떨었으니...  

비포선라이즈가 따로 없었다.  

그러나...

머리로는 낭만적이라고 생각됐는데, 몸은 그저 피곤에 쩔어 낭만이고 나발이고 집에만 가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고, 옆에 있는 후버트는 남자로 보이는게 아니라 독어회화로 나의 뇌를 폭파시키려고 하늘에서 내려온 악마같았다.  (실상은 취리히에서 국제미아로 전락할 뻔한 나를 구제해준 아주 고마운 친구였는데 말이다) 

토할 것 같은 우여곡절 끝에 각자 집으로 무사히 도착한 후 우린 근근히 소식을 주고받는 펜팔이 되었다. 난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준비하러 잠시 한국에 왔고, 후버트는 난데없이 스페인어 어학연수를 받겠다며 직장을 때려치우고 남미로 떠났다.  이 때가 2007년 초:

거의 소식이 끊긴지 1년이 넘어갈 무렵, 후버트에게 이멜이 왔다.

"잘 지내지?  (중략)
사실은 부탁하고 싶은게 있어서 연락했어.  내 베프가 몇달 후에 30번째 생일인데, 아주 특별한 선물을 해 주고 싶거든.  혹시 네가 내 친구를 위해서 짧은 소품을 작곡 해 줄 수 있을까 해서.. 그래서 그 악보를 친구한테 전달 해 주고싶어.  친구만을 위해 특별히 작곡된 곡을 선물하는거지.  내 친구중에 첼로하는 애가 있는데, 그애한테 연주를 맡길 까 생각중이야.  그러니까 첼로 솔로 곡을 써 줄 수 있겠니?
물론 작품료는 내가 내줄께 (어느정도로 할 건지 상의해보자) 그러니까 내가 너한테 위촉하는거지.
그럼 답장 기다릴께.  안녕!"


이렇게 하여 내 생에 첫 위촉곡이 탄생했다.  드디어 끝없이 갈고 닦은(?) 내 작곡내공을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거만하게도 시간당 노동비를 20유로로 계산하고, 솔로 첼로곡 작곡에 필요한 시간을 대략 10시간으로 잡아서 무려 200유로를 불렀는데, 다행히도 후버트가 흔쾌히 받아들여서. 일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친구의 이름 타마라(Tamara)의 철자를 응용해서 음이름으로 시(Ti) 미(mi) 라(ra) 를 응용한 첼로소품을 작곡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오글거리는 컨셉이지만, 타마라를 개인적으로 모르는 나는 음악적으로 그 친구만이 해당되는 곡을 만드는게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내놓은 나름의 해결책이었다. ㅋ


필사본을 보내기 전에 컴퓨터로 입력해 두었다 ㅋ(근데 지금보니 크레센도 표시가 다 날라가있네 아하핳)  ©J.S.Shin

 
곡을 부랴부랴 완성하고서 가장 빠른 우편으로 후버트에게 필사본을 보냈고, 후버트는 내 한국통장에 거금을 송금해주고 거래(?)가 완료되었다.
 
후버트의 투자로 자기만의 곡을 받게 된 그 친구는 참 복받은듯!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지닌 친구가 지구 어딘가에 있다는게 참 신기하다.  

지금은 공부를 더 하겠다며 석사과정을 밟고있는 후버트.  착한사람이 성공한다는 만인의 진리(?)를 널리 증명하길 바라며 응원하는 마음을 보내고 싶다.




오옷.. 내생애 첫 메인등록까지..!  이래저래 뜻깊은 글인듯!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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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인맘 2012.01.26 22: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밤 눈을 뗄 수 없었던 재밌고 따뜻한 신토끼의 무용담?!?! ^^

  2. 2012.01.26 23: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1.27 2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앗!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한번 검색해서 정리 싹 해봐야겠어요~ ㅎㅎ
      믹시위젯이 다른 사람들 거랑 다르게 색깔도 다르고 슬림하게 생겼던데, 그것도 하단정리하면 가능한가요?

  3. Favicon of https://namsieon.com BlogIcon 작가 남시언 2012.01.27 1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단하시네요 ㅋㅋㅋㅋ
    음악 하시는 분들...정말 대단하신듯 ㅋㅋ

  4. jg lee 2014.04.07 2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갑습니다. 작곡 검색하다 들어왔네요. 아는척하고 지낼까용??
    제 페북으로 들어오실수 있으면 좋겠는데...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4.04.09 10: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반갑습니다^^ 페북은 직접 만난 사람들하고만 친구를 맺지만 제 페북페이지로 오시면 블로그 소식 드립니다^^ http://www.facebook.com/jagtotistory




당시 프리첼에 내가 올린 지하철 글을 읽고 자신의 이야기라며 들려주셨던 선배님의 일화:

2002-12-16 오후 11:36:51

나도 버스에서 악보 보다가 황당한 일을 겪은 적이 있었지..

 

내가 1,2학년 때인 97~98년도때 선배하고 같이 스터디를 했었걸랑.

 

'쉐퍼 작곡입문' 이라는 책으로 공부했는데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온통 희한한 현대 음악 악보들로  가득 차 있는 책이야..

 

근디 스터디를 하는 날이 마침 우리 학교에서 8.15 범국민 축제를 했던 날이었지.

 

지금은 상상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불과 몇년전인 그 당시만 해도 학생들

 

가방을 일일이 수색하고 그런 집회가 있는 날은 학교 길목에서

 

학생증이 없는 사람은 학교에 출입을 시키지 않았었걸랑.

 

학교로 올라가는길에 쉐퍼 책을 보고 있었는데 전경들이 딱 길을

 

막더니 버스 승객들에게 학생증과 수색을 요구하더군.

 

근디 때마침 학생증이 없던 나는 당황을 할 수 밖에 없었지.

 

한 정경이 운동권 처럼 생긴 나의 외모(?)를 주시하더니 내가 보는 책을 보고

 

무슨 책이냐고 물으면서 다짜고짜 내리라고 하더군.

 

내려서 무슨 공안담당인지 하는 사람이 쉐퍼 작곡입문 책을 보고

 

"이거 무슨 암호문이야. 이거 너네들 지령이 적힌거 아냐?"

 

하면서 묻더군.-_-

 

내가 악보라고 하자 거짓말하지 말라고 하더라구.

