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쯔부르크 유학 시절,

12월 초만 되면 등장하는 무시무시한 괴물들이 있었습니다.

Krampus라고 불리는 이들은 굉장히 무섭게 생긴 탈을 쓰고 시끄러운 벨소리를 내면서 사람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비오는날 먼지가 나도록 사정없이 길거리 행인을 마구 때립니다.  아파요 ㅠ

이제는 레스토랑 안까지 들어오나봅니다.  정말 식겁했어요..

크람푸스는 착한 아이들을 위해 St. Nicolas가 등장하는 것과 동시에 나쁜 아이들을 때리고 잡아가기 위해 12월 첫째주에 등장하는 전통적인 괴물입니다. 독일 남부, 오스트리아 및 이탈리아 북부 지역의 전통에 따라 오늘날에도 어김없이 이들이 활약을 하곤 하죠..

전통이건 뭐건, 안그래도 11월 내내 어두운 날씨와 부족한 일조량으로 우울감이 극에 달한 불쌍한 유학생들은 이들을 보는게 재밌기는 커녕 기분나쁘고 무서워서 기겁하고 도망가기에 바쁘지만, 크람푸스들은 전형적인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한' 못된 놈들이기 때문에 무시무시한 속도로 쫒아와 법이고 윤리고 다 무시하고 신나게 사람들을 때리는데 희열을 느끼죠.. 저도 딸랑거리다 못해 덜컹거리는 가축종소리를 내며 요란뻑적지근하게 전력질주하며 쫒아오던 크람푸스를 피해 도망다니느라 간담이 서늘한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ㅠ

http://en.wikipedia.org/wiki/Krampus

크람푸스들은 대게 십대 후반 소년들이 그 역할을 맡습니다.  한국의 탈춤 가면 저리가라 할 장비들을 차고 다니려면 체력 소모가 상당할 테니까요.. 이들은 게다가 용기와 힘을 얻기 위해 많은 양의 술을 마시는데, 최근 법적으로 크람푸스의 알콜섭취를 금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OESTERREICH 2012년 12월 4일자

얼마전 잘쯔부르크를 방문하면서 그곳 신문을 훑어보다가 웃지못할 크람푸스 관련 기사를 접했습니다.  크람푸스의 요란한 복장에 불이 붙어서 안에 있던 청년이 중상을 입은 것입니다. 이로 인해 크람푸스의 안전에 대해 알콜금지는 물론이고 더 확실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전통인가 사회악인가?  매년 크람푸스 관련 사건사고가 반복되는 오스트리아와 남부 독일 지방..그래도 급격한 변화를 지양하는 이들 사회 특성상 괴물들의 출몰은 오랫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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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aboutchun.com BlogIcon 가나다라마ma 2012.12.14 06: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는 전통인데 조절이 힘들겠네요. 첨 알았어요. 진짜 가면이 무시무시 하네요. ㅎㄷㄷ

  2. Favicon of https://arthurjung.tistory.com BlogIcon Arthur Jung 2012.12.16 11: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척 흥미로운 풍습이네요.
    독일 남부,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북부라면 상당히 광범위한 지역인데..
    오랜 역사를 가졌나 보군요.
    유럽쪽 민담을 뒤져보면 크람푸스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을까요? ㅎ
    전세계 곳곳의 페스티벌에서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죽는 게 반복되는 걸 보면,
    크람푸스의 출현이 계속될 거라는 작토님의 추측에 동의합니다~ㅋ

    • Favicon of https://jagto.tistory.com BlogIcon 작토 2012.12.16 12: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지금형태의 국경선이 생기기 이전의 풍습이니까요.. 사실 오스트리아 서부와 이태리 북부, 독일 남부는 티롤(Tirol)지방이라는 아이덴티티가 더 강하고, 실제로 이태리 북부의 남티롤에서는 사람들이 독일어로 생활하기도 합니다.. 크람푸스는 님 말씀대로 앞으로도 쭉~ 출현할듯^^

  3. Favicon of http://seree.tistory.com BlogIcon Mr. Tipo 2012.12.16 16: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니다코 같네요. 나도 한번 보고 만나보고싶은 캐릭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