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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일상

근황 - 지난 3주간 있었던 일들


그동안의 제 근황 중 기억에 남는 사건들입니다:


1. 3주전에는 작곡과 학부 동기들과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벌써 우리가 졸업한지가 10년이더군요.. (입학한지 10년도 아니고 졸업한지 10년!!)
다들 바쁘고 일이 늦고 집도 멀었지만, 미리부터 폭풍단체카톡을 한 결과 6명이 극적으로 상봉하게 되었죠!

이날 만난 동기들은 기자가 두명, 회사원 한명, 영화음악 작곡가, 뮤지컬 작곡가...  그리고 저였습니다.
각자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서로의 모습을 보니 너무 재미있었고 신기하더군요.. 다양한 삶을 간접경험 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날 만난 조한나 양은, 아니 작곡가 조한나씨는 오늘(2월 16일)부터 뮤지컬 <날아라, 박씨!>를 무대에 올립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는 무려 결혼식을 하죠.  한나에게 2013년 2월은 정말 평생 기억에 남을 한달이 될 것 같네요^^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남송미술관에서 아티스트 레지던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2주 전 일요일, 저는 그곳에 있는 남송미술관에 답사를 다녀 오기 위해서 같이 레지던시에 선발된 황지현 작가와 함께 지하철과 기차를 타고 가평을 다녀왔습니다.  
봄이 오고 나면 가평의 계곡물을 바라보며 작업을 할 상상을 하니 설레입니다.. 어서 무더위가 찾아와서 수영을 했으면 하는 작은 희망이 있지만, 아마도 6월까지는 이루어지기 힘들겠죠? ㅎㅎ




그로부터 하루 전...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을 위한 영문 웹진인 Seoulist에서 주최하는 워크샾에 다녀왔습니다.
블로거부터 편집자까지 모든 writer에게 유용한 몇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현업에 종사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초빙하여 강연을 맡겼는데, 이렇게 한국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많다는것이 새삼 신기했습니다.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수준급 블로거만 해도 꽤 여러명이 있었는데, 저보다도 서울에 대해 아는게 많은 걸 보고 살짝 뜨끔하기도 하면서도 뭔지 모르게 으쓱한 기분이 들더군요..


이날 만난 Donna가 나중에 TBS 영어방송의 한 코너에 저를 게스트로 초청하여 이틀전에 난생 처음으로 라이브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작곡가로서의 생활과 작품활동에 대한 이야기 등을 하기로 협의했습니다.

이 날을 대비해 저는 수많은 스탠드업 코미디 동영상과 팟캐스트를 보고 들었습니다..  영어로 더듬거리지 않고 이야기 하려면 일단 말을 빨리 하는 코미디언들의 말투를 많이 듣고 익숙해져야 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걸 핑계로 좀 낄낄거리고 즐겁게 하루를 보내고 싶은 마음도 없잖아 있었지요 ㅎㅎ

2013/02/14 - 미국 한인 코미디언들 감상 + 중독ㅠ

어찌됐건 영어로 말을 유창하게 할 준비를 적당히 마치고 생방송 날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그만 일생을 두고 후회할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분당에서 TBS방송국이 있는 명동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어이없이 틀리게 계산하는 바람에 무려 10분이나 늦어버린 것입니다!

진행자는 부랴부랴 다른 음악으로 적당히 때우는 동안 눈썹이 휘날리게 달려간 저는 계획된 인터뷰에서 10분을 적게 해야 했습니다... 그 곳의 모든 분들에게 죄송했지만, 특히나 저를 초대했던 분에게 어찌나 미안하던지...

생방송에 나갈때는 좀 미리 가있는게 당연한건데.. 어쩌다가 이런 어처구니없는 짓을 했는지..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어이가 없을 따름이었습니다.  

어찌됐건, 정신 없고 서두르는 마음에 말을 버벅거릴까봐 긴장할 틈새도 없었는지 다행히고 질문에는 그때그때 대답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4월에 했던 노카 공연에 대한 이야기와, 제가 하는 일이 어떤 분야인지에 대해 조금씩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정말정말 후회가 막심한 하루였지만, 저 자신을 미워하지 않으려 애쓰는 중입니다.  코미디언 앨리엇 챙의 팟캐스트에서 이런 말이 나오더군요:

You might as well just like yourself. Think of all the time you have to spend with yourself!

(자기자신을 그냥 좋아하는게 좋을것이다.  자기자신과 보내는 시간의 양을 생각해보라!)



오늘의 보너스로 설때 만난 조카의 웃는 사진 투척!
떨어지는 도시락통을 보고 웃겨 죽는 신희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