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포스팅에서 단돈 만원이 채 안되는 금액(5 파운드)을 지불하고 전 세계의 거장들을 코앞에서 볼 수 있는 프롬스(Proms)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워낙 방대한 프로그램과 라인업을 선보이는 올해 프롬스를 소개하는데, 한 차례의 포스팅으로는 부족하더군요!  그래서 몇가지 흥미로운 이벤트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풀어나가려 합니다.


올해 올림픽 시즌을 맞이하여 준비되는 특별한 프롬스의 해.  놓치지 말아야 할 공연들 다섯개를 엄선하여 소개합니다.


1. 작곡가 피에르 불레즈의 작품 초연

피에르 불레즈(Pierre Boulez)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현대음악 작곡가이자 지휘자입니다.  80이 넘은 나이에도 열심히 작품활동은 물론, 세계적인 지휘자의 자격으로 지휘봉을 휘두르고 있는 피에르 불레즈가 최근 작곡한 곡들을 프롬스에서 초연합니다.  


2. 존 케이지의 날 (John Cage Day – Aug 17)

또 한명의 현대음악 작곡가, 존 케이지를 위해 프롬스에서는 하루를 꼬박 할애를 하여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1960년대 아방가르드 음악의 선두주자로, 대표작인 '4분 33초'라는 제목의 작품은, 피아니스트가 무대에 올라가 피아노 뚜껑을 열고 단 한 음도 연주하지 않은 채로 4분 33초를 버티는(?) 작품입니다.  음악과 소음의 경계를 탐색하는 이 작품의 연주는 아이디어 만으로도 음악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사건이었지요.  이 작품 뿐만이 아니라, 피아노 줄 사이에 이물질을 끼워서 야릇한 소리를 내게 하는 프리패어드 피아노(prepared piano)를 위한 작품 등, 여러가지 신선한 아이디어들을 시도한 용감한 예술가였습니다.  올해는 존 케이지가 태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이므로 이를 기념하기 위해 프리패어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등 다양한 작품이 연주가 됩니다.


3. 하이드 파크에서 진행되는 야외공연에 출연예정인 카일리 미노그

클래식과 아방가르드에서 대중가수까지 아우르는 포용적인 라인업이 BBC Proms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닐까 생각이 되는데요, 위에 소개한 존 케이지와 같은 전위적 예술가와 나란히 소개되는 호주출신의 영국가수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  80년대에 영국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아직까지도 가수로서 왕성히 활동을 하는 매력적인 미녀가수 카일리 미노그는 하이드 파크에서 진행되는 야외공연의 간판스타로 출연이 확정되었습니다.


4. 월리스와 그로밋이 작곡하고 연주하는 음악 (Music from Wallace and Gromit)


월리스와 그로밋을 사랑하는 남녀노소 영국인은 이 날을 놓치면 안되겠군요.  "이 래드 협주곡"(Concerto in Ee, Lad)이 작곡이 되어 월리스와 그로밋이 실제로 연주에 참여하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영국 작곡가가 월리스를 위해 대필하여 작곡된 협주곡은 프롬스에서 월리스와 그로밋의 협연으로 오로라(Aurora) 오케스트라에 의해 초연 된다고 합니다!

"월래스에게 출연 제의를 했을 때만 해도 워낙 바쁜 인물인지라 성사될 지 확실하지가 않았지요." 프롬스 총 책임자 로저 라이트(Rodger Wright)는 심각한 얼굴 표정으로 텔레그래프지(The Telegraph) 기자의 인터뷰에서 말했답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짬을 내서 출연 해 준 월리스와 그로밋으로 인해 오케스트라 음악을 더욱 쉽고 재미있게 접할 기회를 가진 영국 어린이와 어른들은 참 행복할 것 같습니다.



5. 프롬스의 마지막날, 절대 빠지지 않는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 

영국은 서양음악의 역사상 여러 세기동안 주변국에 머무르는 수모(?)를 겪었지만, 에드워드 엘가(Edward Elgar)같은 위대한 작곡가가 영국에서 탄생하기도 했었답니다.  프롬스 마지막 날, 마지막으로 연주되는 음악으로는 국가가 연주되기 직전에 바로 이 곡을 전통적으로 연주해왔는데, 바로 위풍당당 행진곡(Pomp and Circumstance March)랍니다.

올해는 예외적으로 후버트 패리(Hubert Parry)의 "예루살렘(Jerusalem)"도 연주가 되는군요.  이는 영국 왕실의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에도 사용되었던 음악입니다.

이렇게 성대하게 치뤄지는 프롬스에 직접 참석할 수 없다는게 애석할 따름이네요.. 제일 다이나믹하고 재미난 시기에 런던에 있을 수 없다는게 못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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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yunigil.tistory.com BlogIcon 다릿돌 2012.06.12 21: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아요. 잘 보고갑니다.

