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한달이 속절없이 지나가고

이번 달에도 문화+서울에 칼럼을 기고했습니다.

아래는 편집되기 이전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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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위선양 vs 소외계층과의 공감 -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음악가는?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지휘자 정명훈이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던 시기인 1974년에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쿨에서 입상을 한 후, 서울에서는 그를 위한 카 퍼레이드가 열린 적이 있었다. 해외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콩쿨에서 피아노를 잘 침으로 인해 한국이라는 나라의 위상을 높인 것이 그때는 마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듯 국가적으로 칭송을 받을 일이었던 것이다. 이제는 많은 훌륭한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그와 같은 길을 걷고 있어서 오히려 너무 흔해진 느낌마저 들 정도이지만, 국위를 선양했다는 측면에서 훌륭한 연주자들은 많은 칭찬과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가 훌륭한 음악가라고 생각하며 연주를 즐겨 듣는 한국의 연주자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여 이름을 떨친 후에 국내 활동을 하는 경우이다. 사라 장(Sarah Chang)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를 비롯, 로스트로포비치의 전격적인 지원을 받은 걸로 유명한 첼리스트 장한나(현재는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오페라 가수로 데뷔하며 모짜르트의 마술피리를 가장 잘 소화하는 소프라노라는 칭송을 받으며 지휘자 카라얀의 극찬을 들은 조수미, 독일 작곡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동양음악의 정서를 현대음악에 접목한 윤이상 등이 있는가 하면, 최근 들어서는 작곡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우는 그라베마이어 상을 탄 작곡가 진은숙 뿐만이 아니라 국제콩쿨 입상으로 인해 대중들에게 알려진 피아니스트 김선욱, 손열음, 안종도, 임동혁, 조성진 등도 음악 애호가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연주를 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 사람도 선진국 사람 못지 않게 훌륭한 연주를 뽐낼 수 있다는 것을 자랑하는 것이 그 연주자의 수준을 검증하는 척도라도 된 것처럼, 음악 애호가들은 너도나도 국제콩쿨 입상자들을 찾아다니고, 연주자들 또한 나이가 들기 전에 기를 쓰고 해외의 콩쿨에 도전을 한다. 음악의 본고장에서 공부를 하고 인정을 받는 것이 서양음악을 공부하는 연주자에게는 당연한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대중이 양질의 음악을 검증하는 능력이 부족한 측면도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중음악의 현실은 어떠했는가?


90년대에만 해도 해외의 첨단 대중문화를 국내에 먼저 도입하여 반향을 일으키는 서태지와 같은 뮤지션이 많은 사랑과 동경을 받았다. 그로 인해 댄스그룹이 점차 생겨나게 되고, 미국 흑인의 전유물인 줄 알았던 힙합음악이 성행하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은 서양의 선진(?)문물을 누가 더 빨리, 세련되게 국내에 도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경쟁구도였고, 대중도 한국인에 입맛에 맞게 개사된 미국의 다양한 음악적 시도들을 소비할 수 있게 된 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몇해 전부터 한국음악은 수출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고, 2012년 가을에 싸이가 세계적으로 유명해 지면서 피아니스트로 치면 정명훈같은 음악가가 탄생하는 것과 흡사하게 많은 국민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묘한 승리감에 도취하였고, 이제는 한류로 표현되는 한국 대중문화의 수출이 절정을 치닫고 있다는 사실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며 이전에 일본이 누리던 관심과 사랑을 어느정도 받게 되었다.

우리나라 대중음악과 춤, 그리고 드라마가 아시아권과 그 외 문화권에서 인기를 끌게 되는 이유 중 물론 작품의 질과 품격도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상업적인 성공이 반드시 격이 높은 예술품을 뜻하지 않는 것 처럼, 해외 여러나라로 우리나라 문화사업이 뻗어나가는 것이 반드시 국격을 높이는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마치 수출품 생산을 독려하듯이 한류 문화사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아이돌 그룹에게 국위선양을 하는 애국자 대접을 하고 있다.

