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밝히진 않았으나 절친 후배와 한남동에 작업실을 마련하기 일보직전까지 간 뼈아픈 해프닝도 있었답니다. 허나, 반지하였던 그 공간에 7월 12일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바닥과 벽에 형용할 수 없는 습기가 차서, 양심적인 집주인님께서 모든 계약 프로세스를 취소하게끔 해 주셨죠. 각자 바쁜 와중에 짬짬이 작업실을 찾아다니던 저희로선 너무나 아쉬운 일이었습니다. 이후 바빠진 우리들은 이 모든 탐색활동을 잠정 보류하기로..
그러나 제가 원한 차선책은 좀 더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 보여드린 바닥상태가 x인 창고방 외에 저희 집 안방 바로 옆방도 별 용도가 없이 놀고있는 방이었던 것이죠. 안방 바로 옆방이라는 사실만 놓고 봐서 부모님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야하는 말년 처자로서는 감히 쓸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었는데, 이번에는 아버지의 권유와 설득으로 이 방을 개조하여 사용하기로 하였습니다. 바닥은 양호하니 가구만 옮기면 되겠군요^^
나의 작전플랜:
내 방: 침대와 옷장만 빼고 다 처치할것. 침대 90도로 돌리기. 안방 옆방에 있는 수납장을 가져다가 침대 맡에 두고 지금은 화장대로 활용. 나중에 거울 달기.
작업방:
집에 남아도는 식탁이었던 것을 대형 책상으로 설치.
현재 방에 있는 책꽃이 일체형 책상(제가 젤~ 싫어하는 타입!!)을 분리시켜서 컴퓨터책상 부분과 책꽃이 부분을 따로 활용.
나머지 책꽃이 두개를 책상 양옆에 적절히 배치.
피아노는 거실에 내놓을 것(아빠가 언제든지 피아노 연습을 하실 수 있도록! - 여담이지만, 아버지는 피나는 연습끝에 이제 양손도 잘 치시고요, 최근에는 골드바이엘 2권을 시작하셨답니다! ^^)
피아노 공간을 내기 위해 소파 한칸짜리 하나를 안방으로 옮기기.
저의 플랜을 듣고 감명받으신 부모님과 삼총사가 되어 어느 여름날 땀을 뻘뻘흘리며 우리들은 열심히 열심히 정리정돈에 들어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책을 한 100권정도는 버린 것 같네요!
결과:
심플하고 알흠다워진 제 방입니다 ㅠ 거문고가 마구 타고 싶어지는 널찍한 바닥 ^_^
침실 한켠 앤틱풍으로 꾸미기 성공 ^^v 수십년 된 (가족들에게는 오랜 세월 아웃오브안중이었던)가구 납치 + 고터에서 헐값에 맘에 쏙드는 거울 득템 - 왜 헐값이었는지는 집에 와서 걸어보고 알았습니다; 거울이 평면이 아니라서 얼굴이 뭉크의 절규자처럼 나옴 ㅡㅡ
부록: 정리하다가 나온 음악노트들입니다. 손바닥만한 음악노트를 가지가지 모아다가 항상 가방속에 하나 넣고 수시로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끄적이는게 생활이랍니다! 근데 왜 다 새책들이지 ㅠ
이러하여...
조금의 머리굴림과 아주 많은 육체노동과 대청소와 부모님의 하늘같은 은혜로 인해 제 삶의 질이 한층 높아지고 작업효율이 다소 올라간 요즘입니다^^ 거의 뭐 집 전체가 제 영역이 되었군요 크하하~
그런데 제가 왜 이렇게 깨알같이 제 방들을 보여드리고 설명하고 있는 것이었을까요? 참 블로그란 것은 알다가로 모를 물건입니다... 사람을 좀 살짝 이성을 잃게 하는듯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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