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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매스컴과 솔직한 리뷰

[서평] 고잉 솔로 싱글턴이 온다 - 혼자 살면 보이기 시작하는 것들...




1. 평생 독신으로 살아온 성공한 사업가인 랄프는 자신이 소유한 거대한 토지와 별장에 아티스트 레지던시를 만들어서 10년이 넘게 운영해오고 있다.

2012/08/26 - 조금 색다른 무덤.. 아이파크 아티스트 레지던시의 유래

2. 이혼하고 아이들을 요일별로 교대로 양육하는 화가인 친구는 시내 한복판에 탁 트인 스튜디오를 구한 후, 간단한 내부공사를 통해 자신과 아이들을 위한 침실을 하나씩 마련한 후, 스튜디오의 다른쪽 한 구석에는 사무실로 쓸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마련했다. 프리랜서 작가이자 아이를 키우는 독신자로서 필요한 집과 스튜디오를 요령껏 한번에 해결한 셈이었다.  작품활동을 위해 집을 오래 비우는 일이 생길때마다 배우자와 긴밀히 협의하며 아이들을 맞기며 비교적 자유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는 이 친구는 "이혼하기를 정말 잘했다"고 말할 정도로 현재 생활에 만족하며 왕성한 작품활동을 벌이며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3. 제작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시골에 홀로 살고계신 할머니는 주중에는 매일 콜택시를 타고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노인복지시설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오신다.  비록 홀로 사시지만 매일같이 복지시설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다양한 활동을 하신다.

4. 유학생활의 대부분을 원룸에서 지냈으며, 귀국한지 1년이 되어가는 지금, 빠른 시일내에 결혼을 하지 않으면 곧 독립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전적인 문제만 해결이 된다면, 서울 시내 교통이 좋은 곳에 오피스텔을 구한 후 자유롭고 활발하게 사람들과 교류할 수도 있고, 그런 상상을 하면 마음이 설레이지만, 어쩌면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서 그 전에 결혼을 하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한 침대까지 나눠써도 될 정도로 마음에 드는 사람이 과연 그렇게 금방 나타날지는 정말 미지수이지만 말이다 ㅠ 

이렇게 내 주변에도 의외로 여러가지 이유로 다양한 형태로 홀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이세상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일생에서 어느 시기에는 혼자 사는 생활을 하게 된다.  학업이나 직장을 위해 자취를 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고 부모와 살다가 결혼을 하더라도 자식들이 다 독립을 한 후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홀로 살게 되는 수가 있다.  현대 사회에서 사람은 홀로 사는 경험을 하게 될 확률이 매우 큰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두려워 해야 하는가?

고잉 솔로 싱글턴이 온다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에릭 클라이넨버그(Eric Klinenberg) / 안진이역
출판 : 더퀘스트 201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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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잉 솔로 - 싱글턴(Singleton)이 온다>는 혼자사는 1인가구의 다양한 경우들을 심층적으로 조사하여 그 특성들을 분석하고 1인가구가 지배하는 사회의 미래에 대한 제안을 한다.  뉴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인 에릭 클라이넨버그(Eric Klinenberg)가 연구하고 쓴 책인만큼, 간단하고 쉽게 풀어쓴 사회학 논문을 읽는 느낌이 들었다.  일목요연하게 정리 되어있는 내용의 구성과 통계 및 사례연구들이 들어있었고, 문화기술적 관찰(ethnographic observation)과 인터뷰가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홀로사는 1인가구가 생겨난 역사적/사회적 배경도 분석이 되어있다.

결론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크게 주장하는것은 아마도 '혼자산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므로 1인가구도 핵가족과 다름없는 하나의 일반적인 주거형태로 인정하고 동등한 배려와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일 것이다.  지구상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립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려 하지만, 이혼이나 사별로 인해 언젠가는 홀로 남게 된다는 점은 간과하는 것 같다.  물론 자식을 낳으면 그들로 인해 외로움이 덜해질 수는 있겠지만, 이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결국 노년은 우리가 바라는 것과는 관계 없이 홀로 사는 삶이 될 확률이 매우 큰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1인가구의 니즈를 파악하여 "싱글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1인가구의 증가에 대해 경계하는 사람들은 그 원인이 되는 사회적 변화들(개인[주의]의 부상, 여성의 지위 향상, 도시의 성장, 통신기술의 발달, 생활주기의 확장)이 역진할 가능성이 낮음을 직시해야 한다.  혼자 살기는 현대 선진국의 지속적인 특성이 될 것이 분명하다." (본문 p 284)

사실은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경우라고 해서 외로움이 저절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가족과의 관계가 좋지 못할 경우, 자신이 풀어야 할 문제가 일상에 항시 존재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외로울 수도 있는 것이고,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한데 그것이 주어지지 않을 경우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감당하기 힘들 수도 있다.  자신과의 대화를 할 수 있는 달콤한 휴식이 주어진 이후에 사람들과의 교류가 더욱 온전하고 즐거울 수 있다는 주장 또한 이 책에 실려있었다.  그리고 이런 것이 잘 갖춰져 있는 싱글들은 도시문화의 활성화에도 기여를 하는 바가 핵가족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가까운 가족이 없이 홀로 사는 사람들을 불쌍하게 보는 시선.. 이혼을 했거나 결혼하지 않고 홀로 사는 사람들을 사회에서 실패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관점, 결혼을 해야만 비로소 제대로 된 어른이라고 인정하며 독립을 시켜주는 사고방식.. 이 모든것들은 어떻게 보면 선진국의 대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이 봤을 때는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의 틀이 아닐까?


얼마전 우연히 읽은 기사가 굉장히 공통점이 많은 내용이어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김애순씨의 ‘사랑하는 내 인생’“결혼하지 않아서 행복해요”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