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플레인 베니스 | 2 ARTICLE FOUND

  1. 2012.11.30 수와 율마와 함께하는 베네치아의 일상
  2. 2012.11.15 베네치아 도착 (6)


끙...


베네치아..


문밖으로 한 발자국만 나서면 황홀경히 펼쳐지는 이 곳은 축복받은 땅일까요 저주받은 도시일까요?  밖에서 돌아다닐때는 곡을 써야한다는 묵직한 의무감, 실내에 있을 때는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하는 간지러운 충동.. 단 한순간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ㅠ

행복하지 않다는건 농담이구요.  저는 즐겁게 잘 지내고 있답니다! ㅎㅎ (사진: 무라노 유리공예)

베낭여행 다닐 때, 혹은 잠깐씩 관광을 하던 때와는 달리, 지금 당장 뭔가를 봐야하고, 사야하고, 사진으로 담아햐 한다는 급한 마음이 없는 상태로 지내는 베네치아 땅(?)은 천국이나 다름 없습니다.  눈이 지대로 호강하는 곳이지요.. 감사한 마음이 불끈불끈 솟아오르는 하루하루를 앞으로 오랫동안 잊지 않으려 합니다^^

오늘은 베네치아 산 마르코 광장에서 가까운 곳에서 아틀리에를 운영하는 "율마"와 "수"에 대해 이야기를 조금 할까 합니다.

아틀리에 플레인 베니스

각기 일러스트와 건축이 배경이고 현재는 장기로 세계를 여행중인 이 두 사람은 과거의 걸어온 길은 다르지만, 현재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베네치아에 머물고 있는 든든한 동지이자 "여행예술가"들입니다.  여행을 하다가 이탈리아 아시시의 아티스트 레지던시에 참여하게 되고, 그 때의 경험에 크게 영감을 받아 자신들이 가장 머물고 싶어하는 베네치아라는 도시에서 자기만의 레지던시를 차리고자 우여곡절 끝에 베네치아에서 굉장히 좋은 위치와 환경의 집을 1년간 구하게 되었죠.  여행하고 있는 지금의 삶이 곧 예술이라는 의미에서 "여행예술"이라는 신조어를 율마가 만들어 냈죠.

한국에서의 익숙하고 안락한, 미래가 훤히 내다보이는 삶을 버리고,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 하나로 일구어 나가는 이 분들의 일상에는 예술이 항상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램이 강하게 존재합니다.  그리하여, 매 달 자신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선사해 줄 것으로 기대되는 아티스트를 한명씩 초청하여 레지던시를 운영하는 것과 동시에, 좀 더 단기로 머물고자 하는 분들에게도 게스트룸을 제공하는 소규모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틀리에 플레인 베니스의 게스트하우스 바로가기

율마와 수를 따라 산책을 나서면 일반 관광객은 접해보지 못했던 신기한 장소들을 가볼 수 있습니다.  이 날에도 지도상으로 베네치아의 동쪽 끝으로 튀어나온 곳에 있는 큰 공원 방향으로 산책을 하다가 수목원에도 들르고, 맛집 카페에도 들르는 등, "수"의 설명을 끊임없이 들으며 잔잔한 감흥이 느껴지는 신기한 곳들을 여기저기 들렀습니다..

수목원 계단 아래에 설치된 재활용 나무재질로 된 벽.  그냥 거꾸로 설치된 것이 웃겨서 사진에 담아봤습니다^^

며칠 전에는, 율마의 그림재료들과 지도에 힘입어 자유롭게 그림을 그려봤습니다. 

하루를 시작하면서 드는 생각들을 자유롭게,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표현하고, 중요한것은 지나치게 많아지기 전에 멈추는 것!

정말 형식에 얽매이지 않았네요 ㅋ

중고등학생 시절에 미술 시간에 그림 그리는것이 너무나 설레이고 신났는데, 이상하게도 선생님들은 저를 지금 장난하냐고 혼내시거나 붓을 뺏어서 대신 그려주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말 마음을 다해서 그렸는데 점수는 형편없이 낮은 경우가 태반이었구요.. 그러다가 가뭄에 콩이 날 것 같은 어느 날은 선생님이 흠칫 놀라시더니 예상치도 못하게 최고점수를 주기도 하셨죠.. 제겐 당췌 알수 없는게 그놈의 미술점수였습니다!

수와 율마는 제 음악을 들으면서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고 하길래, 제 피아노 솔로 곡 <White Blessing 2-2>를 틀어줬습니다.  몇번을 반복해서 들으며 그림을 그린 후, 점심시간에는 완전히 지친 기색이 역력하더니 긴 긴 낮잠을 주무시더군요.. 흠.. ㅠ

베네치아에서 구할 수 있는 율마의 이쁜 재료들.. 그림에 붙여도 좋을 듯!

