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zzystory.com에 실린 글입니다.

©BBC

올림픽 시즌을 맞이하여 런던시에서 준비하는 문화행사 소식은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를 계속 깜짝 놀라게 합니다.  다니엘 바렌보임이 베토벤 심포니 전곡을 지휘하는가 하면 월레스와 그로밋(Wallace and Gromit)이 전격 출연하는 행사도 아우르는 BBC Proms의 프로그램이 최근에 발표되었기 때문에죠.  세계의 어느 음악축제가 이렇게까지 다양한 장르와 깊이를 아우를 수 있을까요?  올림픽을 맞이하여 치루는 런던의 문화행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프롬스란 무엇인가?

©Yuichi Shiraishi

런던에서는 생활이 여유롭지 않은 서민이라고 해서 문화생활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지는 않습니다.  여러 무료공연이나 강좌가 많이 개설되있기도 하지만, '문화예술은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만 향유하는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별로 없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현상을 잘 반영하는 것이 매년 여름에 열리는 프롬스Proms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누구나 시간을 내서 미리 줄을 서기만 하면 단돈 5파운드(약 9000원)를 내고 걸출한 음악가들이 연주되는 프롬스는 올해 118회째를 맞이하였습니다.  본래 이름은 Henry Wood Promenade Concert 인데, '걷다', '산책' 등의 뜻을 지닌 promenade가 '서서보는 음악회'라는 뜻을 내포합니다.   프롬스를 보기 위해 줄서는 시간이 길어지면 앉아서 책을 읽거나 도시락, 심지어 와인까지 가져와서 담소를 나누며 오후시간을 한가로이 보냅니다.  

©peterduncanson.net

여기에 출연한 음악단체들만 해도, 전세계의 최고 수준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연주자들이 대거 모여들며, 대가의 작품이 초연되는 등, 영국 클래식 음악계에선 최고의 행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BBC심포니는 물론, 시카고 님포니 등 여러 오케스트라와 지휘자가 무대를 거쳤고, 피아니스트만 해도 마르타 아리헤리치, 중국의 랑랑 등 슈퍼스타 급 연주자들이 출연했으며, 몇년전에는 작곡가 진은숙의 첼로협주곡이 초연되었습니다.  그리고, 별도로 운영되는 한밤의 콘서트에서는 다양한 가수들과 재즈 뮤지션들이 출연을 한답니다.

프롬스에 출연했던 제이미 쿨럼(Jamie Cullum)  ©londonjazz.blogspot.com


올림픽을 맞이하여 대폭 확장된 올해의 프롬스 - 두달간 무려 92개의 콘서트

지난 달 중순에 발표될 2012프롬스의 라인업은 여느 해보다도 야심찬 계획을 진행했던 흔적이 였보였습니다.  그동안 진행해왔던 프롬스의 규모에서 약 2배가량이 늘어나 두달간 92개의 콘서트를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매년 8월부터 9월초까지 매일 두세차례씩 음악회가 열리던 프롬스는 올해는 그 규모를 대폭 확장하여 두달여간의 기간에 걸쳐 다양한 콘서트가 진행됩니다.  그 중 대표적인 몇가지만 오늘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BBC


바렌보임 지휘의 West-Eastern Divan Orchestra. 베토벤 심포니 전곡 연주

프롬스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프로젝트로는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Daniel Barenboim)이 이끄는 West-Eastern Divan 오케스트라의 베토벤 심포니 연주가 있습니다.  7월 20일에 시작되어 27일, 바로 올림픽 개막식날 절정으로 치달아서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인 '합창교향곡'이 연주가 됩니다.

West-Eastern Divan 오케스트라 ©BBC


그 외에 주목할만한 클래식 공연으로는 그리고, 8월 30일과 31일에는 사이먼 래틀(Simon Rattle)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Berlin Philharmonic), 9월 6일과 7일에는 베토벤과 브루크너의 작품들을 연주할 비엔나 필하모닉(Vienna Philharmonic)등이 있습니다.  사이먼 래틀은 영국출신 지휘자로, 버밍험 시립 교향악단(City of Birmingham Symphony Orchestra)을 지휘하다가 2002년에 카라얀(Karajan)이 지휘하던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베를린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를 맡게 되었죠.

