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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일상

작업실 마련하기 오디세이 2 - 집에서 일할 수 있는 작업방 꾸몄습니다~

이제까지의 제 방입니다.

침대와 책상이 불과 50센치에 불과하던 이제까지의 작업환경이었습니다.  수면과 작곡과 공부와 각종 잡무 및 개꿈, 그리고 피아노 치면서 놀기가 다 가능한 컴팩트한 이 공간에서 생활한지도 벌써 x년째(숫자를 밝히면 나이가 들어날 것만 같은 노이로제에 시달려서 x로 대체하는 버릇 생김)!  

휴식공간과 작업공간이 분리되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이루기 위해 각종 삽질을 한 결과.. 다소 허망(?)하지만 나름대로 괜찮은 해결책을 찾게 되었답니다.

2013/07/21 - 작업실 마련하기 오디세이 1


지난 글에서 밝히진 않았으나 절친 후배와 한남동에 작업실을 마련하기 일보직전까지 간 뼈아픈 해프닝도 있었답니다.  허나, 반지하였던 그 공간에 7월 12일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바닥과 벽에 형용할 수 없는 습기가 차서, 양심적인 집주인님께서 모든 계약 프로세스를 취소하게끔 해 주셨죠. 각자 바쁜 와중에 짬짬이 작업실을 찾아다니던 저희로선 너무나 아쉬운 일이었습니다. 이후 바빠진 우리들은 이 모든 탐색활동을 잠정 보류하기로..


그러나 제가 원한 차선책은 좀 더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 보여드린 바닥상태가 x인 창고방 외에 저희 집 안방 바로 옆방도 별 용도가 없이 놀고있는 방이었던 것이죠.  안방 바로 옆방이라는 사실만 놓고 봐서 부모님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야하는 말년 처자로서는 감히 쓸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었는데, 이번에는 아버지의 권유와 설득으로 이 방을 개조하여 사용하기로 하였습니다.  바닥은 양호하니 가구만 옮기면 되겠군요^^


나의 작전플랜:

내 방: 침대와 옷장만 빼고 다 처치할것. 침대 90도로 돌리기. 안방 옆방에 있는 수납장을 가져다가 침대 맡에 두고 지금은 화장대로 활용. 나중에 거울 달기. 


작업방: 

집에 남아도는 식탁이었던 것을 대형 책상으로 설치. 

현재 방에 있는 책꽃이 일체형 책상(제가 젤~ 싫어하는 타입!!)을 분리시켜서 컴퓨터책상 부분과 책꽃이 부분을 따로 활용.  

나머지 책꽃이 두개를 책상 양옆에 적절히 배치. 


피아노는 거실에 내놓을 것(아빠가 언제든지 피아노 연습을 하실 수 있도록! - 여담이지만, 아버지는 피나는 연습끝에 이제 양손도 잘 치시고요, 최근에는 골드바이엘 2권을 시작하셨답니다! ^^)

피아노 공간을 내기 위해 소파 한칸짜리 하나를 안방으로 옮기기.


저의 플랜을 듣고 감명받으신 부모님과 삼총사가 되어 어느 여름날 땀을 뻘뻘흘리며 우리들은 열심히 열심히 정리정돈에 들어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책을 한 100권정도는 버린 것 같네요!


결과:

그리하여! 다소 지저분해 보이긴 하나 ㅠ 나름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꾸며진 작업방이 안방 옆방에 꾸며졌습니다.


거실에 놓인 피아노.


그리고....

심플하고 알흠다워진 제 방입니다 ㅠ 거문고가 마구 타고 싶어지는 널찍한 바닥 ^_^


침실 한켠 앤틱풍으로 꾸미기 성공 ^^v 수십년 된 (가족들에게는 오랜 세월 아웃오브안중이었던)가구 납치 + 고터에서 헐값에 맘에 쏙드는 거울 득템 - 왜 헐값이었는지는 집에 와서 걸어보고 알았습니다; 거울이 평면이 아니라서 얼굴이 뭉크의 절규자처럼 나옴 ㅡㅡ


부록: 정리하다가 나온 음악노트들입니다. 손바닥만한 음악노트를 가지가지 모아다가 항상 가방속에 하나 넣고 수시로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끄적이는게 생활이랍니다!  근데 왜 다 새책들이지 ㅠ


이러하여...

조금의 머리굴림과 아주 많은 육체노동과 대청소와 부모님의 하늘같은 은혜로 인해 제 삶의 질이 한층 높아지고 작업효율이 다소 올라간 요즘입니다^^ 거의 뭐 집 전체가 제 영역이 되었군요 크하하~ 



그런데 제가 왜 이렇게 깨알같이 제 방들을 보여드리고 설명하고 있는 것이었을까요?  참 블로그란 것은 알다가로 모를 물건입니다... 사람을 좀 살짝 이성을 잃게 하는듯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