비록 작곡을 하러 오긴 했지만, 이렇게 점점 미술 울렁증에서 벗어나는 경험도 참 재미있고 신나네요.. 새로운 일을 자주자주 접하는 일상이 감사하게 느껴지는 나날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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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오빠와 배낭여행을 하던 2002년 8월, 유럽의 도시에 기차를 타고 도착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역에서 지도를 사고 당장 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 지도상으로 길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었다. 

베네치아에 도착한 날도 어김없이 기차역에서 지도에 코를 박고 있었다. '흠, 여기가 기차 앞 가장 큰 길이군. 지금 나서면 보게 될 큰 길이 이 길이 맞겠지...?'

"지수야, 저기 한번 봐봐..."
약간 놀란듯한 오빠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드니까 눈앞에 드넓은 한강이 펼쳐졌다. 내가 생각했던 지도상의 역앞 큰 길이 길이 아니라 물로 된 대 운하였던것이다...

우린 지도따윈 집어치워버리고 가장 가까운 "정류장"에 가서 아무 바포레토(수상버스)나 잡아타고 감격스러운 유람을 즐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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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와 똑같은 풍경이 계절을 바꾸고 10년이란 세월을 지나, 그 때의 어리벙벙한 주제에 활기만 가득 찼던 나에서 조금 변한, 강산이 한번 변하는걸 겪느라 약간의 그늘이 드리워진(?) 듯한 모습을 하고 아주 약간의 연륜과 티끌만큼의 지혜를 쌓은 나를 두팔벌려 맞이 해 주었습니다. 작곡가라는 단점 투성이로 밖에 안보이던 직업을 내세워서 레지던시에 초청을 받아 베네치아 땅(?)을 만 10년 후에 다시 밟게 될 줄이야... 그것도 여행시절엔 숙박이 너무 구하기 힘들어 포기하고 당일치기로 두번 와야 했던 이 곳에 무려 2주라는 시간을 도시 안에서 먹고 잘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플레인 베니스란 곳으로 초청받아 이번 달 말까지 머물게 되었습니다!

비행기가 마르코 폴로 공항에 착륙할 즈음에 보이던 풍경은 아쉽게도 사진으로 담을 수가 없었지만, 수많은 베네치아가 될 뻔한 습지대들과, 소규모 양식장들을 보며 다시금 베네치아를 만든 사람들의 위대함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시오노 나나미의 "바다의 도시 이야기"를 읽은게 벌써 10년도 더 전의 일이구나..


4.1 버스를 간발의 차로 놓치는 바람에 귀가 찢어질 정도로 목소리가 큰 이태리 아저씨의 독백을 들으며 바포레토 선착장 벤치에 앉아 기다렸는데 결국 옆에 비슷한 노선의 5.1이 먼저 와버렸습니다. 퇴근길로 지친듯한 현지인들은 앞뒤의 실내 의자로 들어가 앉았지만, 저는 풍경을 감상하느라 엄청난 바닷바람을 맞으며 아이폰 카메라에게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를 강요하고 있었죠..

짐을 세개나 지고 끌고 초행길을 가면서도 사진을 찍느라 가다 서다를 반복 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레지던시에 도착 했습니다. 새로운 사람들과 수많은 이야기를 하고 하룻밤을 자고 새벽 7시에 시내의 종소리를 듣고 잠에서 깬 지금도 실감이 안나는군요.. 이 곳 이야기는 앞으로 여러개의 글로 계속 올리겠습니다! 


2012/11/07 - 떠납니다! + [최기순 야생동물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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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travfotos.tistory.com BlogIcon 트레브 2012.11.15 17: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베니스의 석양이 정말 멋지네요. 아이폰으로 풍경 찍어도 전혀 부족함이 없네요. ^^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11.21 06: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아이폰이 생각보다 품질이 좋아요! 프린트 할 때야 한계가 있지만, 온라인 상으로는 제 눈에는 크게 떨어지지 않는거 같아요^^

  2. Favicon of https://zomzom.tistory.com BlogIcon 좀좀이 2012.11.15 18: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마지막으로 갔었을 때와 아직 비슷해 보이는군요 ㅎㅎ 베네치아는 길 찾아다니는 게 꽤 재미있었던 도시로 기억하고 있어요. 작토님께서는 베네치아에서 2주간 머무르실 예정이시군요. 2주간 베네치아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하네요^^

  3. Favicon of https://hdjungin.tistory.com BlogIcon 우리마을한의사 2012.11.16 14: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지금 막 라이브로 올려주시는 거군요! ㅋ지도는 던지고 바로 올라타서 바라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