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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매스컴과 솔직한 리뷰

감상문 우르르 + 간단한 근황


지난 주에 한국에 온 이후로 정말 정신없이 지냈습니다.  그 중엔 기분 좋은 일도 있고 속상한 일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요즘에는 재미난 공연과 전시들이 많아서 보러다니느라 가랑이가 찢어질 지경;;

지난 한주간 공연 관람기를 포함한 간단한 근황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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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주(! ㅠ) 토요일에는 서울국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 아웃도어 오프닝닝 전시 겸 퍼포먼스가 서울역 광장에서 열렸습니다! (관련기사)

선배님과 지인들이 대거 포진해있는 서울대학교 예술과학연구소에서 개발+연주를 맡아서 시차적응 안된 졸린 몸으로 서울역으로 달려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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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렉티브 전통놀이! 사람들이 흥미로워하며 신나게 널뛰기를 했는데, 좀 과격하게 했나봅니다 ...수리중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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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구찧고 소리듣기 체험도 있었죠.. 절구 속에 센서가 있어서 찧을때마다 붐~붐~ 탁!탁!하고 소리가 납니다 ㅋㅋㅋ 인근 건물에선 그에 맞춰서 네온사인이 번쩍번쩍..이런걸 보면 만들면서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하는 생각부터 나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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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몇달만에 방정리를 좀 했습니다. 책상서랍은 무려 10년가까이 정리를 안했었지요.. 중간에 피곤해서 쓰러질 것 같았으나, 포기하지 않고 전진! 케케묵은 편지들을 읽으며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나름 추억이라고 의미를 부여해가며 버리지 못하던 각종 쓰레기들을 과감하게 치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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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공책 표지였는데, 좋은 글 많네요! 액자로 걸어놀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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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KIAF(한국국제아트페어)에 갔다 온후 과월호 미술잡지들을 잔뜩 들고왔었습니다.. 지난 자료는 싹 정리하고 깔끔하게 이것들로만 책꽃이를 채우고 나니 마음이 산뜻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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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신우 교수님이 준비하시는 Stidio 2021 콘서트 시리즈가 한창 진행중입니다.  얼마전에는 첼리스트 Wen-Sinn Yang과 피아니스트 최희연 선생님, 플루티스트 윤혜리 선생님, 바이올린 백주영 선생님 등이 함께 현대곡 위주의 실내악 연주를 꾸려나갔었죠.  저도 이름을 처음들어보는 작곡가들의 곡도 많이 있었지만 클래식이라 부를 수 있는 베베른(Webern), 쉔베르크(Schoenberg)의 곡도 있었습니다.  학부시절 뼈빠지게 분석하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드뷔시 첼로 소나타도 연주 되었었는데, 이렇게 dry하고 현대음악같은 해석은 처음 들어봤어요.  목욕탕처럼 소리가 울려퍼지기로 악명 높은 서울대 예술관 콘서트홀에서 저렇게 무미건조하고 깔끔한 소리가 나다뉘! 

(Go Classic 음악감상 동호회 포스팅으로 링크 걸어드리겠습니다.  여기 좋은 정보 많아요^^)

(이신우 교수님의 작품을 들으실 수 있는 유투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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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인 지난 주 금요일에는 하우스콘서트에서 트리오 A-P-L의 연주가 있었죠.  이분들은 하우스콘서트에 두번째로 초청되셨는데, 첫 연주를 너무나도 훌륭하게 하셨다는 소문이 자자해서(소문의 근원지는 바로 하콘대장님!) 다들 기대를 많이 했으나... 저버리지 않으셨습니다!  단지 아쉬운 점은, 전반부의 프로그램.. 베토벤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12개의 변주곡은 너무 젊은 시절의 것이라 심오하고 깊은 고뇌가 우러나오는 해석을 기대할 수 없었다는 점..?  이경선 선생님의 바흐 샤콘느도 훌륭했지만, 선생님께서 직접 말씀하신 것 처럼, 소리가 메아리치며 울려퍼지는 넓은 교회같은 곳에서 연주하는게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었구요. 그렇지 않으면 그런 효과가 나도록 연주할 때 모든 화음이 팍팍 울려퍼지게 세게(?) 연주를 하실 수도 있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생각 해봤습니다.. 하지만 후반부의 Dumky 트리오는 일품이었다는.. 다시한번 1미터 남짓의 거리에서 훌륭한 연주를 볼 수 있었다는게 몹시 영광으로 다가오는 순간들이었습니다. ㅠ  10년이 지났지만 앞으로도 회비(입장료라고 부르시지 않습니다)를 올리지 않겠다고 말씀하시는 박창수 선생님의 순수한 열정이 존경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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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내내 윤은자 선생님 독주회 기념 매거진을 제작하느라 식음을 전폐하고 컴퓨터와 씨름했습니다.  본래 이런걸 업으로 삼지 않는데, 왜 제게 이런 일을 맡기셨을까요?^^;; 인쇄하러 충무로 갔다가 표지가 색이 이상하게 나와서 다시 철수.. 다음날 고치고서 다시 갔는데 또 이상했습니다 ㅠ 마침 토요일 오전에는 한가한 편이었는지 직원분이 손수 수정작업을 해 주시고 인쇄에 들어갔죠.. 무한 감사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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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표지입니다^^