 

암튼 음대 행정실에 전화해서 내 학번하구 이름하고 확인한 다음에

 

풀어주긴 했는데 어찌나 황당하던지..



듣고 기절할뻔 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B. Schaeffer

대략 이런 악보였나요 선배님? 크흨..
이렇게 암호와 같은 현대음악 그래픽 스코어들을 보면 대략 난감한것은 누구에게나 공통적인 일;;; 
이런것도 나름 유행인 듯 한게, 이제는 악보들이 그냥 평이해지고, 결국 연주자가 편하게 읽고 연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악보의 주된 기능인만큼, 기존의 5선지에 콩나물로 기보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악보가 다시 대세(?)인 것 같다.  나름 일탈로도 볼수 있는 그래픽 스코어의 반세기 역사는 그렇게 막을 내리는가...ㅋ

그래픽이 들어간 악보가 운동권들의 지령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에 포복절도 했던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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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생님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냈다가 답장으로 딸이 만들었다며 보내주신 카드를 받았다. ㅎㅎ



보내주신 분은 나의 지도교수님 프란츠 짜운쉬름(Prof. Franz Zaunschirm)!
 

(사실... 저기에 있는 Prof. Zaunschirm은 오스트리아식 표현으로는 틀린 표기이다.  왜냐하면, 앞에 Prof같은 호칭을 붙일 때, 그 사람이 살아오면서 달게 되는 모든 경력을 순서대로 다 나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박사학위를 땄으면 Dr. 
-석박통합이 아니고, 따로 석사학위를 받았다면 Mag.  (마기스터의 줄인말. 석사학위만 있는 사람도 Mag.라는 존칭이 붙는다)
-교수니까 Prof.
-그런데 대학 교수이므로 Univ.Prof.
-계약직이나 외부 전임강사가 아닌 정교수일 경우 O.Univ.Prof. (O.는 ordentlich의 약자)

그러므로 나의 옛 스승님의 정식 명칭은 무려
O. Univ. Prof. Mag. Dr. Franz Zaunschirm
 되시겠다;


근데 이걸 왜 설명했지?ㅠ  그럼 서둘러서 삼천포로 흘러간걸 물꼬를 돌려서...)


학부때까진 작곡만 주구장창 파다가 유학나와서 석사과정을 밟을땐 음악이론(Musiktheorie)전공도 병행했었다.  (그래봤자 겹치는 과목이 엄청 많긴 했지만 말이다..) 
 

그리하여, 강의법 등 교육내용과 작곡이론 및 음악학을 짬뽕시킨 전공인 무직테오리를 작곡전공과 동시에 밟을때 나를 가장 자상하게 도와주신 짜운쉬름 선생님 이야기를 하려 한다.

선생님을 처음 뵈었을 때, 딱 전형적인 오스트리아 아저씨를 떠올렸을 때의 이미지였다.
 

당장 비엔나 왈츠라도 추실 것 같은 말끔한 정장차림에 매일 바뀌는 형형색색 나비 넥타이와 한결같은 콧수염까지.. 내가 나름 갈고 닦았던 독일어회화가 모두 일시정지 할 것만 같은 교과서적인 차림새를 하고 계셨다.  게다가 좀처럼 변하지 않는 (약간 화난 듯한..이라고 오해했던) 무표정한 얼굴.  아주 웃기고 재미있는 일이 있을 때는 살짝 눈만 반짝이시는 듯 할 뿐 시종일관 변하지 않는 표정...  질문이라도 하면 엄청나게 빠른 말투로 이것저것 설명 해 주시는데, 많은 정보를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의 무표정한 얼굴과 오스트리아 억양에 적응하지 못한 나는 대략 패닉상태로 고개만 끄덕거릴 뿐이었다.

유학 떠나기 전에 잠시 들었던 유학대비 독일어 수업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유학생들 하는걸 보면 폭포와 같이 쏟아지는 양질의 정보를 큰 대야로 받아도 모자랄 판에 겨우 숟가락 하나로 허겁지겁 받으러 다니는 형상이라는.. 


(언어의 장벽과 그것을 깨야만 하는 이유를 참 찰지게 비유하셨던 그때의 강사님은 오르간 전공으로 10년을 유학하셨던 분이었다.)

이런 저런 들은 이야기도 있고 하니 부끄러운 모습으로 남지 않기 위해 두려움을 무릅쓰고 열심히 수업을 듣고 이것저것 이해하건 말건 물어보고 했다.  '선생님이 화나신게 아닐게야!  분명히 내가 한 헛소리들은 신경 쓰시지도 않을 것이야!'라고 자기최면을 애써 남발하며...

총 3년의 오스트리아 유학시절 중 첫 2년은 인근 대학에서 독일어 수업을 받으러 다녔다.  그 사실을 안 짜운쉬름 선생님은 지나가다 나의 독일어 교재를 보고 의아해 하면서 물어보셨다.  이제 전공공부 하느라 바쁠텐데 왠 독일어 수업?

그 때 난 강박증 비슷하게, 계속 어학 수업을 들어야만 한다는 집착때문에 작곡공부와는 별개로 덤으로 수업을 다니고 있었지만, 사실 엄연히 다니던 대학을 두고 다른 곳에 가서 전공과 관계없는 어학수업을 듣는 일이 그닥 효율적이진 않았기 때문에 선생님이 어떻게 생각 하실지 알 수가 없었다.  그냥 이렇게 대답했었다:
계속 배우지 않으면 까먹으니까요;;


선생님은 인상이 깊으셨는지 눈이 약간 커지시면서 (aber 표정은 그대로)
마치 수영할때 가만있으면 가라앉으니까 계속 팔다리를 움직여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란 말이지?
라고 하시곤 홀연히 복도에서 사라지셨다. 


.....(저거 칭찬인긔?  이미 떠나셨으니 여쭤볼 수 없음 ㅠ)

세월이 제법 지나 선생님의 진심은 그 무표정한 콧수염 너머에 따뜻한 마음에 있다는 걸 점차 깨닫게 되고, 선생님도 나를 낮설게 여기지 않으시고 먼저 챙겨주기 시작하셨다.  

유학시절 급성 맹장염으로 입원을 한 적도 있었는데, 그 때 주치의(Hausarzt)시스템에 대해 처음으로 뼈저리게 체험하고 뒤늦게 주치의를 구하느라 아픈 몸 이끌고 방황할 때, 어떻게 알아내셨는지 먼저 내가 사는 집으로 전화하셔서 안부를 물어보시고 수소문 끝에 적절한 의사를 찾아서 예약도 도와주시기도 하였다.  

