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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여행과 해외체류기

비행기 경유지에서 유명 지휘자 만난 사연 (텔아비브 여행 이야기)


지난 11월에 이런저런 일들로 영국, 이태리, 오스트리아 방문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스라엘을 며칠 경유했습니다. 덕분에 며칠간 이스라엘에 머물며 진짜 여행(새로운 곳으로 떠나는)을 할 기회를 얻었답니다^^  

오늘은 텔아비브(Tel Aviv) 여행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1. 자파(Jaffa) 벼룩시장 구경

2. 현대미술 갤러리 탐방

3. 인디공연 관람과 지휘자 일란 폴코프와의 만남


1. 자파(Jaffa) 벼룩시장 구경

텔아비브의 구시가지인 자파(Jaffa)에는 벼룩시장이 유명하고, 인근에 공원과 해변과 서핑족들이 있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항구로 가면 창고를 개조한 갤러리들도 많지요.  텔아비브는 문화적으로 발달한 도시여서 1인당 갤러리 수가 세계최고 수준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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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대미술 갤러리 탐방

텔아비브 전역에 흩어져 있는 갤러리들과 현대미술 박물관 탐방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너무 상업적이기만 한 곳은 지양하고 현대미술 위주로 되어있는 곳들만 다녔죠.. 겸사겸사 관광지가 아닌 평범한 주거구역도 좀 구경을 다녔습니다.

길을 가고 있는데 이스라엘 군복이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었습니다.  재미있을 만한 장식 몇개를 보아즈가 주웠더니 길가에 서있던 어떤 분이 경찰에 신고할거라고 엄포를 놓더군요.. 그러거나 말거나~ 하면서 그냥 가지고 떠났는데,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다시 이 길을 지나왔더니 군복이 싹 치워져 있었습니다.  정말로 경찰을 부르긴 했나봅니다..

주워온 물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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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디공연 관람과 지휘자 일란 폴코프와의 만남

저녁에는 인디 실험공연을 전문으로 하는 지하 공간에 초대되어 갔습니다.  이곳을 지휘자 일란 폴코프(Ilan Volkov)가 공동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저는 닻올림의 진상태씨의 소개로 일란 아저씨와 연락을 주고받다가 여기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나디아라는 분이 또 한분의 뮤지션과 일렉기타 연주를 하고 시디를 팔더군요.

일란 폴코프는 보스톤 심포니의 보조지휘자를 거쳐, 스코티시 심포니의 상임지휘자를 역임한 후 현재 아이슬란드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이자 현대음악에 일가견이 있는 지휘자입니다.  영국 유학시절에 무대에서 지휘하는 그의 뒷모습을 객석에서 정말 많이 봐왔는데, 이런 자리에서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당연히 영국에 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지난 5-6년간 쭉 이스라엘에 살았다고 하더군요.. 일이 있을때마다 비행기를 타고 가서 지휘를 했나 봅니다.  어차피 세계를 누비는 지휘자일테니.. 한국에서 서울시향을 지휘한 바도 있고, 얼마전에 타계한 조나단 하비(Johnathan Harvey)의 작품을 탁월하게 해석하기도 하였죠.  즉흥연주를 위한 실험공간을 친구 둘과 공동운영하며 기획에 관여하고 있다고 하니 투잡을 뛰는 것이나 다름없는지 매우 흥미로웠는데, 이 일은 머리를 식힐 겸 취미로 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절대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일이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겠죠.  

우연찮게 잠시 방문한 텔아비브에서 이런 훌륭한 지휘자까지 만나 잠깐이나마 수다를 떨 수 있어서 참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기억이 여러모로 너무나 좋게 남아서 어서 다시 가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