Simon Rattle  ©oaeblog.wordpress.com

너무나도 화려한 프로그램을 과시하는 2012 프롬스 시즌!  매년 프롬스의 대미를 장식하는 하이트파크 야외공연에 대한 소개와 브릿팝 아티스트들의 라인업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기회에 더 자세히 해 드리겠습니다.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1. Favicon of https://arthurjung.tistory.com BlogIcon Arthur Jung 2012.05.09 14: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우와~
    런던에 가고 싶어요! ㅋ

  2. Favicon of https://moreworld.tistory.com BlogIcon moreworld™ 2012.05.13 22: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스팅 보고 bbc proms 바로 예매했습니다. ^^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6월 21일부터 9월 9일까지 진행되는 런던 2012 페스티벌(London 2012 Festival)과 컬쳐 올림피아드에 대한 소개를 하려고 합니다.

출처: 런던 2012 페스티벌 홈페이지


런던 올림픽을 맞이하여 영국은 올림픽을 개최했던 여느 나라와 다름없이 스타디움을 짓고, 도시 미관을 재정비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판에박힌 올림픽 준비활동 외에 정말 야심차게 준비해온 프로젝트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올림픽이 시작하기 두달 전부터 장애인 올림픽인 패럴림픽의 폐막일까지 이어질 문화예술 행사 퍼레이드인 런던2012 페스티벌입니다.


런던2012 페스티벌은 무엇인가?

런던2012 페스티벌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컬쳐 올림피아드(Cultural Olympiad)에 관한 설명이 필요한데요, 이 컬쳐 올림피아드는 런던올림픽을 겨냥하여 무려 2008년부터 지원해왔던 각종 문화 프로젝트 모음입니다.  런던올림픽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지원하는 컬쳐 올림피아드에서는 크게 여섯가지 주제로 나뉘어서 장기 프로젝트를 시행해 왔습니다.  


컬쳐올림피아드를 대표하는 다양한 분야들 (출처: 런던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혹시 제가 지난달에 소개드린 영국 교도소 음악회 포스팅이 기억 나시나요? 이 프로젝트는 창작음악 분야에서 컬쳐올림피아드의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작품 중 하나랍니다.  (영국 교도소의 아주 특별한 음악회 보러가기)  또한 Rei Moon님이 소개하신 데이비드 호크니의 전시, A Bigger Picture도 이 컬쳐 올림피아드의 일환으로 개최된 행사랍니다 (관련 포스팅 보러가기)


이렇게 미리부터 전시 등으로 발표가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이 결과물로서 공연이나 전시를 하게 될 경우 그 무대가 바로 런던 2012 페스티벌입니다.  그러므로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색다른 컨셉의 프로덕션 결과물들을 접할 수 있는 아주 흥미로운 행사들이 이어질 것이 분명하지요.  컬쳐올림피아드에서 준비된 작품 뿐만 아니라, 영국을 대표하거나 런던올림픽과 연관성이 있는 다양한 분야의 행사들이 준비중이랍니다.





런던 2012 페스티벌 행사 소개


미술, 영화, 음악, 무용, 연극, 패션, 요리 등 수많은 분야의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중이고 그 수가 1000개에 이른다고 하니, 하나하나를 소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런던 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도 아예 검색기능을 설치해두고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분야를 날짜별로 검색할 수 있도록 해 두었답니다.


1000개에 이르는 행사들을 검색하는 도구(출처: 런던 2012 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



특히, 이 행사들 중 무료로 입장하거나 따로 예약이 필요하지 않은 야외 행사들도 매우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예고도 없이 출현해서 선보이는 게릴라성 퍼포먼스도 다수 등장할 예정이라고 하니, 올림픽을 맞이해서 런던을 방문하는 수많은 관광객들과 선수들 및 기자들은 눈과 귀가 심심할 사이가 없을 것 같네요.  