사실 맹장염이 시작은 급성이었는데 수술 후유증이 심하고 의지할 주치의조차 없어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었다.   아프고 무기력해져서 비행기타고 한국에 갈 힘조차 없이 늘어져 있을 때 이렇게 선생님께서 챙겨주시니 감사하면서 정신이 번쩍 들기도 했었다.  '그래, 더이상 이렇게 아프다고 넋놓고 있는다는건 부모님과 선생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야!' 라고..다짐하면서 열심히 관리를 하고 애써 학교에 다시 나갔었고, 쓰다 만 곡을 열심히 완성해서 다음학기에 연주시킬 수 있었다. 


입학 하자마자 우연찮게 봤던 어느 작곡과 학생의 졸업연주를 가볼 일이 있었는데, 이 친구는 자기 혼자 음악회 전체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제대로 된 하나의 콘서트를 만들어 나갔었다.  그때 순진했던 나는 당연히 모든 작곡전공 석사 졸업연주 이런 식인 줄 알고 미리부터 치밀하게 준비 해 나가 1시간 반 분량의 음악회를 기획하고 한 곡은 지휘까지 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꼭 혼자 할 필요는 없었고 한사람당 30분 이상 분량만 발표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이건 또 무슨 집착인지, 나도 꼭 그 때 처음봤던 그 음악회만큼 하고 싶어서 극구 추진했었다.

이런 과정을 보신 선생님은 퍽 감명이 깊으신 듯 했다.  나중에 만난 필자의 부모님에게 까지 그 때 음악회 이야기를 하시면서 칭찬을 펼치신 것으로 봐서 말이다.  

나중에는 성공의 조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면서, 전공분야만 열심히 파고드는게 성공의 충분조건이 아닌 이유에 대한 체계적인 가르침이 있으셨는데, 지금 생각하면 당연한듯한 내용이 당시에 그저 공부밖에 할줄 아는게 없었던 필자같은 사람에겐 꽤 큰 도움이 되는 이야기 들이었다.  이런식으로 선생님은 학생 하나하나에게 필요한 것 위주로 가르치셨고, 당신의 경험담을 아낌없이 나누는 자상한 분이었다.

여차저차 해서 무사히 졸업을 할 수 있었고, 졸업 무렵에는 필자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시는 든든한 멘토가 되신 선생님은 너같은 애를 이대로 졸업하게 할 수는 없다며 모짜르테움 재단에서 매년 젊은 음악인 한명에게 수여하는 메달을 받도록 하겠다며 재단측에 적극 추천을 하신 결과 나는 파움가르트너 메달(Bernhard-Paumbartner Medal)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ㅠ  덕분에 부모님이 처음으로 잘쯔부르크를 방문하셨을 때 뜻깊은 추억거리를 남겨드릴 수 있게 되었고 그래서 더 감사하는 마음이 컸다. 


졸업식 다음날 메달을 받았다.  시상식때 찍은 사진
왼쪽이 짜운쉬름 선생님이다.
(오른쪽은 선생님 못지않게 무표정의 대가인 당시 모짜르테움 대학 총장 
존칭은 어마어마하게 길고 복잡할테니 생략 ㅠ)

메달사진 투척~! 
(자랑 맞음)  

선생님과의 긴 인연은 졸업 이후에 선생님이 잠시 한국을 방문하면서도 이어졌지만, 글이 길어진 만큼 다음기회에 이야기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매년 연말이 되면 유럽 사람들 하는거 따라서 옛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곤 하는데, 매번 이렇게 답장을 해주시는 선생님 덕분에 옛 생각도 하면서 더 힘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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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gracedealer.tistory.com BlogIcon ★Jefferson 2012.01.24 01: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정말 멋진분께서 제 블로그에 글남겨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도 사실은 작토님처럼 전문적인 음악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음악듣고 공연가는것을 너무 좋아해서 서브블로그로 음악블로그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번 구경오세요. 제 닉네임 클릭하시면 아마 바로 링크가 되있을겁니다.^^

    http://blog.naver.com/nsync123 <- 그리고 여긴 제가 작년에 재즈 교양수업들으면서 음악일기 비슷하게 적었던 것이구요..^^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1.24 19: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 네이버 블로그도 잘 꾸미셨는데요! 구독신청 했어요 ㅋㅋ
      저도 재즈 엄청 좋아하는데, 아는게 하나도 없어서 뭐부터 들어야할지도 모르겠어요...크흑 ㅠ
      영광은 무슨^^;; 님같은 애호가님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면 그저 감사할 따름이지요 ㅎㅎㅎ 앞으로 친하게 지내요~^^

  2. Favicon of https://www.walkview.co.kr BlogIcon 워크뷰 2012.01.24 01: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멋진 사진입니다
    저는 감히 상상도 할수 없는 멋진 사진을 오늘 보았네요^^
    피아노만 보면 기분이 좋아요 칠줄은 몰라요^^

  3. Favicon of https://tranky.tistory.com BlogIcon 라플란드 :) 2012.01.24 1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표정 하시다더니 굉장히 밝은 표정이신데요, 마지막 사진은^^
    항상 밝고 긍정적인 모습 잘 읽고 가요.
    오늘 또 하나 배우고 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4. Favicon of https://aiesecks.tistory.com BlogIcon 아디오스(adios) 2013.01.04 0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자들 편지에 일일이 답장을해주시는군요... 정말 다정한 분이신거같습니다 ^^




예중, 예고, 음대, 심지어 유학나와서 석사과정도 예술대학으로 나오면서 주변에는 거의 음악하는 친구들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양한 인맥을 쌓을 기회였던 대학교 동아리마저 1학년때 조금씩 발가락만 담궈보다가 전공필수과목의 어마어마한 과제들에 짓눌려서 동아리방이고 모임이고 뭐고 줄행랑 쳤으니.. 어찌보면 나만의 세계에서 아주 좁은 시야로 지냈던 것 같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난 한번에 한가지 일 밖에 집중을 못하는 타입인 것 같기도 하다... 

