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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음악감상실

장난감 피아노가 이정도는 되어야...(복구 포스팅)


얼마전에 제가 오래전에 쓴 토이피아노 관련 포트팅이 삭제 되어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 뭡니까!

그냥 짜증한판 내고 넘어갈 수도 있긴 하지만, 마음을 고쳐먹고 기억에 의존한 복구를 시도하기로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이 블로그 초창기에 쓴 포스팅인 만큼 제겐 뜻깊고 정성이 많이 들어간 글이었거든요.. ㅠ

위 사진: 미켈손(Michelsonne) 토이피아노


---incomplete restoration complete---


장난감 피아노가 이정도는 되어야 


영국에 머물면서 장난감 피아노를 모으기 시작하였다.
장난감 피아노라고 해서 어린이들이 치는 전자소리 나는 플라스틱 피아노가 아닌, 나무로 만들고 물리적인 힘으로 치는 실제 악기중에도 "토이피아노"가 있는 것이다.  이는 피아노가 보급되던 시기와 비슷하게 시장이 발달하였다.  소리는 악기에 따라 다양하지만, 대개는 해머로 쇠막대기를 때리는 형태이기 때문에 실로폰이나 첼레스타와 같은 소리가 난다. 

2008년 여름, 내 방 책상 위에 있던 빌락 토이피아노

요즘에는 거의 안 나올 것 같지만, 몇몇 장난감 제조업체에서 이런 기계적 악기를 제작하기도 한다.  프랑스 기업인 빌락(Vilac) 사 같은 경우가 장난감 제조업에서 토이피아노까지 손을 뻗은 경우이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토이피아노를 전문적으로 제작해오던 기업이 있는데 이는 단연 최고이 품질로 꼽히는 숀헛(Schoenhut)사의 악기들이다.  작게는 옥타브가 갓 넘는 음역부터 해서 큰 것은 실제 그랜드 피아노와 다름없는 원리로 제작하되 음역은 그에 절반인 미니그랜드 피아노까지 다양항 크기와 음역대의 악기를 제작해오고 있다. (흔히 생각하는 미니 그랜드는 baby grand.  이것은 일반 피아노와 같은 음역대에 그랜드 피아노 사이즈중에 가장 작은 150짜리이고 여기서 말하는 숀헛의 피아노는 음역 자체가 절반이다)

토이피아노를 치려고 애쓰는 곰 ㅋㅋ (Youtube)
영국에 머물던 시절 우연히 이베이에서 어느 할머니가 1900이라는 숫자가 적힌 아주 오래된 숀헛 피아노를 파는 것을 사게 되었는데, 이 분은 작은 집으로 이사가면서 오래 된 짐을 정리하느라 소지품들을 파는 것이라면서 매우 아쉬워 하면서 나에게 피아노를 넘기셨고, 심지어 악기가 상하면 안된다면서 직접 운전하셔서 내가 살던 곳으로 한시간 넘게 운전하여 손수 배달하시기까지 하였다. 

(오른쪽)100년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숀헛 앤틱피아노 (출처: 페이스북)

이따금씩 이베이에 검색을 해보면 70년대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된 고물 토이피아노들이 이따금씩 헐값에 나오곤 했는데, 한창 수집에 열을 올리던 시기에 몇개 사들였다.

나의 토이 피아노 컬렉션

이 중, 빨간 색 피아노는 좀 독특한 형태인데, 일반적으로 검은 건반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고 색칠만 되어있는게 이 시대 토이피아노의 공통적인 현상인데, 이 피아노만은 예외로 검은건반까지 당당하게 존재한다.   그리하여 내가 가장 즐겨 치는(?) 악기가 되었다.  (노카 투어와 하우스콘서트 대학로 공연에도 쓰였고, 얼마전 <닻올림픽> 즉흥음악 페스티벌에도 사용하였다가 오버하는 바람에 건반 몇개를 망가트리고 말았다 ㅠ)  

닻올림픽의 한 장면

요즘에는 토이피아노가 현대음악을 위한 악기로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하는 것 같다.  토이피아노 협주곡이 성황리에 초연되는가 하면, 전자기기와 연결하여 라이브 엘렉트로닉 작품을 만들어 연주하기도 하고, 심지어 몇주 후에는 룩셈부르크에서 World Toy Piano Summit이 열리기도 한다. ㅋ

토이피아노 협주곡의 일부.  굉장히 기교적이다^^; (유투브 동영상)

독일제 숀헛이 견고하고 품질 높기로는 둘째가라 서럽지만, 음색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토이피아노사는 따로 있다.  이세상에 있는 모든 토이피아노 소리를 들을 기회는 없었지만, 직/간접적으로 접해본 토이피아노들 중에서 단연 으뜸은 미켈손(Michelsonne)사의 피아노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브랜드는 안타깝게도 더이상 제작이 되지 않아, 구입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이지만, 인터넷상으로 떠돌아다니는 영상만 봐도 얼마나 영롱한 소리인지 짐작할 수 있다.  

영상: 미켈손 피아노 연주장면 (유투브 동영상)
토이피아노라는 공통분모로 블로그 친구를 넘어 내 공연의 관객이 되었던 헤일리카님이 우여곡절 끝에 미켈손 악기를 구입하셨는데, 하루빨리 놀러가서 직접 쳐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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