여기서 시선을 돌려서 나는 가수 김장훈의 최근 행보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는 이전부터 “기부천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세월호가 침몰하고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이 거리에 나오고 나서부터 가수, 또는 공인으로서의 모든 영향력을 활용하여 그들을 격려하고자 여러가지 활동을 하였다. 급기야는 유가족의 단식에 동조하면서 자신의 몸까지 담보로 내걸며 진실을 알고자 하는 유가족의 바램에 동참을 함으로서 소극적으로 관망하던 많은 일반인들이 용기를 내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게끔 동기를 부여하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고 할 수 있다.

가수로서의 김장훈은 사실 뮤지션으로서의 실력으로 봤을 때 의문이 드는 점이 있다. 오히려 코미디언의 입담에 가까운 재치있는 멘트로 콘서트를 진행하는데 일가견이 있고 그로 인해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된 가수이다. 그렇기 때문에 싸이처럼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며 자신의 노래를 세계에 알리는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수 김장훈, 음악인 김장훈이 우리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싸이의 그것보다 적다고 할 수 있을까? 한 뮤지션의 가치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이다.


두 뮤지션 모두 음악의 품격이나 가창력의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고, 이 둘을 가수로서 단순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을 살펴보면, 음악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 해 보며, 전세계에 k-pop을 널리 알리며 한국의 국가인지도를 높이는 뮤지션과,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약자를 위해 헌신하며 활동하는 가수를 비교해 봤을 때 지금 우리 사회에는 어떤 예술가가 더 필요한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 시점에 왔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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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직접 보러가기(문화+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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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블로그 겸 홈페이지로 워드프레스를 쓰다가 올해 1월에 바로 이 작토 블로그를 만들기 위해 티스토리로 갈아타면서 워드프레스와 비교하며 느낀 여러가지 단상들과 티스토리에 대한 정보 등을 워드프레스에 글로 남긴 적이 있었습니다.  영어로 티스토리에 대해 자상하게 설명 되어있는 몇 안되는 글이었는지, 이 글에 대한 조회수가 의외로 폭발적이었고, 지금까지 댓글은 무려 125개가 달렸습니다.  (문제의 글;;)

댓글들을 보아하면, 티스토리 블로그를 만들고 싶은데, 초대를 받아야 하는거 맞냐는 질문이 대부분입니다.  (분명히 본문에 상세히 설명이 되어있는데;; )

제가 초창기에만 해도 티스토리 초대장을 배포할 권한이 없었지만, 열심히 블로그 활동을 하다보니 조금씩 제게도 초대장이 몇개 생기더군요.  파워블로거 분들은 초대장을 배포할테니 댓글을 달아달라는 공지사항을 많이 띄우시던데, 저야 뭐 그렇게까지 주목도가 높은 블로그도 아니었던지라, 어차피 딱히 초대장을 배포한다고 공지를 띄우기도 민망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켜켜히 방치하고 있던 초대장들을 저는 워드프레스 블로그 겸 홈피에 실린 이 티스토리 관련 글에 댓글로 문의하는 사람들에게 초대장을 보내기 시작하였죠.  딱히 다른데 쓸데도 없는 초대장들인지라, 댓글을 보자마자 오브콜스~!를 외쳐주며 기꺼이 보내주기 시작했습니다.  어쩔 때는 하루에 몇명씩 초대장을 부탁하는 댓글들이 올라오다보니, 이 글의 댓글을 확인하는게 하루 일과의 일부가 되어버렸죠! >.<  현재 댓글 수는 125개랍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티스토리의 블로그 레이아웃이 너무 깔끔하고 이쁘다, 그리고 사진을 큼직하게 올릴 수 있는 것 같아 좋아보인다고 하더군요.  초대장을 구걸하시는 분 중 사진 블로그를 운영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꽤 있었습니다.

재밌는건, 이들 대부분은 한글을 전혀 읽지 못하는데도, 한번 만들어 보고싶다며 초대장을 부탁하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관리 페이지의 단어들을 구글번역기로 죄다 돌려가며 만들었다고 자랑하는 사람도 있었지요.

