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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매스컴과 솔직한 리뷰

이런 전자음악 발표회 처음이지? 네. 처음이었습니다


10월 중순부터 11월초까지는 그야말로 음악회들의 쓰나미였습니다.  양질의 공연들 중 제가 아는 사람이 얽혀있지 않은 음악 외 장르는 아예 레이더망에서 포착할 겨를조차 없이 지인들의 음악회만 하루에 여러개씩 겹치는 나날들이었죠..(이렇게 쓰고나니 무슨 사교계의 인기녀같지만 그냥 음악 전공하고 나와서 활동하는 사람은 대부분 이렇습니다 ㅎㅎ) 특히, 닻올림픽에서 연속 사흘을 출연한 직후에 동시에 열렸던 범음악제랑 국제전자음악제, 그 와중에 지도교수님의 추모음악회 형식의 공연이 열렸던 10월말은 체력이 고갈되어감을 실감할 수 있는 나날들이었는데, 설상가상(?)으로 10월 말일에는 제 곡이 초연된 진주에 다녀와야 했습니다. 

이것들이 다 지나간 직후인 11월 초의 어느 일요일, 

홍대 클럽 "타"에선 범상치 않은 공연이 열렸습니다...

이름하여 EAM(Electro-acoustic music) concert in the club...



ㅋㅋㅋㅋㅋㅋㅋㅋ(죄송합니다. 기억해 내려니 일단 웃음부터 나와서..)

몸살기운에 칼칼한 목을 데리고 지하철에 두시간동안 몸을 실을 정신이 있을지 모르겠던 꿀같은 일요일 저녁, 정말 갈까말까를 엄청 망설였는데(사실 이미 못간다고 이야기까지 해 놨었는데), 이 포스터가 눈앞에서 아른거리는게 묘하게 끌려서 일단 몸에 패딩잠바를 칭칭감고 기어나왔습니다:



미치겠닼ㅋㅋㅋㅋㅋㅋ 고퀄의 우주초연 전자음악 작품들이랰ㅋㅋㅋㅋㅋㅋ

파격적이고 참신하면서 장난스러움을 유지하는 컨셉이 일단 마음에 들었습니다.

"현대음악은 듣기 어렵다...일반인을 위한 음악이 아니다.."라는 편견에 도전하는 방법은 사실 참 다양합니다. 

예전에는 음악 자체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다수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둘로 나누자면 어차피 대중을 겨냥한 것이 아니니까 그냥 두자는 식의 자포자기파, 그리고 인본주의적인 친절함으로 무장하여 듣기 '쉽고 편안한' 현대음악을 추구하다보니 물에 술을 섞은건지 술에 물을 탄건지 알 수 없는(네, 설명하면서 이미 제 개인적인 의견이 만천하에 드러났군요 ㅋㅋㅋ)파.

또 한가지 방법으로는 초고퀄의 엄선된 작품을 정성이 하늘을 찌르는 고난도 연주로 선보여 그 무시할수 없는 에너지를 객석에 퍼트리는것이 있는가 하면, 불특정 다수에게 게릴라 식으로 무작정 퍼트리는 방법이 있죠(홍보전략이 좋아야 합니다)

애시당초 "현대음악"이라는 장르 조차 접할 기회가 있기는 커녕 그런 음악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청중들에게는 일단 이런 것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겠죠.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좀 해봤었는데(곡은 바꿀수가 없었거든요), 결론적으로 뭐 거창한 건 없고, 불특정 다수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인터넷이라는 환경을 활용해 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이 블로그를 꾸려왔습니다.  

이야기가 좀 이상하게 흘렀는데... 


그리하여 EAM concert in the club을 준비하신 이 분들은 우리가 새롭고 색다른 음악을 기대하며 찾는 홍대 클럽을 전자음악 공연을 위한 장소로 활용하기로 했다는 것, 이 점에서 "일반인을 위한 현대음악"을 실현시키는 또 다른 방식을 실천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조진옥 작곡가의 입담으로 인해 어지간한 인디밴드의 코미디언급 멤버 저리가라 할 개그신공을 보여주셨고 ㅠ

기존의 전자음악 음악회장이 클래식 공연장이었던 관계로 꿈도 꾸지 못했던 일들.... 새우깡 먹으며 병맥주를 나발불기, 시작하던지 말던지 그냥 옆사람과 떠들다가 음악소리 들리면 그제서야 아닥하기, 곡 해설을 들으며 낄낄거리고 질문하고 따지고 토달다가 음악회가 끝나고 질문에 대답해줬던 작곡가와 토론하며 술친구가 되기. 

네, 유토피아나 다름 없더군요! 눈물이 다 나려 하더이다...ㅠ


과 선배님이신 남상봉 작곡가와 함께(네 괜히 친한척 한거구요, 이분 결혼 하셨고 저희 아무 사이 아닙니다 =.=) 

저 솔로에요!  심심해 미치겠는데 좋은 사람 어디 없나요? (발악중)


저는 잉여짓하다 타이밍을 심하게 놓친 관계로 각 곡에 대한 상세한 감상평은 내기 힘 들 것 같습니다... ㅠ

게다가 밤이 극심하게 깊었군요.  이만 취침모드로 들어가고 이 1주일간 '임시저장' 상태였던 글은 이제 제 손을 떠나보내고 세상에 공개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곡마다 자세히 나와있는 양질의 공연 리뷰를 읽으실 분은 여기를 클릭 해 주세요...라는 극도의 무책임한 멘트만을 날리며 저는 이제 다시 오프라인으로 ㄱㄱ.......z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