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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일상

방학이 끝나간다


드디어 가을이다... 드디어! 드디어!!!
94년도 이후 최고로 더웠다는 이번 여름이 거의 지나간 듯 하다. 난 94년 여름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중2병을 앓느라 정신없었나...?
방학에 대한 헛된 희망 중 하나는 곡을 꼭 완성하겠다는 것... 역시 그 기대를 무참히 저버리며 방학이 저물었다. 10월에 연주될 위촉곡은 아직 스케치 수준.... ^^^^^낄낄~
오늘은 출근길 동행 아침산책을 유모차에 아이를 싣고 시작했다. 왜 여지껏 아기띠만 주구장창 사용했나 싶을 정도로 유모차가 훨씬 편하다... 스벅에 깊이 잠든 아기를 데리고 와서 오선지를 폈으나 집중이 도무지 안돼서 보시다시피 블로그 글 쓰는중...orz

이렇게 일기라도 써서 생각을 정리해야 할듯.
월드와이드웹에 뭔가 보탬이 되지 않을거면 글따윈 쓰지말자던 생각때문에 오히려 블로그도 방치되고 내 생각도 정리가 안된채 여름이 지나가 버린 듯 하다. 내가 뭘 그리 대단한 사람이라고 제대로 쓰려고 했을까...

작업방 컴터로 정신없이 사보를 하고 있으면 이녀석이 기어와서 내가 모아둔 휴지심과 쇼핑백 손잡이, 포장리본 등등을 모아둔 상자를 찾아 저리 난도질 해놓으면서 제법 즐거워하며 잠시 시간을 보낸다. 언젠가는 애가 집에서 놀다가 뭐라도 만들고 싶을때 유용하게 쓰이겠지~ 하고 모아둔 것들이 벌써부터  이렇게 활용이 될 줄이야...! ㅋㅋ

여름휴가는 주문진 해수욕장으로 다녀오고, 위 사진은 강릉의 어느 해변가에서... 행복해 보이지만 전날 파도에 휩쓸려 익사할 뻔... 아 이렇게 가는구나 싶을 정도로 위태로운 순간이었다. 바다는 정말 무서운 것이었다. 바다 이제 싫어.

이제 개강하면 학생들을 다시 만나겠지... 매주 30명이 넘는 학생들은 한명씩 마주하면 그들이 부럽다. 이상하다. 나도 분명 그 세월을 거쳐왔고,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선생님들이 몹시 부러웠는데, 그때 부러워하던 그 분의 모습을 지금 하고 있지만, 내 마음은 더 불확실하고, 그때보다 지금의 나는 더 피곤하고, 나름 경험은 있다고 뭔가 결론내리려는 꼰대기질이 생기는지 생각은 더 좁아진 듯 하고 인생의 의문들은 풀리지 않은채  지치기만 했으며, 궁금한 건 줄어들었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혀는 짧아지고 뇌는 더 쪼그라들었다. 아기를 보다가 하루에 최소한 열번은 빵터지지만 웃는 순간마다 아기가 엄마의 웃는 얼굴 속의 지친 눈빛은 제발 읽지 말길 바라는 마음이 들곤 한다.

이렇게 살다 가는건가...?
어차피 인류는 멸종하고 언젠가 태양이 불어터지면 지구도 타없어질테고 어느순간 은하계도 무의 상태로 돌아가겠지...
지금의 모든 노오력과 몸부림은 결국 광활한 바다 옆 모래사장의 먼지 한톨이 꿈틀 한 것보다 더한 영향력이 있을까.
어차피 나 하나 좋자고 사는 인생이었다.
뭐하자고 이 험한 세상에 인간을 하나 탄생시켰는지... 그저 미안한 마음뿐이다. 
애가 낮잠을 오래 자주니 오만 잡생각이... ㅋㅋㅋㅋ

날씨가 좋으니 다시 밖으로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