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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느린 음악 - 존 케이지의 639년짜리 오르간 곡 Organ2 / ASLSP 저도 느린 음악을 쓰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상상을 초월하도록 느리게 쓰는 대가 작곡가들 앞에선 명함도 못내밀죠! 느린 곡의 예 - 고레츠키 3번 교향곡(Henryk Gorecki Symphony No. 3 다음뮤직으로 듣기 (주의: 다 듣는데 1시간 가까이 걸림) --- 전위예술하면 둘째가라 서러워할 존 케이지(John Cage)의 음악 중에, "최대한 느리게(as slow as possible) 연주할 것"이라고 지시사항이 적혀있는 작품이 있습니다. 대체 얼마나 느려야 "최대한 느리게"인걸까요? 그 의문을 지금 독일에서 풀기 위해 옛 동독지역의 작은 마을 교회에 설치된 파이프오르간에서 지금도 음악이 흐르고 있습니다. 할버슈타트(Halberstadt)라는 이 곳의 교회에 설치된 오르간에서는 존 케이지가.. 더보기
영국에서 사랑받는 인도음악 2007년, 영국에서 갓 유학을 시작했을 때, 영국의 음악제 겸 세미나인 Dartington International Summer School에 진행 스태프 겸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세미나에 참가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때 놀랐던 점은, 인도음악이 콘서트 프로그램에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인도출신이지만 영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교포 2세 이상이나 토종 영국인들도 인도의 악기를 능숙히 다루며 워크샾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고, 이들을 제외하더라도 일반인들의 인도음악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다는 점입니다. (위 사진은 당시 워크샾을 진행했던 타블라 연주자 Sanju Sahai입니다.)여담이지만, 얼마전에 미국에 다녀오고선 영국에서 지낼 때와 제 기분이 많이 달랐다는게 느껴졌습니다.미국이 모든 인종이.. 더보기
판소리를 거문고로 들을 수 있는 음악회 노카(Nokha)공연 초연때 많은 도움을 주신 윤은자 선생님의 거문고 독주회가 9월 23일 (일요일) 오후 5시한국문화의 집 (KOUS - 삼성역 4번출구)에서 열립니다! (전석 \10,000원) [수궁풍류]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여시며, 판소리 수궁가를 기악화 하는 작업을 선보이십니다. 두번째 음반도 얼마전에 출시 되어서 이날 전격 판매 개시한다는군요! 저는 선생님을 위해 간단한 소식지를 제작 중입니다.지난 5월에 제가 만든 를 우연히 보시고 몹시 감탄을 하시면서 선생님도 하나 만들어야겠다고 말씀 하셨거든요.. 폭풍칭찬을 듣고 기분이 업 되어있던 저는 "제가 해드릴께요~!"라고 큰소리를 떵떵~ 그리하야: 요즘 며칠 째 철야작업... 오늘은 충무로로 ㄱㄱㅅ~독주회 때 오셔서 CD를 사시는 분에게 드리는 매.. 더보기
영국 클래식계의 메가스타 니콜라 베네디티(Nicola Benedetti) BBC Proms의 마지막 콘서트는 당대 최고로 인기를 누리는 클래식 연주자의 연주로 막을 내리는 것이 관행입니다. 그만큼 무척 영광스러운 자리이고, 음악가 개인의 인지도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어마어마하지요. 일부 클래식 애호가만 알고 있던 음악가에서 클래식을 듣지 않는 일반인들의 입에도 오르내릴 정도의 스타급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2012년 9월 8일, 올해 Proms의 마지막 콘서트에 등장한 신예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라 베네디티에겐 그런 유명세따위는 관심 밖이었습니다. 심지어 몇년전에는 팝스타처럼 자신을 치장하고 마켓에 홍보하는 일부 유명 클래식 음악인들을 대놓고 맹비난을 했던 일화도 있지요.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유명해지지 말란 법은 없는 것. 베네디티는 로얄 알버트홀에서 브루흐.. 더보기
강남 Style의 인기요인 제가 뉴욕을 딱 하루 놀러갔던 날, 그 후 3일이 지났을 때 바로 그곳 록펠러 광장에서 싸이가 라이브로 공연을 하고, NBC Today에 방영이 되었더군요! 완전 한국가사로 된 가요가 미국 본토를 말그대로 강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얼마전 미국에서 아티스트 레지던시를 하던 중 하루는 보스톤에서 대학강사로 일하고있는 친구 휴버트가 놀러와서 강남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어요.우리나라 사람들이야 강남스타일의 가사와 말춤을 더 화제로 삼겠지만, 사실 외국에서 초창기에는 라디오에서 더 많이 퍼져나갔고, 음원으로만 공유해가며 입소문을 빠르게 타고 있었다고 합니다. 싸이의 국제적인 인기가 단지 춤 때문만은 아니라는거죠! 그렇다면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음악적으로 뭐가 그렇게 다른걸까요?일단, 일반적으로 대.. 더보기