머릿속엔 온통 이런것만 ㅠ (2008년 다름슈타트. 작곡가 Brian Ferneyhough의 공개레슨중)

 
그래서 20대에서도 또 한번 후반으로 꺾여버린 나이가 되어서야 일반인(?)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졌다.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사람들과 음악이야기를 하는데에 익숙해졌지만, 그 이전에는 무척 당황스럽고 막막했었다.  대체 어디부터 설명을 해야 할지, 질문 하나라도 나오면 음악의 역사부터 미학적 성찰에 따르는 수많은 생각거리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면서 머리는 하얘지고 얼굴은 경직되는 상황이었으니..

지난 10여년간 지하철에서 우연찮게 음악이야기를 했던 몇 분들과의 대화를 떠올려봤다:
(모두 필자가 급하게 과제곡을 마무리 하느라 지하철에서 곡을 쓰다가 옆사람이 흥미를 가지면서 말을 걸게 된 케이스)

고등학생 때 지하철에서 만난 아주머니:

학생.. 음악 전공하나?
아..예^^;
그럼 피아노도 전공했겠네?
아.. 전 작곡 전공인데요, 입시때문에 피아노도 배우고 있어요.
그럼 혹시 쇼팽도 칠 줄 아나?
아, 네. 요즘 배우는 곡이에요. ㅎ
그래요? 쇼팽 녹턴 쳐봤어?
아, 녹턴은 쳐본거 없는데요..
그럼 판타지는 쳐봤어?
아..아뇨.
아줌마는 판타지 쳐봤는데^^
아..네~;; (이 즘에서 레슨숙제로 써야 할 곡을 반도 안썼지만 내려야 할 지하철 역은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초조해 하고 있었음)
그리고 그 즉흥환상곡 있자나..그게 참 좋더라..
.
.
(이하 쇼팽의 피아노 세계에 대한 일장연설 지하철 10정거장 분량..
옛날에 피아노를 전공했던 분으로 추정됨)



대학생때 지하철에서 만난 아저씨:

학생..그거 악보에유?
네..
학생이 직접 그리고 있네?
네, 제가 작곡하는거에요^^(이때부터 다가올 후폭풍이 두려웠음)
아 그래? 허~ (약간 생각에 잠기심)
...
그런데 그.. 작곡가란거 말이에요..
네~
거 뭐냐 그.. 차이코프스킨가 그사람 이후엔 아무도 없지 않나?
(헉..) 아...^^; 
그렇잖아~ 차이코프스키 죽고 나서 작곡가가 없잖어~ 
뭐...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그래도 20세기에도 많이 있어요^^
아니 그니까.  차이코프스키 지나고 누가 있냐고... 아무도 없는거 같은데?
(중략)
(어찌됐건 이 분 생각엔 차이코프스키가 지구 역사상 마지막 남은 작곡가였음...
R.I.P ㅠ)
이 때 난 이야기 하지 못했다.. 차이코프스키 이후에 같은 러시아만 해도 라흐마니노프, 프로코피에프 쇼스타코비치가 있었고, 이후에 수많은 작곡가 중에 신 빈악파로 불리는 쉔베르크, 베르그, 베베른, 베리오, 프랑스 5인조..1950년 지나선 불레즈, 리게티 등등..이라고 어떻게 말을 한단 말인가...

마치 뉴턴 죽고나서 과학자가 누가 있었냐는 듯한 질문..
흠, 너무 비약이 심한가?  
그래, 백배 양보해서: "스티븐 호킹말고 제대로 된 물리학자가 있긴 있냐?" 고 묻는다면..
천체물리학을 전공하는 지하철 탑승객은 질문을 던진 옆사람에게 뭐라고 대답을 할까?
그럼요, 많죠~ 라고 해도... 내가 모르니까 없는거다!  그네들은 유명하지 않으니 제대로 된 물리학자들이 아닌게야!라고 단정짓는다면?

음악이 만국 공통어기 때문에, 당연히 누구나 음악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음악에도 수많은 전문분야가 있는데, 지하철 몇 정거장 지날동안 가볍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닌, 대략 한세기 분량의 현대음악사를 설명한다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 어느 분야건 간에 그 분야의 발전역사를 다룬다는것, (음악에서 발전이란 개념은 문제있지만 하여튼) 만만치 않을 텐데, 음악이라고 해서 전문성이 있는 분야가 있다는 점은 여느 학문과 다를 건 없다.  그런데 마치 음악이 배울 게 뭐가 있냐는 듯, 음대에선 대체 뭘 배우냐는 질문들을 숱하게 많이 들어왔다.  대략 난감하다.  배우면 배울수록 더 멀리 있는 지평선이 보이는 법인데...

차이코프스키가 지상 마지막 작곡가라고 굳게 믿으시는 분을 3분내로 설득해서 현대음악의 존재와 의미를 알려드리기 위해서는 무슨 말을 했어야할까?  아직도 의문이다...

사실 작곡가라는 것이, 클래식에 국한된 것이 아닌데... 그때 그 아저씨는 아마 "작곡가"란 것은 음악 교과서에 나오는 옛 사람들에 국한된 개념이 아니었을까... 그래도 음악의 아버지인 바하, 어머니인 헨델에 그치지 않고 무려 차이코프스키를 아셨던 걸 보면 열심히 공부하신 분일 것이다.  


항상 벼락치기로 곡을 쓰느라 지하철에서 오선지를 펼치는 일이 비일비재 했기 때문에 이런 재미있는 대화들이 이따금씩 일어나곤 했지만, 학부 4학년 졸업연주를 앞뒀을 때 만났던 분이 나에겐 가장 감명깊었다.

기억을 더듬다가 그때 당시에 적어놨던 일기를 찾았다.  한때 유행했던 프리첼에 개설했던 커뮤니티에서 발췌:

2002-12-13 오후 1:19:52


어제 일이었다

내 곡을 연주하는 날...

막막한 심정으로 악보를 펴보고 있었다.

 

옆에 앉아있던 사람이 내 악보를 마구 들여다 본다.

신경안쓰고 계속 내 할일만 했다.

그사람이 말 건다.

편곡하시냐고 묻길래

내가 쓴 곡인데 오늘 연주할거라 그랬다.

 

그런식으로 긴 대화가 시작되었다.