뭐든지 시작이 반이라 하듯, 이렇게 어렵사리 초대장을 구했으니 블로그를 개설하여 열심히 활동을 하겠지...하고 티스토리 관리페이지에서 링크가 걸려있는, 제 새끼블로그들(?)을 종종 지켜봤습니다.  그러나...

이제껏 50명이 넘는 사람들이 초대장을 얻어가고, 30명이 조금 넘는 사람들이 블로그를 개설하였으나, 그 중에 글이 한개 이상 되는 블로거는 딱! 두명입니다. 블로그를 개설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스팅을 단 한개도 안하거나, 블로그를 만든 날 한두개 정도 포스팅을 한 후 완전 방치해 두는 경우였습니다. 

블로거들이 무슨 주제로 블로깅을 하(려다마)는지도 한번 지켜봤더니, 거의 대부분이 한류스타의 사진을 올려놓는 경우였습니다. 아무래도 한국 팬블로그 등에 구경다니다가 티스토리를 접하고, 자신만의 팬사이트를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뭐 소재가 뭐가 됐건, 가입이 힘든 티스토리때문에 애를 먹는 사람들에게 별 생각 없이 일기처럼 티스토리에 대해 끄적여 놓은 이 글 하나로 도움이 되는 걸 보고 속으로 다소 흐뭇하긴 하네요! 역시 남 좋은 일은 기분이 좋다는..^^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사진출처: windowsforum.kr


업데이트 공지: 이 글은 초대장을 배포하는 안내글이 아닙니다! 초대장 받고 싶으신 분은 이 글을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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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ue3355.tistory.com BlogIcon 춥파춥스 2012.09.30 10: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웅 신기하당 (*_ *♥ 한류 열풍을 티스토리를 통해서 또 실감하는군요 ㅎㅎ
    작곡토끼님두 즐거운 추석 되세용♪

  2. sss 2012.09.30 10: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초대장부ㅏ탁해요

  3. JS`s Box 2012.09.30 10: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발 초대장 좀 주세요earthjoon@daum.net

  4. Favicon of http://simglorious.tistory.com BlogIcon 도플파란 2012.09.30 12: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기하네요... 저도 요즘.. 블로그의 글 유형때문에 워드프레스로 이사를 가야하나 고민중인데... ㅋ

  5. 박윤정 2012.09.30 12: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초대장 보내주세요!!부탁드려요^^

    dbswjd432@naver.com

  6. 2012.09.30 13: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 Rex.G 2012.09.30 15: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mail :yonggong0331@daum.net
    other blog: none
    the blog theme I will do: linux Korea's culture
    I am foreigner,I'm agree with what you posted,It's also the reason I want to join tistory!
    But the invitation is too hard to get it ,I'm looking forward to your invitation!

  8. 팡이 2012.09.30 15: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 초대받고싶어요 ^^
    네이버로 하니까 너무 잘 짤리고 이리저리 힘드네요;;
    자료는 어느정도 모아놨는데 초대장을 못받았어요ㅠㅠ
    작토님 꼭 보내주세요^^

    lacaxia@naver.com

  9. 2012.09.30 15: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0. 이지원 2012.09.30 16: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를 꼭 해보고싶습니다 편하게 자료를 올리고 댓글로 소통을 하고싶은데 네이버는 올리기도 불편하더라고요... 초대장 꼭!받고싶네요ㅜ0ㅜ 부탁드립니다~

    jewon24@nate.com

  11. 박경식 2012.09.30 17: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초대장좀 부탁합니다.ㅠㅠ제가 티스토리에 가입하고싶어서요. 부탁드릴께요!!

    kidking3@daum.net

  12. 리펜슈탈 2012.09.30 18: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토 각하

    포스팅에 전념하신 가온데 귀하의 존체 더욱 건승하심을 앙축하나이다.

    본인은 귀하께서 티스토리 초대장만 보내주신다면

    블로그를 개설하여 첫 SNS를 완성하고자 희망하온데

    허가하여 주시면 감사천만이겠읍니다.

