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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음악과 함께 하는 일상

우여곡절 끝에 미국입성! 아티스트 레지던시 참가중


정말 오랫만에 쓰는 글이네요..


지난 주 토요일에 출국하여 우여곡절 끝에 미국 코네티컷 주 East Haddam에 있는 숲속에 와있답니다!

가난하고 직업없는(?) 예술가들을 위해 숙식을 제공하고 작업공간을 주며 자신이 하던 작업을 마음껏 계속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Artist Residency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 것이죠 ㅎㅎ 


대체 왜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예술가들에게 이런 편의를 제공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군요!

제가 왜 선발되었는지는 더더욱!  오리무중입니다..


이 곳을 알게 된 계기는 촘 복잡하긴 하네요!

때는 2004년..

지금은 운명을 달리했지만, 그때만해도 살아있던 독일작곡가 슈톡하우젠이 매년 여는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쾰른 근교의 한 마을로 각종 4차원 작곡가들과 연주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던 그 때!  같은 민박집에 머물던 스페인 친구 소냐를 알게 되었죠.

(중략)

2008년인가..가물가물, 암튼 영국 유학시절, 잠깐 스페인 여행을 할 때 다시 소냐를 만났습니다.  이때 저를 랄프라는 분에게 소개시켜 줬고, 이 분이 바로 지금 제가 있는 레지던시를 창설하신 분이었죠!  제게 레지던시에 대해 자세히 설명 해 주시고는 저보고 지원 해 보라고 적극 추천해 주셔서 귀를 팔랑거리며 지원서 작성!  그러나 보기 좋게 낙방하고 말았죠 ㅋㅋ

(중략)

작년 말, 그 때만 해도 갓 졸업하고 텅!텅! 비어있는 2012년 스케쥴을 보며 한숨을 지을 무렵, 할일을 찾아 여기저기 알아보고 다녔고, 아티스트 레지던시도 지원하게 되었답니다.  그리고는 한번에 단 6명을 선발하지만 수백명이 지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일말의 희망따위는 다 버리고 깔끔하게 잊고 있었는데, 올해 5월, 갑자기 8월에 올 수 있겠냐고...묻는 것 아니겠습니까?!@#^^


오브 콜스! ㅎㅎ


그리하여 비행기에 오르게 된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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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해터진 공항셀카 저도 좀 해봤어요..근데 외국사람들 많은데서 하려니 머쓱해서 팔을 못 뻗겠더라구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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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반만에 디트로이트에 도착은 했는데, 뉴욕행 비행기가 무려 캔슬이 되었다지 뭡니까.. 관제탑이 벼락맞았다고 하는거 같기도 한데, 미국영어라 자세히 못알아들었어요..ㅋ  그리하여 재발권 해준 표는 무려 다음날 새벽!  심신이 지친 저는 인근 호텔로 향했습니다.  몸살증세가 시작되어서 공항에서 노숙하는건 상상을 못하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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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권만 몇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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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방 ㅋ 간만에 돈ZR좀 했군요.  에헤라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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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창밖으로 보이는 비행기들... 참.. 뭐라고 해야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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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내 분수.  참 징그럽게도 여러번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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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즘이면 나갈수 있을까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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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티모어에서 갈아타고 뉴욕에 와서 바로 셔틀타고 그랜드 센트럴 기차역에 도착!  감동받은 나머지 기차역 전경 촬영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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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역에서 코스프레를 하고 노닥거리는 승객들을 도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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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Saybrook을 경유해서 East Haddam에 있는 레지던시에 드디어 도착!
제 방입니다.  저 혼자 3일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다들 좋은 방 차지하고 저는 책상도 없고 좁은 침실에 배정받았지만, 저야 뭐 침대가 있다는데 그저 행복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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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옷걸이 아이디어 최고!  초저예산 컨셉이군요.. 활용해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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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스튜디오.. 앞으로 4주간 쓰게 될 저만의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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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스튜디오 영창피아노

분당에 있는 집에서 지구 반바퀴를 돌아서 여기까지 왔는데 피아노는 똑같은 영창이군요! ㅎㅎ 

한가지 차이점은, 이곳 피아노는 조율이 되어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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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스튜디오 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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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스튜디오 키보드 및 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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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짐을 풀고 같은 레지던시 사람들과 저녁을 먹고 디저트를 만끽했답니다!  

한명은 주말을 이용해 여친과 캠핑하느라 불참, 한명은 사진에는 안보임..

왼쪽부터 애니메이션 작가 테스(Tess Martin), 사진작가 보아즈(Boaz Aharonovitch), 화가 마이클(Michael Fairfax), 글쟁이 주디스(Judith Stein)입니다.  이번 레지던시 기수엔 미국출신이 3명, 그 외엔 이스라엘, 러시아, 영국 등지에서도 왔더군요..   

 

이렇게 첫 날을 보내고 저는 이틀간 무려 30시간을 잤습니다 ㅋㅋ


다음에는 레지던시 사이트 곳곳에 있는 그림이랑 설치미술 작품들을 보여드릴께요!  지난 10여년간 미술가들이 두고 간게 참~~많군요!  요즘 사진찍기 바쁘다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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