5시간짜리 피아노곡? 마라톤 연주가 필요한 현대 피아노음악 100미터 달리기에서 불가능 할 거 같았던 '마의 10초'가 1960년대에 허망하게 깨진 이후로 육상의 역사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9초대의 기록을 우후죽순처럼 쏟아냈습니다. 개인적으로 몹시 좋아하는 기계체조 선수들 또한 인간이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은 동작들을 훌륭히 수행해 나갑니다. 양학선의 신기술은 몇년이 지나면 다른 선수들도 수행할 것입니다. 16년전에는 여홍철만 가능했던 "여투"기술처럼..인간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단지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존재하지 않는 한계일 뿐인가요? 리스트가 30분이 넘는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했을때만 해도 당시 피아니스트들은 너무 길고 어려워서 칠 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10대 청소년들의 레퍼토리가 되다시피 한 곡입니다. 그렇다면 현대음악에서 '갓 .. 더보기
레지던시 프리뷰 비디오 대공개! 이렇게 모인 우리들은 벌써 3주반의 세월을 각자/함께 보내고 이제 곧 다시 뿔뿔히 흩어지게 됩니다! 슬프네요 ㅠ 내일은 오픈 스튜디오 날! 각자 하던일을 잠시 멈추고 세상 사람들에게 우리가 하는 작업을 소개하기 위해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저도 이제 아이파크 이야기는 끝을 맺을 때가 된거같아서, 가장 그리울 것 같은 사람을 소개하겠습니다: 바로 셰프 제이콥!!! 제이콥의 모습을 보면 저희 친오빠가 생각이 납니다. 요리를 너무 즐기면서 흥겹게 하는게 느껴지거든요. 항상 점심때즘 와서 철두철미하게 준비하여 대여섯시간의 요리시간을 거친 후 눈이 휘둥그레해지는 한상을 차립니다! 그것도 매일매일 완전히 다르게!!! 좀만 더 자세히... 이날은 햄버거를 준비했지요.. 슬로우푸드의 결정체! 남은 재료로 다음날 점심.. 더보기
가회동 한옥집 앙코르 공연 사진들 오늘 블로그 레이아웃을 고치고 글 목록 정리를 하면서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 지난 노카 투어때 총 네번의 공연을 했는데, 마지막 공연 날 사진을 업로드 안했었다는.. !!! ㅠ 2012/05/23 - 노카 앙코르 공연 소식(Nokha encore performance) 심지어 세번째 공연 사진을 올리면서 다음 공연 사진을 곧! 올리겠다고 한게 지난 6월 ㅡㅡ 2012/06/24 - 노카 함양공연 사진들 기다리신 분은 안계시겠지만 그래도 업로드 하겠습니다^^ 일단 동영상: 그리고 사진들입니다: 이날 공연에는 네대의 아이패드 대신 두대의 아이패드와 아이폰, 맥북이 동원됐습니다. 아이패드 대여비를 아끼기 위한 꼼수였는데, 오히려 다양한 매체를 쓰니가 보기에도 다채로워보였다는... 특히 아이폰이 참 귀여웠.. 더보기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추모하며 2011년 8월에 썼던 글입니다. 에이미 와인하우스에 대하여..7월 23일 오후 3시 54분, 런던 북부 캠덴(Camden)의 한 아파트에 두대의 앰뷸런스가 도착했다. 알콜 중독으로 갑자기 쓰러진 환자를 찾아 현장에 도착한 구급요원들이 발견한건 어느 젊은 여인의 싸늘한 시신 뿐이었으며 사망을 판명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이렇게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 (Amy Winehouse)가 향년 27세의 나이로 허망하게 요절하고 말았다.수년간 약물과 알콜중독에 시달려온 와인하우스는 2008년 앨범 '백 투 블랙(Back to Black)으로 그래미 상을 5개나 휩쓸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실력있는 가수였다.런던 경찰청에 따르면, 와인하우스는 23일 오후 3시 56분 런던 북.. 더보기
Staff Benda Bilili - 콩고의 희망의 상징인 장애인 밴드 영국의 음악을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프랑스 음식을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 만큼이나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브릿팝 스타들 뿐만이 아니라, 변두리 취급에 동의하지 않는 클래식 음악계의 거장들, 예를들어 우리나라 교과서에서 음악의 어머니라고 불리웠던 조지 프리드리히 헨델(Georg Friedrich Handel), 위풍당당 행진곡으로 유명한 에드워드 엘가(Edward Elgar) 등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세기부터 식민지 시대의 영향으로 다량 유입된 인도의 문화와 음악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에서 이민 온 사람들의 음악이 공존하여 이들을 열린 사고로 맞이하는 개방적인 곳이 바로 런던의 음악 무대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활성화 되어있지는 않은 장르인 월드뮤직(wor.. 더보기