    아울러 말씀 드릴 것은 본인은 앞으로 온오프를 막론하고

    일체 잉여질을 하지 않겠으며

    일방 티스토리의 안보와 블로거의 안정을 해하는 행위를 하지 않겠음을 약속드리면서

    귀하의 적선을 앙망하옵니다.

    choiflow@gmail.com

  13. 2012.09.30 18: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4. Favicon of https://chunchu.tistory.com BlogIcon 천추 2012.09.30 23: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명절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15. 2012.10.01 01: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6. Favicon of https://funzy.tistory.com BlogIcon 도플겡어 2012.10.01 17: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배포하다가 나중에 배포받으신 분들의 블로그보면 제대로 블로깅 하고 계시는 분들이 정말로 손에 꼽을 정도더라구요.

  17.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10.30 21: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들 감사합니다!
    이렇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실 줄이야!! ㅠ
    그런데, 어떻하죠...
    지금은 초대장이 거의 없어요..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워드프레스에서 댓글들이 더 달려서..

    그래서 여기에 댓글 주신 분 중, 정말로 제대로 된 블로그를 운영할 것 같다고 느껴지게끔 포부를 밝히신 분들 중 선착순으로 일단 초대장을 드렸어요.
    다른 분들은 다른 곳을 알아보셔야 할듯 ㅠ
    그리고 초대 받으신 분들.. 일주일간 블로그 개설 안하시면 다른데서 초대 받으신 걸로 여기고 초대취소 하겠습니다.
    다들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18. Favicon of https://gogglestory.tistory.com BlogIcon 고글 2014.10.04 0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금 전 번역기로 돌린 듯한 초대장신청댓글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스팸메일인지 하는 생각에 이메일로 한국어와 영어를 병기한 메일을 보내보니, 세상에 외국인이시더군요 ㅋㅋㅋ 초대장 쏴 드리고 메일로 얘기 잠깐 하다 왔습니다. 그 분도 친구한테 소개받고 사진블로그를 운영하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이후 관련궁금증 구글링하다 여기 들려 글 잘 읽고 갑니다 ㅎㅎㅎ





"한국음악이란 것은 대체 무슨 음악을 말하는가?"

(일단, 한국음악의 정체성에 관한 정확한 개념정의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 링크)

대학에 진학하면서 고등학교때 까지는 몰랐던 먹먹한 작곡가의 세계로 떠밀려 들어갔었다. 술과 담배로 덮혀있는 선배들의 심각한듯 하면서도 장난스러운 모습을 약간의 두려움을 가진 채 들여다보았더니 각자의 개성이 농후히 뭍어나는 사람들이 음악에 대한 토론, 교수님들의 강의모습 패러디, 신변잡기 및 음담패설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나가고 있었다.  그리하여 학교, , 레슨 선생님 댁 만을 전전하던 내 고등학교 시절의 잔잔한 (물론 그때 당시에는 우여곡절이 많고 정신이 없다고 느끼기도 했지만..) 호수의 수면과 같은 마음상태에 이별을 고하고 온갖 변덕을 겪는 파도와 같은 심리가 되어갔다.

1학년 연주수업때 강석희 교수님이 한 말씀 하신 것이 기억난다. 다들 넓고 다양한 현실은 모른 채 자기들만의 좁을 세계안에서 뭔가 꿈을 꾸고 있는 듯 하다고.. (그러시더니 1시간 가까지 제자이신 작곡가 진은숙님에 대한 자랑에 빠지셨다)

돌이켜보면 맞는 말씀이다.

고등학교때 모짜르트와 브람스, 바하 등 서양 클래식 음악에 빠져서 들으며, 작곡 레슨 시간에 두도막 형식의 피아노 곡을 쓰고, (잘 할 수 있게 되면 세도막으로 넘어갔다.  Olleh!) ‘나는 가볍게 통통 튀는 천재 모짜르트보다는 인간적인 고뇌와 고집스러움이 드러나는 베토벤이나 브람스 같은 작곡가처럼 곡을 쓰고싶다’고 생각하며 반복적으로 같은 악구를 재사용하던 시절.. 분명 나는 현실감각이 전혀 없이 꿈을 꾸고 있었다. 이 꿈은 대학입시를 치루고 입학을 코앞에 둔 채 지도교수님을 찾아갔을 때 찬물이 끼얹혀진다.  그때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성대하게 치뤄지던 범음악제 (Pan Music Festival)의 실황 음반들을 들려주시면서 이제부터는 입시준비를 위해 하던 것들을 그만두고 현대음악(?)을 써야 한다고 말씀을 해 주신 것이다.