사실 지하철에서 악보 펼치고 있으면 관심있게 쳐다보다가 말을 거는 사람이 간혹 있어왔고, 대부분 자신들의 음악적 소견의 편협함만을 소신있게 드러내며 나의 동의를 구하거나, 나를 무슨 별나라 사람인양 신기하게 쳐다보는 경우 중 하나였기에, 처음에는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건성으로 대답하며 대화의 맥을 끊으려 했으나...

이 사람은 뭔가 달랐다. 

재즈를 공부하다가 성악에 입문하여 다음 달 이태리에 유학 갈 사람이었는데...

이야기를 들어봐도 그렇고, 나한테 질문하며 대답을 듣는 태도를 봤을때..

상당히 통하는 면이 있었다.

 

이야기는 어느덧 나의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바뀌고...

난 사실 작곡을 계속 해야할 지 모르겠고 정말 되도록이면 안하고 싶단 이야기를 했다.

그 사람은 내 이야기를 듣더니

나를 설득시키려 한다.

나를 만난 시간은 얼마 안되지만,  그 짧은 시간이나마 나를 파악한 바로는.. 나는 그 어느것보다도 작곡이 어울릴 사람이란다.   생각의 깊이나, 태도...성격 등에 있어서도.....

정말 성공적인 작곡가들중에도 자신은 작곡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는 사람이 있단다...

작곡에 대해 회의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생각이 많아서 그런거다...

 

 

교대 역에서 헤어지면서

내 손이 아스러지도록 붙잡고

신신당부를 한다.

꼭~ 꼭! 반드시 작곡을 계속 하라고...

사실 그사람은 나와는 아무 관계 없는 생면부지인 사람인데

내가 작곡을 계속 하건 말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런데도...

 

 

나는 그분이 선물이라며 손에 쥐어준 립글로스를 어설프게 쥔 채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듯 아쉽고 결의에 찬 표정을 짓고

그럼 안녕! 하고 홀연히 사라진

그 사람의 뒷모습을

토끼눈을 하고 바라보았다.

 

이 사람은 정말 평생 잊지 않을 것 같다.

 

 

살다보면 재미있는 일이 많다. 


그분, 돌이켜보면 정말 고마운 분이다.  지금은 어디에서 뭐 하시려나... 훌륭한 재즈 보컬리스트가 되어있을까?  궁금하다. 어떻게 보면 참 신기한 인연인데.. 다시 만나도 알아볼 수나 있을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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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tranky.tistory.com BlogIcon 라플란드 :) 2012.01.22 07: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따뜻해지는 일화네요.
    때로는 처음 보는 사람들, 그다지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십년지기 친구보다도 더 따뜻한 정을 발견할 때가 있는 거 같아요.
    잘 읽고 갑니다 :)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1.23 05: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정말 고마운 분인것 같아요. 가끔 생각하다 때로는 부담이 될 때도 있을정도로..^^;; 어찌됐건 여태 곡을 쓰고 있는걸 보니 그분 말씀이 틀렸던건 아닌가봐요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 Favicon of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272811919 BlogIcon 황동석 2012.01.22 0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대의 삶이네요. 음악을 전공한 사람과의 대화가 일절 없었던 삶인데..
    하지만 누군가와 나의 꿈을 같이 공유할때의 기쁨은,, 오래남지요^^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1.23 05: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랬군요 ㅎㅎㅎ
      참 마음이 무거울 때 만났던 사람인데, 가끔씩 생각하면서 각오를 다시 하곤 하니까 참 고마운 분인 것 같아요^^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3. Favicon of http://telling.co.kr BlogIcon 텔링 2012.01.22 09: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세이 형식으 포스팅이 마음에 와 닿네요~^^ 아휴~ 전 저런 경험이 없어서 예술의 영역에 계신 분들을 보면 부러울 따릅입니다. 잘 읽고 가요~

  4. Favicon of http://mrdragonfly1234.tistory.com BlogIcon mrdragonfly1234 2012.05.26 04: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예술가 이시군요...

    멋집니다. 저도 어렸을때는 예술가 기질이 있었는데 세파에 찌들면서 아주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순수한 열정을 지켜나간다는거 쉽지 않지요. 예술=Love. 찌든삶=calculated love.

    잘 읽고갑니다. (종종 몰래 들러보겠습니다.)

  5. 인카네이션 2012.12.17 12: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곡에 얽힌 흥미있는 스토리네요~~ 이러한 일화들 하나하나가 작곡의 영감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오늘도 토끼눈 하고 뜷어져라 오선지를 바라보실 작토님을 응원합니다~~!!^^

  6. BlogIcon ^^ 2014.08.11 18: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이버에서 검색하다가 우연히 들려 글을 읽게되었는데 좋은 글이 정말 많네요. 특히나 이글은 너무나도공감해서 댓글을달게되었습니다ㅋㅋㅋㅋ항상 레슨가는길 지하철에서 눈을밝히고 숙제를한다는..ㅠㅠ 더이상은 안그랬으면 상황입니다..^^..하지만 저렇게 소중한 만남또한 생기게된다는 시선으로 보신 선생님이참멋지고 공감됩니다!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4.08.12 06: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 저만 지하철에서 숙제하는게 아니군요... 묘한 안도감이...^^;;
      앞으로의 레슨과 하시는 일 모두 순조롭길 기원합니다~! ㅎㅎ

  7. BlogIcon 현호 2015.09.26 21: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작곡과가 아니지만 숙제를 했었죠 많이 틀렸던 기억이 ㅋㅋ 근데 다 맞은 학생도 있었는데 피아노과가 많았어요 ㅋ ㅋ 요즘은 다 까먹었을 꺼에요 ㅋ




©Schott Music

작년에 로얄 오페라 하우스에서 초연 된 오페라를 작곡하고, 사이먼 래틀과 시카고 심포니와도 작업을 했던 영국의 잘나가는 작곡가 마크-앤서니 터니지(Mark-Anthony Turnage).
올해에는 4개월이 넘는 작업 끝에 영국 노팅햄셔에 있는 감옥에서 8명의 죄수들과 공동작업으로 새로운 작품을 작곡하고 초연한다.  (관련 기사)

 

이번 음악회의 관중은 50명 가량 될 것이고 그중 절반정도가 무기징역에 처한 죄수들이라고 한다.  그들이 영원히 감옥에 갇혀있다고 해서 문화를 향유할 자격마저 없는것은 아니기에...