작곡이라는 행위에 대한 단상 2007년 6월에 썼던 일기입니다: 곡을 쓰는 것은 거창한 일은 아니지만,단순 사무직 또한 아니다. 비교를 하자면 오히려 종교생활에 가까운 일이다.일주일에 2시간이라도 (물론 하루에 2시간이면 더욱 좋겠지만..ㅋ)시간을 정해놓고 진지하게 작업을 한다면,매일매일 하루종인 단순히 앉아있는 것 보다 훨씬 많은 양의 작업을 하게 될 것이다.이는 규칙적인 '습관'과는 심리적인 효과 차원에서 다른 것이다. 작년에 노벨문학상을 탄 작가는 하루 일과가 8시간동안 빈 종이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이라고 했다.그 이야기에 감동받아서 나도 매일매일 뚫어지게 5선지를 쳐다봤으나,남는 것은 졸음과 죄책감 뿐...;;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성향에 따라 적합한 작업방식을 찾는 것라는 것을 깨달았다. 매일 매일 곡을 쓰는 일이 나에.. 더보기
영국의 원로 현대음악 작곡가들 런던에서 열리는 서민들을 위한 음악회 중에 단 5파운드(만원 내외)만을 내고 평소에는 R석이거나 S석인 가장 앞자리에 의자를 치운 공간에 들어가서 세계적인 연주자들을 눈앞에서 서서 구경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음악회 시리즈인 프롬스(The Proms)가 있지요. 프롬스 시즌은 매년 여름마다 로얄 알버트 홀(Royal Albert Hall)에서 개최된답니다. 지난 8월 11일에 작품을 발표한 영국 대표 현대음악 작곡가 (제 맘대로 정한) 3인방을 아주~ 간단하고 편협한 저만의 의견을 덧붙여서 소개하겠습니다! 토론환영. Brian Ferneyhough Ⓒiodalliance.com수십년간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음악 작곡가인 퍼니호는 New Complexity 운동의 기둥역할을 맡은 인물이랍니다. 사람이 인지할 .. 더보기
꿈의 파노라마 342번째 꿈 지난 5월, [꿈의 파노라마]로 알려진 김수영씨가 1년간의 꿈 인터뷰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오면서 꿈을 인터뷰 할 사람을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모집하였습니다. 저도 가끔씩 김수영님의 블로그를 구경 가곤 했는데, 때마침 한옥 공연 투어를 진행하면서 노카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한창일 때 그 글을 보게되었죠. 제 생각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간단한 댓글을 달았습니다. 전국의 한옥을 더도말고 덜도말고 100채만 찾아서 공연을 올리겠노라!라고... 인터뷰 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 그리하여 그로부터 며칠 후인 5월 15일! 저는 스승님들을 찾아뵙는 대신 북촌 한옥마을에서 김수영씨를 만나 인터뷰를 하게 된거죠.. 아쉽게도 제 의도대로 킬번 선생님 댁 안뜰에서 인터뷰를 하지 못해서 고육지책으로 인근 한옥 앞에서 촬.. 더보기
우여곡절 끝에 미국입성! 아티스트 레지던시 참가중 정말 오랫만에 쓰는 글이네요.. 지난 주 토요일에 출국하여 우여곡절 끝에 미국 코네티컷 주 East Haddam에 있는 숲속에 와있답니다!가난하고 직업없는(?) 예술가들을 위해 숙식을 제공하고 작업공간을 주며 자신이 하던 작업을 마음껏 계속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Artist Residency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 것이죠 ㅎㅎ 대체 왜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예술가들에게 이런 편의를 제공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군요!제가 왜 선발되었는지는 더더욱! 오리무중입니다.. 이 곳을 알게 된 계기는 촘 복잡하긴 하네요!때는 2004년..지금은 운명을 달리했지만, 그때만해도 살아있던 독일작곡가 슈톡하우젠이 매년 여는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쾰른 근교의 한 마을로 각종 4차원 작곡가들과 연주자들이 삼삼.. 더보기
즉흥연주 모임 "이십구" 매달 29일에 갖는 모임인 "이십구(ishipgu)"는 4월 29일에 시작된 비밀 즉흥연주단체(?)입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으슥한 연습실에서 멤버들끼리 긴밀한 호흡을 유지하(려 노력하)며 즉석에서 즉흥연주를 하는 것이지요.. 2012년 4월 29일에 네명으로 시작되어 멤버가 추가되기도, 빠지기도 하지만, 강제성이 전혀 없는 모임인 만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평소에 하지 않던 시도를 마음껏 펼쳐볼 수 있답니다. 한번 들어와서 즉흥연주를 같이 해 본 사람에게는 다음 모임이 임박해도 제가 다시 먼저 연락 하지 않았습니다. 매달 29일인 것을 각자 이미 잘 알기 때문에 알아서 연락을 해오지 않는다면 일부러 불러서 부담을 줄 필요는 없다는 의도이지요. 매달 29일에 모이려 노력했는데 6월 29일에는 제가 연주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