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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음악감상실

기타와 피아노로 연주하는 샤콘느들 - 바하, 부조니, 그리고 도메니코니


어제 금호아트홀에서 있었던 기타리스트 최 인 선배님의 독주회에서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발견했습니다.



바하의 유명한 D단조 샤콘느를 그대로 가져다 쓰다시피 편곡한 카를로 도메니코니(Carlo Domeniconi)의 샤콘느...


물론! 화성은 다르고, 스타일도 달랐습니다만, 샤콘느를 진행하는 제스쳐들의 전개는 바하의 샤콘느와 거의 똑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더군요.  결국 바하가 곡을 꾸려나가는 감각에 의존하여 그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차용한것이니.. 등장인물과 시대만 다른 하나의 패러디 소설이나 연극을 보는 기분과 흡사하다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날 연주하신 최 인 선배님은 브라우러(Brower)의 An Idea라는 짧은 곡을 사이에 두고 두개의 거대한 샤콘느들을 연거푸 연주하는 조금은 파격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이셨습니다.  

Carlo Domeniconi (source: google image)

워낙에 비극적인 바하의 샤콘느에 대적할만한 작품이 있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도메니코니의 샤콘느는 다소 어둡고 웅장한 면이 떨어지는 느낌은 들었습니다.  깔끔한 단3화음으로 비극적인 느낌이 뚜렷하게 주는 대신 불협화음들을 섞은 재즈스런(jazzy) 화음들을 집어넣었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인 듯 합니다.  하지만, 바하의 샤콘느가 본디 바이올린을 위한 곡에서 편곡되어 거의 음을 바꾸지 않은 채로 아담(?)하게 진행이 되는 기타음악이라면 도메니코니는 적극적으로 웅장함을 극대화하는 변주악구들에서 효과가 많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원(?)곡 - 바하의 샤콘느

('원' 옆에 물음표를 붙인 이유는, 이곡 또한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곡을 기타로 편곡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ㅋ)


내친김에 진짜 원곡(바이올린 솔로)도 뙇!


여담이지만, 이날 프로그램에서 Mario Castelnuovo-Tedesco의 Capiccio Diabolico도 참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부조니가 피아노로 편곡한 바하의 샤콘느... 아마 도메니코니보다는 조금 더 유명 할 것입니다.

임동혁의 연주로 감상하세요~ (초반 광고 나올때는 잠깐 소리 끄시고;; ) 해석이 살짜쿵 독특하긴 한데.. 그래도 매력적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