 기존의 음악회장을 벗어나 남들이 선뜻 나서지 않는 공간에서 음악회를 여는 일은 참 용기있는 시도이고, 박수 쳐주고 싶은 일이다.  

이번 작품은 런던 올림픽을 위해 마련된 컬쳐 올림피아드의 일환으로 위촉된 20개의 신작 중 하나라고 하니 더 의미깊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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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www.walkview.co.kr BlogIcon 워크뷰 2012.01.20 16: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의 영화중 쇼생크탈출이던가요
    감옥에서 클래식을 틀었을때 운동장에 있던 죄수들의 반응ㅇ ㅣ감동적이었는데
    그러한것이 상상됩니다^^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1.20 18: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쇼생크탈출 감명깊게 봤었어요!
      정말 비슷한 상항이네요.. 물론 이번에는 간수들의 합의하에 들려주는 거겠죠 ㅎㅎ
      방문 감사합니다^^

  2. Favicon of https://diaryofgrinder.tistory.com BlogIcon SAS 2012.01.21 23: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건 참 좋은 의도라고 생각합니다.
    죄수들의 마음이 움직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좋겠군요.




영국에 유학온지 몇달 안되었을 때 이다.
우연찮게 한인 모임에서 처음으로 주희언니를 만났다.  
작곡공부를 하고 있다는 말에 관심을 가지면서 언니는 화가라면서 같은 예술 하는 사람끼리 친하게 지내자고 한 것 같다.  (어쩌면 내가 그렇게 생각 한걸지도? 옛날일이라 기억이 가물..)
그렇게 하여 종종 만나게 되었다.  언니가 본머스(Bournemouth)에 전시가 있을때, 내가 런던에 머물일이 생길 때 등등 여러번 만나게 되었고, 지금까지 영국에서 가장 친하게 지내는 언니가 되었다.   

언니랑 친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언니는 진짜로 그림을 잘 그린다 +_+

(어쩌면 그림을 보고 감동받아서 더 친해지려고 용썼을지도 모른다.. 옛날일이라 기억이 가물..)

Blessing Series 2-2 (White Blessing) by Joo Hee Chun (출처: jooheechun.com)


제작년에는 피아노 솔로 곡을 부탁받은 일이 있었다. (돈은 오고가지 않았으므로 위촉이라고 부르기는 애매한..)  내가 가장 전공에 가깝게 자신있게 다루는 악기가 피아노지만, 작곡을 할 때는 가장 자신이 없는게 피아노 솔로 곡이다.  무슨 음을 눌러도 옛날 그 누군가가 썼던 어떤 대작이랑 연관성이 지어지면서 독창성이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솔로가 아니라면 다른 악기와의 조합의 경우의 수가 무수히 많을텐데, 피아노는 100개도 안되는 건반으로 모든걸 해결해야 하므로.. 두 음만 치면 어디선가 들었던 화성이 연상되고, 세 음을 치면 이미 곡은 내손을 떠난 것 같은..ㅠ

빈 오선지와 망망대해같은 피아노건반만 쳐다보고 있자니 답이 안나왔다.

그래서 주희언니의 작품을 떠올렸다.  그림을 보고 거기서 느낀 감성에 집중하면 피아노라는 매체의 한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실낱같은 희망으로 언니의 작품 감상 ㄱㄱㅅ

그리하여 윗 그림을 바탕으로 White Blessing 2-2를 작곡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 해, 그 곡은 통영 윤이상기념관 홀에서 연주되었고, 이후에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하우스암돔(Haus am Dom)에서 피아니스트 임수연씨에 의해 초연되었다.

(임수연 선생님이 본인 연주가 마음에 들지 않으므로 실황녹음 음원은 비공개로 해달라고 하셨다.  내가 듣기로는 훌륭한 연주였는데 말이다 ㅠ)


삼천포는 그만, 그럼 이제부터 선물 이야기 시작! ㅠ

작년 2월 초, 내 생일이 지난 직후에 주희언니네 집을 놀러갔었는데, 기대도 안했는데 언니는 나에게 뜻밖의 선물을 줬다.  언니가 직접 표지를 그린 휴대용 음악노트였다.

 읔! 사진으로는 안나오는 아름다운 선들 ㅠ


정작 나는 비싸서 살까 말까 망설이던 Moleskin을 구해서 표지에 직접 그림까지 그려주신 이 음악노트... 도저히 값어치를 환산할 수 없는 귀중한 보물을 주셔서 감개무량하였다.  언니는 열심히 이 안에 작곡을 해서 노트를 다 쓰면 내년에 또 하나 그려주신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너무 아까워서 쓰지도 못하고 애지중지 하다가 지난달부터 부랴부랴 쓰기 시작하였다.


언니, 이거 다쓰면 올해도 하나 주시는건가요? ㅠ  난 이것 하나만도 너무 귀하고 고마운 선물인데 ㅠㅠㅠㅠㅠ
혹시 모르니 이제부터라도 폭풍작곡에 돌입해야겠다!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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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2.01.24 11: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곡을 하시는 분이군요.
    고가의 선물이어서 좋지도 하겠지만 사랑이 담긴 선물이어서 더 좋겠지요.
    잘 보고갑니다.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1.24 19: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만을 위해 정성껏 그림을 그려줬다는게 정말 감동적이더라구요..
      참교육님 말씀대로 사랑이 담긴 선물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참교육님 블로그 글들 정말 감명깊게 잘 읽고 있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작년 11월에 AWEH.TV(아웨닷티비)에서 인터뷰 한 내용입니다.

인터뷰 원문 보러가기:

http://www.aweh.tv/jee-soo-shin 


AWEH.TV는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전 세계의 예술가들이 상호 교류를 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이며 작년부터 활발한 웹진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이번 인터뷰는 작년 10월 오제 Escapade 1~3 공연이 끝난 후 작곡가 신지수와 AWEH의 Dann Gaymer간에 이뤄진 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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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n Gaymer(이하 Aweh):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 소개 해달라.


신지수 (이하 신): 현대음악을 전공하고, 서울 및 런던에서 음악회와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프리랜서 작곡가이다.


Aweh: 어떻게 음악을 직업으로 삼게 되셨는지, 그리고 어릴때 음악에 대한 첫 기억에 대해 알려달라.