당최 형식이고 구조고 알 수 없는 신기한 소리들을 들려주시면서 앞으로는 이런걸 써야 한다고 말씀하시니 백지와 같던 나의 음악세계에 대체 어느 붓과 놀림으로 첫 획을 그으란 말인가! 엄청나게 신기하면서도 막막함을 견딜 수 없는 상태로 일단 개발새발 곡을 쓰기 시작하면서 든 생각: 그래, 난 한국인이니까 한....을 써야 해!

그때부터 나의 한국음악 및 국가정체성에 대한 고뇌가 시작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주제에 관한 자료조사는 게으름으로 인해 늘 뒷전이고 혼자 머리속으로 온갖 궁상을 다 떠는 버릇은 항시 대기중이어서, 오로지 등하교 길(각각 2시간이었으니 시간은 충분했다)의 내 머리속에서만 한국음악의 미래에 대한 사색이 이루어졌다...

또래 작곡과 학생들 몇명에게 국악에 관심 있냐고 물어봤다가 코웃음과 함께 그런거 안한 다는 대답을 들었고, 답답함을 못 이기고 취중진담으로 강사급 선배님과의 술자리에서 “선배님은 곡을 쓰실 때 국가나 민족을 생각하시나요?”하고 들이댔다가 헤드락과 또 한번의 원샷을 강요받을 무렵, 그때 당시의 좁디 좁은 인맥으로는 이러한 고민을 교류 할 수 있는 마땅한 사람과 방법을 찾을 길이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웃어넘길 일이지만, 이 때 난 정말 답이 안나오는 현실이 너무 섭섭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

2학년이 될 무렵, "차라리 국악작곡과에서 가르치는 강좌들을 듣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듣게된 국악반주 수업.

장고를 쥐는 방법을 배우고, 황병기의 가야금 독주곡에 맟춰 어설프게 반주동작들을 따라하면서 '나는 누구인가...여기는 어딘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황병기는 가야금의 대가이자 국악을 현대음악의 범주로 끌어올릴 뻔 했던 위대한 작곡가이다.  하지만, 가야금으로 화음을 치고, 서구적인 곡 구조를 대입하는 등, 그닥 한국음악의 정체성에는 다가가지 못하는 느낌의 음악들이 많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오히려, '아, 가야금으로도 화음을 탈 수 있구나!'하는 깨달음을 많은 음악인들에게 주며 국악기의 서양화를 도발하는 도화선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 때도 느꼈지만, 지금에 와서 더 도드라진 현상인 국악의 서양음악화와 그 후유증에 대해선 향후에 아주 긴 포스팅으로 자세히 논해야겠다 ㅠ

당최 맞물리지 않을 것 같은 국악과 (서양)현대음악의 미학과 작곡법들을 가지고 어설픈 고민짓을 하다가, 우연히 작곡법 시간에 들은 특강에서 해결의 실마리까진 아니더라도, 왜 내 고민들이 해결이 안되는 지 정도는 알게 되었다.

예술(Kunst)의 개념 자체가 서구의 것이기 때문이다.

19세기에 성립된 (비실용적, 다시말해 아무 쓰잘데기가 없는) 예술의 개념은 서양철학에서 비롯된 것이고, 한국의 미학(이 미학이라는 개념조차 유럽 것이지만 하튼)에 해당사항이 없는 담론이거나 내가 미처 공부하지 못한 부분인데, 굳이 같은 음악이랍시고 그들을 끼워맞추려는 발상자체가 근본적으로 틀린 접근방식 아닌가!

