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 썸네일형 리스트형 나의 작품세계 ― 틀에서 벗어나려는 다양한 시도들 오늘의 작곡가 오늘의 작품 - 제 18호에 실린 원고입니다. 어린 시절 늘 만화책 크기의 작은 악보를 들고 다녔다. 요즘 다들 스마트폰을 보는 바로 그 자세로 미니어처 악보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공부는 안 하고 악보만 봤다. 집에 아무도 없을 땐 소파에 누워 귀여운 악보를 펼쳐 읽으면서 음반을 들었고, 그때의 쾌감은 다른 것과 비교하기 힘들었다. 인터넷도 없던 중학생 시절, 흔하게 접할 수 없는 실내악이나 교향곡 악보를 보기 위해서는 대한음악사로 나들이를 가야 했다. 악기 간의 조합으로 인해 새로운 음색이 창출되며, 각자 악기가 반주와 솔로, 합주를 오가며 역할을 교환하는 것이 마치 내가 그동안 몹시 두려워하고 서툴렀던 인간관계의 이상적인 틀을 맛보는 것 같았다. 예술학교에서 피아노 전공을 하며 친구..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