신: 한국에 살던 어린이들은 대부분 피아노를 배우곤 했다. 나도 여느 가정과 마찬가지로 어릴적부터 피아노를 배웠는데, 그만둔다는 소리를 하지 않아서 계속 음악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에는 예술고등학교까지 가서 피아노를 했었는데, 반복적인 연습을 좋아하지 않다보니 피아니스트로 최고가 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머니와 상의 끝에 작곡을 배우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 합격했으니 좋은 결정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Aweh: 실험적인 음악을 하고자하는 동기가 있나?


신: 작곡공부를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원래 피아노로 연습하는 것 보다 악보를 보면서 듣는것을 더 좋아하다보니 음악의 구조와 짜임새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진 것 같다. 작곡도 조금 해 봤는데, 자꾸 체르니 연습곡처럼 쓰게 되어서 별로 재능이 없다고 생각 했다. 이후에 작곡공부를 시작했을때는 대학입시에 맞춰서 공부를 해왔고, 대학에 입학이 확정된 직후에 지도교수님이 범음악제 실황음반을 들려주셨을때 현대음악에 눈을 떴다. 그때 들은 작곡가 진은숙의 음악이 참 신선했다. 그때 이후로 반복적이고 단순한 조성음악은 그만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Aweh: 여태껏 작곡을 하면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음악가는 누구인가?


신: 이제까지 저를 가르쳐주신 스승님들이 제게 가장 큰 음악적 자산이다. 최근에 배운 라인하트 페벨 교수님과 마이클 피니시 교수님 모두 작곡가로서 음악적으로 존경하는 분들이다. 그 외에도 많은 현대음악 작곡가들을 본받고자 노력하는데 특히 존케이지의 철학, 모턴 펠드만의 소리, 죄르지 리케티의 테크닉과 야니스 제나키스의 넘치는 에너지를 본받고자 한다.


Aweh: 작곡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있나?


신: 이 질문에는 내가 좋아하는 인류학자인 에드문트 카펜터(Edmund Carpenter)의 말을 인용하는 걸로 답변 드리겠다: "진정한 예술은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다. , 우리가 믿는 것들을 승인하거나 그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에 의문을 품게하는 것들이다." 내가 쓰는 작품을 들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음악이나 예술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측면들을 발견했으면 한다.

 

Aweh: 유럽에서 유학생활을 꽤 오래 하다보면, 다시 서울에 돌아올때 뭔가 변한 것을 느끼는가? 옛날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는지, 서울과 다른 대도시와의 문화적 차이는 어떠한지 느낀점이 있나?


신: 서울은 세계적인 대도시인 만큼 곳곳에 아주 다양한 문화행사들이 있다. 최근들어 서울시의 문화정책도 예술가에게 호의적인 측면이 많아졌다.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다양한 예술분야들이 교류도 활발했으면 한다.

유럽의 나라들과 문화차이를 느낀 적도 많이 있는데, 작품활동을 하면서 직접적인 경험으로는 수직적이고 경직된 문화와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문화의 차이랄까? 예를 들어, 음악회장에서 작곡가가 무대에서 인사할때 영국이나 독일에서는 자유롭고 캐주얼한 복장으로 무대에 나오는 작곡가가 많은 반면에 한국에서는 정장 이외의 복장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사소한 예이지만 이런데서 큰 차이를 느낀다.


Aweh: Oze(오제)는 무슨 단체인지 소개 해달라.


신: 오제는 나 자신과 박은경 작곡가가 공동으로 만든 프로젝트 단체이다. 이제까지의 다원예술과 사운드아트는 미술가의 입장에서 시각적인 측면 위주로 다뤄진 경향이 있었는데, 오제에서는 이것을 작곡가의 관점으로 바라보며 작곡적인 측면으로 바라보고자 했다.


Aweh: 오제에서 최근에 Escapade 1~3이라는 제목의 공연을 개최한 바가 있다. 원하던대로 잘 진행이 되었는지, 그리고 청중 반응은 어땠는지 알려달라.


신: 작곡가가 작품발표를 할때 청중들이 와서 "잘 들었다"고 말하지, 이상했다거나 재미 없었다고 직접 말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런 점을 감안 하더라도 오제 공연은 꽤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 특히 아이들이 참 집중을 잘 하고 즐겁게 현대음악을 들어서 놀라웠다. 이번 공연에는 최대한 음악전공을 하지 않은 일반인들도 많이 오도록 적극적으로 홍보를 했는데, 공연 내용이 참 난해했을 법 한데도 재미있었다는 반응이 압도적이어서 참 보람을 느꼈고, 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가 크고, 반드시 이해하기 쉽고 단순한 것 만을 찾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Aweh: 현대사회에서 대중음악을 비롯한 음악계는 참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이에 발빠르게 적응하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다. 현대음악 작곡가에게도 성공을 위해선 이런 능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신: "성공"을 어떻게 정의내리냐에 따라 많이 다르겠다. 성공이 유명해지고 돈을 많이 버는 것을 뜻한다면, 대중음악처럼 트렌드를 잘 읽고 리드를 하는 능력이 중요할 수도 있습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성공을 뜻하지 않더라도, 시대조류를 잘 읽고 이에 반응하는 것이 현대음악의 한 기능이자 의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물론, 작곡가 Conlon Nancarrow처럼 외부 사회와 단절된 채로 자기가 좋아하는 것 만을 추구하면서도 신선하고 훌륭한 작품을 만든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자신만의 세계에 갖혀서 지내는것은 작곡을 취미로 여기는데 그치게 되고, 자신의 작품이 세상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게 될 위험이 크다.


Aweh: 전통적인 음악회장에서 벗어난 환경에서 공연을 하는 개념은 옛날에도 이어져 왔다. 이런 작품이 멀티미디어가 발달한 현대사회에서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되는가?


신: 정말 그렇다고 생각한다. 현대사회의 사람들은 옛날과 비교도 안될만큼 일상생활에서 이미 시각과 청각에 자극이 크기 때문에 음악회장에서 가만히 앉아서 음악을 듣는다던지, 조용한 전시장에서 그림 하나를 바라보고 있을 만큼 참을성을 키우기가 힘이 든다. 예술가들이 이 사람들을 그들만의 공간에서 빠져나와서 새로운 예술을 체험하길 원한다면 그만큼 신선하고 자극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Aweh: 앞으로 작곡가로서의 행보에 대한 정보는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까?