대학교 4학년 무렵.  나는 옛 국악 작품들을 연구하고 국악철학(?)을 공부하기 위해서 유학을 미루고 싶었으나..나의 고민을 털어놓은 몇 안되는 선생님과 선배들, 심지어 특강을 하셨던 분까지, 모두 만류를 하셨다.  일단 넓은 세상으로 나가서 더 배우고 하다보면 저절로 풀릴 문제들도 많다고 하셨다.  

2006년, 독일에 놀러가서 아쟁을 연주하시는 작곡가 김남국 선생님을 다름슈타트 음악제에서 만났을 때, 느낀바가 많았다. 
독일 작곡가 한스 젠더(Hans Zender)에게 사사한 이 분은 아쟁을 들고 유학을 가셨는데, 이 악기에 매료되어서 한스 젠더가 직접 아쟁을 이용한 작품을 작곡하고 연주를 부탁하신 것이다.  필자도 아쟁이라는 악기가 신기해서 몇달간 국악학원을 찾아가 직접 배우기도 했는데, 김남국 선생님 말씀대로 어디 산에라도 들어가 1년간 도닦듯이 무형문화재에게 사사라도 받고 싶었다.  그정도로 국악이 내 살과 피에 내제되어있지 않고 이론적으로만 터득한 악기에 대한 지식으로 곡을 쓴다면 한스 젠더와 같은 외국인 작곡가의 국악기 작품이랑 다를 바가 있을까?

이런식으로, 오히려 한국의 악기들이 유럽에서도 각광을 받기 시작했는데, 사실 일본이나 중국의 악기들 보다는 인지도가 많이 낮은 것이 현실이지만, 국악인들이 외국으로 많이 진출하고 한국 작곡가들이 더욱 국악기를잘 활용한 걸작들을 많이 쓰면 사람들의 시야도 넓어지고 한국문화의 위상도 높아지지 않을까?  

내가 상상한 신한류에 대한 때이른 공상을 하며 오늘도 창밖 먼 산만 바라보았다... 쿵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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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gracedealer.tistory.com BlogIcon ★Jefferson 2012.01.27 23: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전문가이셔서 글을 조금은 정독해야 알아들을수 있네요..^^ 제 생각은 결국 음악의 본질은 음악을 연주하거나 만드는 사람의 정서와 문화와 한이 아닐까 싶은데요. 국악이나 판소리 얘기할때 항상 따라오는 단어가 한이지 않나 싶습니다. 악기는 음악의 본질이라기보다 결국 수단로써 역할이지 않나 싶기도 하구요. (제가 비전공자라서 사실 전문가한테 이런리플 다는게 좀 그렇기는 하네요 ㅎㅎ)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1.29 09: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어떤 의견이든 제겐 도움이 되니까 환영입니다!!ㅎㅎ)
      음악의 본질은 만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정서와 문화라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그걸 감상하는 분들 역시 그들이 느끼는것이 정답인지 고민할 필요가 없는거구요.. 악기는 단지 수단일 뿐인것도 맞는 말씀이지요. 결국 제가 쓰는 음악은 제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뭐가 되었든 어떤 면에서는 한국음악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요.
      단지, 생산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서를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을 찾고 싶기 때문에 이런 고민들을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좀 뜬구름 잡는 생각들이 많긴 해요..이제 고민 그만하고 곡을 좀 써야겠네요^^;;;

  2. Favicon of https://connieuk.tistory.com BlogIcon 영국품절녀 2012.01.29 08: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 전통 악기와 소리의 신한류 기대가 됩니다. ^^
    좀 어려웠지만, 잘 읽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1.29 09: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렵게 써서 죄송해요 ^^;;
      쉽게 풀어쓴다는게 생각보다 엄청 어렵네요...
      품절녀님 글 오늘도 잘 봤어요~ㅎㅎ
      저도 진!짜 괴짜같은 친구를 옆에서 본 적이 있어서..참 세상은 넓구나~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그래서 더 공감이 가네요 ㅎㅎ
      좋은 하루 되세요!