  2. Favicon of https://pocarisweatblog.tistory.com BlogIcon POCARI SWEAT 2012.06.13 11: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국에 서서보는 음악회 참 재미있네요.
    눈에 띄는 음악회도 있고~ 한번 가보고싶은 곳이네요!^^




hazzystory.com에 실린 글입니다.

©BBC

올림픽 시즌을 맞이하여 런던시에서 준비하는 문화행사 소식은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를 계속 깜짝 놀라게 합니다.  다니엘 바렌보임이 베토벤 심포니 전곡을 지휘하는가 하면 월레스와 그로밋(Wallace and Gromit)이 전격 출연하는 행사도 아우르는 BBC Proms의 프로그램이 최근에 발표되었기 때문에죠.  세계의 어느 음악축제가 이렇게까지 다양한 장르와 깊이를 아우를 수 있을까요?  올림픽을 맞이하여 치루는 런던의 문화행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프롬스란 무엇인가?

©Yuichi Shiraishi

런던에서는 생활이 여유롭지 않은 서민이라고 해서 문화생활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지는 않습니다.  여러 무료공연이나 강좌가 많이 개설되있기도 하지만, '문화예술은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만 향유하는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별로 없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현상을 잘 반영하는 것이 매년 여름에 열리는 프롬스Proms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누구나 시간을 내서 미리 줄을 서기만 하면 단돈 5파운드(약 9000원)를 내고 걸출한 음악가들이 연주되는 프롬스는 올해 118회째를 맞이하였습니다.  본래 이름은 Henry Wood Promenade Concert 인데, '걷다', '산책' 등의 뜻을 지닌 promenade가 '서서보는 음악회'라는 뜻을 내포합니다.   프롬스를 보기 위해 줄서는 시간이 길어지면 앉아서 책을 읽거나 도시락, 심지어 와인까지 가져와서 담소를 나누며 오후시간을 한가로이 보냅니다.  

©peterduncanson.net

여기에 출연한 음악단체들만 해도, 전세계의 최고 수준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연주자들이 대거 모여들며, 대가의 작품이 초연되는 등, 영국 클래식 음악계에선 최고의 행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BBC심포니는 물론, 시카고 님포니 등 여러 오케스트라와 지휘자가 무대를 거쳤고, 피아니스트만 해도 마르타 아리헤리치, 중국의 랑랑 등 슈퍼스타 급 연주자들이 출연했으며, 몇년전에는 작곡가 진은숙의 첼로협주곡이 초연되었습니다.  그리고, 별도로 운영되는 한밤의 콘서트에서는 다양한 가수들과 재즈 뮤지션들이 출연을 한답니다.

프롬스에 출연했던 제이미 쿨럼(Jamie Cullum)  ©londonjazz.blogspot.com


올림픽을 맞이하여 대폭 확장된 올해의 프롬스 - 두달간 무려 92개의 콘서트

지난 달 중순에 발표될 2012프롬스의 라인업은 여느 해보다도 야심찬 계획을 진행했던 흔적이 였보였습니다.  그동안 진행해왔던 프롬스의 규모에서 약 2배가량이 늘어나 두달간 92개의 콘서트를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매년 8월부터 9월초까지 매일 두세차례씩 음악회가 열리던 프롬스는 올해는 그 규모를 대폭 확장하여 두달여간의 기간에 걸쳐 다양한 콘서트가 진행됩니다.  그 중 대표적인 몇가지만 오늘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BBC


바렌보임 지휘의 West-Eastern Divan Orchestra. 베토벤 심포니 전곡 연주

프롬스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프로젝트로는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Daniel Barenboim)이 이끄는 West-Eastern Divan 오케스트라의 베토벤 심포니 연주가 있습니다.  7월 20일에 시작되어 27일, 바로 올림픽 개막식날 절정으로 치달아서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인 '합창교향곡'이 연주가 됩니다.

West-Eastern Divan 오케스트라 ©BBC


그 외에 주목할만한 클래식 공연으로는 그리고, 8월 30일과 31일에는 사이먼 래틀(Simon Rattle)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Berlin Philharmonic), 9월 6일과 7일에는 베토벤과 브루크너의 작품들을 연주할 비엔나 필하모닉(Vienna Philharmonic)등이 있습니다.  사이먼 래틀은 영국출신 지휘자로, 버밍험 시립 교향악단(City of Birmingham Symphony Orchestra)을 지휘하다가 2002년에 카라얀(Karajan)이 지휘하던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베를린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를 맡게 되었죠.

Simon Rattle  ©oaeblog.wordpress.com

너무나도 화려한 프로그램을 과시하는 2012 프롬스 시즌!  매년 프롬스의 대미를 장식하는 하이트파크 야외공연에 대한 소개와 브릿팝 아티스트들의 라인업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기회에 더 자세히 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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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arthurjung.tistory.com BlogIcon Arthur Jung 2012.05.09 14: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우와~
    런던에 가고 싶어요! ㅋ

  2. Favicon of https://moreworld.tistory.com BlogIcon moreworld™ 2012.05.13 22: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스팅 보고 bbc proms 바로 예매했습니다. ^^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