2012/09/21 - [음악 이야기/이슈] - 판소리를 거문고로 들을 수 있는 음악회


이날은 또 노카 공연 장소를 제공해주셨던 킬번선생님의 생신파티가 있었습니다.  저는 오전부터 가서 공연 준비 및 주변정리, 김밥 세팅(하고 꽁지들 다 흡입하기)등등.. 도와드렸지요. 


2012/09/09 - [음악 이야기/작품활동] - 가회동 한옥집 앙코르 공연 사진들


2시부터 친한 친구분이신 남궁 님의 판소리 및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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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방송에 계신 남편분이 시를 낭독하기도 했구요.  저는 아쉽게도 공연이 끝나고 파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나와야 했습니다.  다시 충무로에 가서 인쇄물을 찾고 4시에 시작되는 친구의 무용공연을 보러 가야 했거든요!

  2시50분 충무로로 출발
  3시20분 인쇄물 찾기. 대학로로 출발
  4시 공연
  끝나고 떡볶이 먹고 집으로..갔다가 다시 나와서 술약속 9시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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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케이 (Lee K.) 무용단의 (시작과 끝이) 다소 파격적이라고 할 수도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자와 관객의 경계를 허무는 인터렉티브 전시 및 공연도 많지만, 이렇게 기존의 공연에서도 그런 요소를 다분히 집어넣는 걸 보고, 매력을 느끼는 한편 관객들도 일종의 피곤함/익숙함을 느껴버리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이 나기도 하네요.. 그러기 전에 저도 많이 시도해 보고 싶은데 말이죠! ㅠ

어찌됐건 리케이 무용단의 공연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할 수 있는 재미난 체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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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는 윤은자 선생님의 독주회가 열렸습니다. 무대설치에 신경을 많이 쓰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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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자 선생님의 따님과 조카분이 같이 사회를 봤습니다. 연습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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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중에는 촬영이 가능하겠죠? ^^;

윤은자 선생님께서는 판소리 수궁가를 채보한 후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편성의 곡들을 만들고 연주를 하셨습니다.  국내 유일 찰현금 연주자도 눈앞에서 보고, 판소리의 가사가 제외된 순수 기악곡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엿보였습니다.  하지만, 편곡이 좀 더 과감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너무 현대음악가 입장에서의 관점일 수도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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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즉흥무용 워크샵에 참석하러 문래예술공장에 갔다가 1층 전시장에도 잠깐 들렀습니다.  무용은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더 잘 할 수 있다는 contact improvisation은 그러나 저의 저질체력과 제로복근으로 인해 신체적으로 몹시 고단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안에 쌓인 여러가지 감정들과 스트레스를 몸짓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니 더할나위 없이 행복하더군요.


2012/09/12 - [정보 공유] - 즉흥 춤 워크샵 안내


그러고는 바로 즉흥연주 비밀(?)모임 이십구를 하러 갔습니다.  오늘은 새 멤버가 무려 두명!  그 중 한 분은 제가 쓴 블로그 글을 보고 연락을 하셨습니다.  저는 그저 신기할 따름이죠!  본래 아무런 규칙이나 소재를 정하지 않고 연주를 시작하는게 이제까지의 관행이었지만, 후반부에는 서로를 듣고 반응하는 룰을 정해서 한번 연주 시도를 해봤는데, 훨씬 정제된 듯한 소리가 나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반응=모방]이 아니라는 점도 새삼 깨달았죠..

이래저래 어제는 즉흥의 날이었군요!  


2012/08/13 - [음악 이야기/일상] - 즉흥연주 모임 "이십구"


요즘에는 여러가지로 고민이 많습니다. 눈앞에 닥친 공연이 없다보니 잡생각도 많이 들고, 내년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정해진 공연 일정이나 직장생활 여부 등, 확실한게 아무것도 없다보니 계획을 세운다는 것 자체가 막연한 현실인데, 목표는 세워야 하고.. 개인적인 (먹고 살기 위한) 목표와, 그에 관계없는 예술적인 프로젝트에 대한 목표, 그리고 자기개발을 위한 장기적인 목표들은 서로 충돌하는데, 정신 바짝 차리고 건강도 챙겨야 하고.. 당장 위촉받은 곡도 빨리 써야 하는데, 통 집중이 안되서 큰일이에요 ㅠ

이래저래 생각이 많은 나날들입니다.   나중엔 다 추억이겠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