  3. Favicon of https://tranky.tistory.com BlogIcon 라플란드 :) 2012.02.13 0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새는 국악도 다양해지고 새롭게 변형된 국악음악도 많이 나와서 좋아요.
    정민아 씨던가, 김민아 씨던가...이름은 잘 기억 안 나는데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가야금을 연주하며 노래부르시는데 상큼하고 좋던걸요?
    클래식도 국악도, 음악은 다 좋은 거니까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4. Favicon of https://zomzom.tistory.com BlogIcon 좀좀이 2012.09.09 19: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음악에 한정된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외국어를 공부하다보면 종종 '우리의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종종 빠지게 되거든요. 사실상 단절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 민족에게 과연 우리의 것이 무엇인지 참 고민 많이 되는데 아직도 답을 못 찾고 있답니다. 경복궁이 한국의 것이고 한국의 자랑거리라 하지만 경복궁을 보며 친근함을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거든요. 그저 어릴 때부터 그렇게 배워오고 계속 들어왔기 때문에 세뇌된 것 뿐이지, 실상 기와 지붕보다 슬레이트 지붕이 더 친숙하고 편하게 느껴지는데 과연 '슬레이트 지붕의 집이 한국적인 거야'라고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구요 ㅎㅎ;

    이런 문제는 정말 우리 모두의 숙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9.15 08: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 감사합니다^^
      사실 외국어를 공부하거나 외국에 나갔을 때가 역설적으로 우리의 것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게 와닿는 계기인 것 같아요.
      전통을 친숙하게 여기지 못하는것은 일제 치하로 인한 역사의 단절때문이기도 하고 교육의 문제이기도 하죠.. 근본적으로 문화란것은 항상 변화하는 것이라는 기본적인 특성도 무시할 수 없구요.
      친숙한것과, 문화정체성과의 연관성도 재미있는 생각거리네요.. 앞으로 갈수록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획일화 되어가고 있는데, 다들 같은 물건, 같은 디자인(코카콜라, 맥도날드)에 친숙함을 느낀다면 이것 또한 문제인건지...
      생각할게 많네요!

  5. Favicon of https://smita.tistory.com BlogIcon Smita 2013.05.02 23: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틀리에 플레인 베니스를 통해서 이 블로그를 알게되었습니다:) 제 전공은 한국음악(아쟁)인데, 평소 제가 너무 생각없이 음악을 하지 않았나 하고 반성하게 되네요. 생각은 많이 해 봤지만 그리 깊은 생각은 아니었고요ㅎㅎ
    개인적으로 국악창작음악에 대해 느끼는 것은 한 번 연주 되어지고 사라지는 곡들도 많고, 계속 들으면 질리는 음악도 있고, 혹은 국악도 서양음악도 아닌 모호 한 것도 많고.. 연주하면서 긴가민가 할 때 가 많더라고요. 반면에 정악이나 산조 같은 전통음악은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무언가가 있고요. 그래서 지금까지 계속 계승되어 왔구나 싶어요. 아무튼 창작음악이 어떻든간에 저는 연주자로서 곡을 잘 소화해야하는데.. 아직은 정말 많이 부족하네요. 몇 년전 김남국선생님이 작곡하신 곡을 공연장에서 보고, 악보를 봤는데 너-어무. 어렵더라고요.
    레지던시에 참가하셨던 걸 보고 저도 해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대해서 무척 궁금해졌어요:) 평소 한국음악을 소개하고싶어서 배낭여행을 하며 악기를 가지고 다니기도 했거든요. 아쟁은 너무 무거워서 못들고 다녔지만요.ㅠㅠ
    블로그의 글들 무척 흥미롭게 보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3.05.03 10: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국악을 이용한 프로젝트로 해외 레지던시 문을 두드리면 좋을 것 같네요! :) 외국 레지던시 관심 있으시면 http://www.transartists.org/artist-in-residence 요기 구경하세요. 데드라인별로 정리돼있어요 ㅎㅎ
      요즘 거문고로 영산회상 배우고 있는데, 느려터지고 음도 얼마 없는 상령산도 어찌나 매력적인지...
      사실 지금 작곡되는 음악중에 이렇게 길이 남을 곡은 극소수겠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많이 쓰고 연주하고 해서 좋은 작품을 찾는 일인 것 같아요.

      흔적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