신: 내 홈페이지에 가시면 작품을 일부 들어볼 수 있고, 개인적인 소재를 담은 블로그도 같은 공간에 운영중이다. (www.jeesooshin.com) 앞으로의 공연 계획은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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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원문을 보시려면 아래를 클릭하세요:

http://www.aweh.tv/jee-soo-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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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작곡을 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많이 물어보던 질문들이 있는데 이번기회에 총정리 하여 이 글을 읽은 사람들은 저에게 다시는 이런 질문들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입니다!


영감이 떠오르나요?

곡을 쓸 때 영감이 떠오르냐는 질문은 정말 자주 받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답변은...글쎄요..입니다.. (허탈)

과연 그
영감이란 것이 무엇일지..저도 참 궁금하니까 말이죠! 

작곡을 하려면 뭔가가 떠올라야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영감이란 것이 특정한 소리나 멜로디를 뜻한다면, 원하는 소리가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을 기록하는게 작곡이기 때문에 영감이 필요한게 맞으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아무 생각도 안하고 먹고놀고 있다가 갑자기 막 소리가 들려서 작곡하러 달려가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열심히 몰두하고 골똘히 생각하고 있을 때 더 신선한 아이디어도 많이 샘솟으니까요.  


악기를 잘 다루시겠네요? 

대한민국에서 작곡을 전공해서 대학에 입학을 했다면 아마 피아노는 어느정도 칠 줄 알겁니다.  입시를 위해서 무조건 연습해야 했을 테니까요.  하지만, 작곡을 잘 하기 위해서 무조건 악기를 두루두루 잘 다룰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악기의 구조와 음역대, 다루는 방법 등, 실제로 다루지는 못하더라도 이론적으로 악기가 쓰이는 원리를 알아야 그에 맞는 작곡이 가능하겠죠?  피아니스트였던 리스트와 쇼팽이 쓴 곡들은 아주 어렵지만 연습을 하면 할 수록 손에 익어서 편해지는 반면, 피아노를 잘 몰랐던 슈베르트가 쓴 가곡의 피아노 반주 파트는 아무리 연습을 해도 잘 늘지 않고 어렵긴 한데 리스트처럼 간지나는 연주가 되지 않는 뭔가 불편한 구석이 있습니다.  

 치다가 오른손이 끊어질 것만 같은 슈베르트 가곡 마왕의 피아노파트ㅠ (출처는 여기)

그러므로, 직접 연주를 능숙하게 하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여러 악기의 자세와 운지법, 음역 등은 잘 알아두면 좋고, 연주자들과 친하게 지내서 자유롭게 이것저것 물어볼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 같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피아노를 전공하다 작곡을 시작했고, 바이올린을 1년 가까이 배웠고, 클래식 기타랑 소금, 타악기 등을 아주 잠깐씩 배웠답니다.  아직도 현악기는 자신이 있는데 관악기를 위해 곡을 쓰는건 좀 막막하네요 ^^;


뭘 먹고 사나요?

이건 저도 같이 질문하고 싶습니다.  ㅠ
대체 뭘 먹고 살아야 할지 참 난감하지요.  작곡을 한다는게 직업이라면, 그게 그 일에 대한 대가로 돈을 벌수 있고, 먹고 살 수 있는 일이어야 하는데, 그렇게 한다는 것은 영화음악 작곡가나 유명한 실용음악 작곡가 소수를 제외하곤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그분들 역시 작업에 필요한 각종 미디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려면 거의 남는게 없지 않을까 생각됩니다만..
하물며 클래식 현대음악을 작곡하는 사람들이 전업작곡가로 먹고 산다는것은 전 세계에 열손가락 안에 드는 극소수만이 해당사항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현재 머물고 있는 영국에서도 왠만한 부자가 아니면 작곡계에서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설이 있는데, 이렇게 문화선진국에서도 이미 탄탄한 집안에서 전폭적인 인적/물적 지원을 받으며 활동해야만 작곡계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현실이 좀 씁쓸하네요.  
이도저도 없는 간신히 학업만 마친 일반인이라면, 대학교에서 시간강사를 하고, 입시생이나 아이들에게 레슨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작곡가가 들을때 가장 흔하면서 뼈아픈  질문 중에 오늘 생각난것 몇가지를 대답 해 드렸습니다.  어느정도 의문이 풀리셨길 바라면서 이만...

휘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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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zomzom.tistory.com BlogIcon 좀좀이 2012.09.15 16: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감이 떠오르시나요?
    악기를 잘 다루시겠네요?

    저도 작곡가 하면 저 질문들이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ㅎㅎ;

  2. 2012.10.29 14: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mm 2013.08.27 02: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또 있어요!ㅋㅋㅋ
    끊임없는 지인들의 축가와 기념일노래 등의 답없는 위촉(?)들..

    친구들과 티비 시청하다 '30분만에 만들었어요~' 하는 곡과 얘기들을 들었을 때의 불편함.. 에휴~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3.08.27 12: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솔직히 열받죠..ㅋㅋ 너무나 쉽게쉼게 이야기하는 위촉(?)들..
      "나를 위한 노래 하나 써줘~"(주로 아저씨들)
      이젠 그냥 가볍게 웃어넘깁니다^^
      "네! 써드릴께요! ^^ 저 근데 작곡료 많이 받는데...괜찮으시겠어요?ㅎㅎㅎㅎㅎㅎ" 하고 시간이 적당히 지나고 나면 양쪽 다 망각하거든요.. ㅋㅋ
      유일하게 친오빠의 결혼식 배경음악은 기꺼이(?) 작곡해줬답니다..
      바그너랑 멘델스존은 식상하다는 오라버니님의 까다로운 취향덕에 반강제로 실용음악 작곡 입문 ㅋㅋ

      저도 짧은 기간에 곡쓰는건 참 말하기 창피하던데^^;;
      뭐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니까요! ㅎㅎ

    • mm 2013.08.28 17: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ㅎㅎ 간혹가다 '너는 왜 30분만에 못 만드냐' 라며 묻는 짓궂은 친구들이 있어요 크.. 좋은 글 잘 읽었어요!

  4. BlogIcon 푸른산 2014.07.27 01: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게 글을 따라 읽다보니 오래된 글에 답글 달게 되네요. 작곡전공 예고다니는 아들이 있는데 앞으로 잘 살아갈까 걱정이네요. 올리신 글 보니 더 걱정되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