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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작곡에 대한 단상

작곡이라는 행위에 대한 단상


2007년 6월에 썼던 일기입니다:


곡을 쓰는 것은 거창한 일은 아니지만,

단순 사무직 또한 아니다.

 

비교를 하자면 오히려 종교생활에 가까운 일이다.

일주일에 2시간이라도 (물론 하루에 2시간이면 더욱 좋겠지만..ㅋ)시간을 정해놓고 진지하게 작업을 한다면,

매일매일 하루종인 단순히 앉아있는 것 보다 훨씬 많은 양의 작업을 하게 될 것이다.

이는 규칙적인 '습관'과는 심리적인 효과 차원에서 다른 것이다.

 

작년에 노벨문학상을 탄 작가는 하루 일과가 8시간동안 빈 종이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 이야기에 감동받아서 나도 매일매일 뚫어지게 5선지를 쳐다봤으나,

남는 것은 졸음과 죄책감 뿐...;;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성향에 따라 적합한 작업방식을 찾는 것라는 것을 깨달았다.

 

매일 매일 곡을 쓰는 일이 나에게 개인적으로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인정을 해야 한다.

24시간은 너무도 금방 지나가고, 내가 정한 '일과표'에 따라 곡을 쓰기 시작할 준비가 되어있는 경우가 너무 드물다.

내가 유일하게 매일 제대로 즐겁게 곡을 쓴 경우는, 매일 아침 한 페이지 이내의 짧고 간단한 피아노 소품을 쓸 때 뿐이었다.

 

하루종일 '딴'생각 한다고 자책할 필요 없다.

진정한 작곡가라면 자신이 쓰고자 하는 곡이 무의식에서 발전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작곡가인지 아닌지는 다른사람이 나에게 말해준다고 크게 달라질 것 없다.

그것은 나 자신의 신념의 문제이다.

내가 쓰는 곡 또한 걸작인지 쓰레기인지 또한

내 자신의 신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참.. 치열하게도 고민했구만.. 


그냥 쓰면 되는것을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