코벤트 가든의 거리의 마술사.  이런 분들이 런던 전역에 등장하려나요? ©aarhustech.dk




Secrets: Hidden London - 런던 구석구석을 집중탐색한다!


런던에서 유명한 장소에 밀려 주목을 받지 못하는 조용한 구역들에 관심을 기울이기 위한 일환으로 런던 구석구석에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되는데, 그 중 하나는 신진작곡가 미란 칼릭스(Miran Calix)의 사운드 인스톨레이션 Nothing is Set in Stone입니다. 레드브리지 구역의 조용한 공원에 설치될 이 작품은 소리와 감각으로 관객과 상호작용하는 사운드시스템을 개발하고 활용하였습니다. 


미란 칼릭스의 전시물이 설치될 페어롭 워터스(Fairlop Waters)공원





슈톡하우젠의 오페라 "빛" 중에서 "수요일" (Mittwoch aus Licht) 런던초연


칼하인즈 슈톡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은 20세기를 풍미했던 작곡가이자 전자음악의 선구자입니다.  독일 출신의 이 작곡가의 작품은 영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슈톡하우젠이 인생의 후반기에 무려 25년간 작곡에 몰두했던 초대형 오페라 모음인 빛(Licht) 시리즈는 각 요일 이름을 딴 제목의 7개의 오페라들로, 총 연주시간이 29시간에 달한답니다.  이 일곱개의 오페라는 "수요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초연이 되었지만, 이 "수요일"만큼은 각기 다른 장면들을 수용해야 하는 공간과 비용의 문제로 단 한번도 다같이 초연이 된 적이 없었지요.  하지만 이번 런던 2012 페스티발에서 야심차게 초연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작곡가 슈톡하우젠 ©Boris Braunstorfinger


이 오페라가 온전히 초연되기 힘들었던 가장 큰 이유는 아마 제 3막에 나오는 "헬리콥터 현악사중주(Helicopter Streichquartett)"일 것입니다.  이 작품은 네 명의 연주자가 각자 조종사가 딸린 헬리콥터를 타고 원격으로 지원되는 큐 사인에 맟춰서 연주를 감행하는 것으로, 이 소리와 장면이 모두 실시간으로 연주홀 내 전광판에 게시가 되고 관객들은 그 전광판을 통해 네 명이 호흡을 맞추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서로 호흡을 맟춰야 하는 실내악 연주자들이 헬리콥터라는 최악의 환경에 고립된 채 문명의 이기에 의존하며 팀워크를 과시해야 하는 것이죠.  이 작품은 본래 잘쯔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초연될 예정이었으나, 환경운동가들의 반대에 부딫혀 무산 된 후, 네덜란드에서 1995년에 초연되었다고 합니다. 


헬리콥터 현악사중주의 독일 초연 기념사진.  음악적으로 큰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이네요. ©Christian Bort


평소에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초대형 프로덕션과 기발한 상상력의 산물들, 이들은 2012년 런던 페스티벌을 통해 다같이 빛을 발하게 됩니다.  올해 여름 런던이 기대되는 큰 이유가 또 하나 늘었군요.  당장 비행기 표부터 사러 가야겠습니다!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1. Favicon of https://connieuk.tistory.com BlogIcon 영국품절녀 2012.03.20 2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작토님 덕분에 좋은 정보 많이 알고 갑니다. ㅎㅎ
    올림픽 표는 사지 못했지만, 다양한 페스티벌은 참여하려고요.
    감사합니다. ^^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03.22 22: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올림픽 표 사는게 비용도 그렇지만 정말 너무 복잡해서 하늘의 별따기였죠! ㅠ
      페스티벌 참가하러 런던 나들이 하실때 연락주세요! 같이 구경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