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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여행과 해외체류기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신 길 - 지금모습은?


지난 11월에 영국, 이태리, 오스트리아 방문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스라엘을 며칠 경유했습니다.  여러 사정으로 대한항공 보너스 마일리지 항공권을 이용해서 귀국하게 되었는데, 잘쯔부르크에서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항공편이 터무니없이 비쌌고, 공항세가 어마어마한 런던 히드로로 갈 생각을 추호도 없었던지라, 고심 끝에 같은 유럽으로 분류된 텔 아비브 공항을 친구들도 만날 겸 이용하기로 했죠.  덕분에 며칠간 이스라엘에 머물며 진짜 여행(새로운 곳으로 떠나는)을 할 기회를 얻었답니다^^


예루살렘의 Via Dolorosa(십자가의 길)와 구시가지 산책


사해(Dead Sea)에서 돌아오는 길에 예루살렘에 들렀습니다.  예루살렘 도시 중에서도 옛 시가지인 이 곳은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대문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 4대문안이라고 볼 수도 있죠.

예루살렘의 구 시가지는 인종/종교별로 네 구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무슬림(아랍), 유태인, 아르메니아인 그리고 기독교 구역입니다.  우리는 처음에는 무슬림 구역으로 들어갔다가, 아르메니아 구역, 유태인 구역을 거쳐 다시 무슬림 구역으로 나왔습니다. 


Felafel(케밥의 채식버젼?) 가게.  눈물나도록 맛있었습니다.

모든 표지판들은 최소 3개국어가 기본입니다. 

심지어 개신교 교회도 있었습니다.  종교개혁이 독일에서 시작 되어서인지, 표지판에 독일어가 있었습니다.  아랍어도 있는데, 유일하게 히브리어만 없군요. 

Via Dolorosa, 즉 십자가의 길은 아랍인들의 상점들과 뒤섞여서 너무나도 종교적인 색채와 거리가 먼, 성지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분위기와 장소였습니다.  성지순례자들처럼 열두지점을 다 찾으려면 지도에 코를 박고 물어물어 많이 헤매지 않으면 안되었기에, 그다지 종교와 거리가 가깝지도 않았던 저는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지나고 생각해보니 그래도 좀 더 자세히 알고 골고다 언덕 위에 세워진 성묘교회(The Church of the Holy Sepulchre)라도 찾아가볼걸 하는 후회가 남습니다.  종교에 관심 없는 친구의 안내를 받으면서 경건한 마음의 성지순례객들 틈새로 비집고 들어가자니 좀 무리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괜한 곳에서 착한 척 한것 같습니다..  

고난의 길에도 자본주의의 손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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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a Dolorosa를 벗어나 예루살렘 구시가지의 다른 구역들을 탐방했습니다.

유대인, 기독교인과 무슬림 모두에게 최고의 성지인 바위의 돔, 또는 바위 사원(Dome of the Rock, al-Haram al-Sharif)

통곡의 벽(Western Wall). 어딜 가나 사연 없는 곳이 없는데, 무지한 관계로 참 무심하게도 돌아다녔습니다.  워낙 순례객으로 붐비는지라 비집고 들어가기도 죄송스럽더군요.

이스라엘의 군인들. 이들은 남자는 3년, 여자는 2년 복무합니다.

유대인 구역의 한 광장에서..

혹시 사진들의 때깔이 평소와 다르다고 느끼셨나요?  이날, 제 아이폰 뱃더리가 수명이 다해서 친구 보아즈가 찍어준 사진들입니다.  합성 예술사진을 주로 작업하는 사진작가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는 스냅사진들을 더 좋아한답니다 ㅎㅎ

사전지식도, 시간도 없이 겉모습만 훑어본 예루살렘이지만 언젠가는 다시 가서 제대로 양파껍질을 벗겨볼 것이라는 기대를 한아름 하고 돌아섰습니다.

텔아비브의 벼룩시장과 갤러리 순례, 그리고 홍대클럽같은 인디음악 무대에서 유명 지휘자를 만난 사연 등등.. 텔아비브에서 있었던 이야기는 다음 글에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