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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작곡에 대한 단상

나의 작품세계 ― 틀에서 벗어나려는 다양한 시도들 오늘의 작곡가 오늘의 작품 - 제 18호에 실린 원고입니다. 어린 시절 늘 만화책 크기의 작은 악보를 들고 다녔다. 요즘 다들 스마트폰을 보는 바로 그 자세로 미니어처 악보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공부는 안 하고 악보만 봤다. 집에 아무도 없을 땐 소파에 누워 귀여운 악보를 펼쳐 읽으면서 음반을 들었고, 그때의 쾌감은 다른 것과 비교하기 힘들었다. 인터넷도 없던 중학생 시절, 흔하게 접할 수 없는 실내악이나 교향곡 악보를 보기 위해서는 대한음악사로 나들이를 가야 했다. 악기 간의 조합으로 인해 새로운 음색이 창출되며, 각자 악기가 반주와 솔로, 합주를 오가며 역할을 교환하는 것이 마치 내가 그동안 몹시 두려워하고 서툴렀던 인간관계의 이상적인 틀을 맛보는 것 같았다. 예술학교에서 피아노 전공을 하며 친구.. 더보기
현대음악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방법? 2012년에 내가 한말이었다.... 사라져가는 기억을 붙잡고 싶다... 더보기
작곡가가 진보세력인 이유(개인적인 의견일 뿐입니다) 내일이면 선거날이네요. 무려 7장을 투표해야 하는 현실 앞에서 부담감이 느껴져서 요새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다보니 이런저런 단편적인 생각들이 밀려들어왔는데, 이번 기회에 근황을 소개할 겸 끄적여 봅니다~-개인 블로그에 담은 개인적인 생각들입니다. 설마 이 누추한 곳에 자신만의 생각을 담았다고 해서 선동질이라거나 그런 오해는 받지 않겠죠? ㅎㅎㅎ;;; 6월 3일 한겨레 만평입니다. (출처) 1. 이번엔 투표할까?요즘 동시에 두 곡을 마무리 짓느라 미치고 펄쩍 뛸 노릇이지만, 요즘처럼 정치에 관심이 간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현 정부에 어차피 기대도 별로 안했지만, "상상하라 그 이하를 보여줄 것이니"라는 문구가 무색하게 입이 쩍 벌어질 일들이 연속되니... 아마도 제 저희 나이대(가 몇살인지는 비밀)에.. 더보기
작곡 입문을 위한 책들 그렇습니다.. 저란인간.. 과제물이라는 미명하에 학생들의 브레인을 착취하는 그런 악덕한 강사입니다 ㅋㅋ;; 2013/06/24 - 근황 (부제: 잠시라도한가지일에만집중하고살았으면소원이없겠네) 지난 기말과제물을 통해 소개받은(?) 서울대 작곡과 12, 13학번 학생들이 추천하는 생초보(?)를 위한 작곡 및 음악이론 입문서 목록입니다(*표기 된 것은 제가 추천하는 책입니다): 음악 기초이론(악보읽기 등)대학음악이론(백병동. 현대음악출판사) - 악보기보를 위한 기초이론과 간단한 화성학, 형식론, 음악사, 국악 등이 방대하게 수록.기초음악이론(김홍인) - 연습문제가 담긴 이론공부 서적.서양음악의 기초이론(허영한, 한미숙. 예솔) - 악보를 읽고 쓰고 화성을 배우는데 집중한 책.음악통론과 실습(이성천) - 화성학.. 더보기
작곡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방법 안녕하세요 작토님~ 저는 최근에 작곡에 관심을 갖게 된 학생인데요, 작곡에 재능이 있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머릿속에서 음악이 들려오는 건가요? 저는 어릴때부터 음악을 좋아했고, 맘에 드는 음악이 있으면 꼭 무슨 음악인지 알아야 했고, 피아노 치는 것도 좋아하지만, 취미 이상은 될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뮤지컬 작곡가가 되고 싶은데, 19세의 나이에 허황된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닌 지 걱정이 됩니다ㅜ 본의아니게/우연찮게 이 방명록 글을 읽은 시점에 읽게 된 하나의 글이 있었습니다. (질문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아래'더보기'를 클릭하시면 보이게끔 공유하겠습니다. ('더보기' 클릭):“취업준비생의 고민” 문의글 ------ 저는 지방대 디자인학과 졸업예정이고 다른 이태백 일원들과 마찬가지로.. 더보기
작곡을 독학으로 공부하고 싶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현역 작곡가의 충고 가끔씩 작곡을 독학하겠다며 이런저런 충고를 부탁하는 분이 계십니다. 오늘은 이런 분들을 위해 몇가지 생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작곡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모르는 선율을 아무렇게나 흥얼거리면 그게 바로 작곡이지요! 곡을 짓는 일은 그러므로 누구든지 유아기때 한번즘은 해 봤을 것이라고 장담합니다.음악을 지어내는 일은 이렇듯이 누구나 가능하지만, 좋은 음악을 잘 정리해서 그걸 오선지에 기록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 작곡/연주/노래를 다 하고싶으신 분도 계시는데, 이런 분은 작곡가라기 보다 좀더 종합적인 뮤지션이자 싱어송라이터의 길을 생각중이라고 판단됩니다. 이러한 분들은 기본적으로 피아노(키보드)와 기타 중에 더 잘 되는 것을 골라서 코드를 익히고, 미디를 이용하여 간단하게 가요나.. 더보기
작곡가의 일상을 설명하자면? (잘쯔부르크에서의 미니 강연) 얼마전 유학생활 3년을 보냈던 잘쯔부르크를 나흘간 방문한 일이 있었습니다. 위 사진은 Moenchsbergaufzug(뭰히스베르그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나오는 전망대에서 찍은 잘쯔부르크의 전경입니다. 오른쪽에 유명한 호헨잘쯔부르크 성이 보입니다.유학 당시 음악이론(Musiktheorie) 지도교수님을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잡는 과정에서 선생님이 한가지 제안을 하셨는데, 현재 작곡을 전공중인 학생들을 위해 졸업생으로서, 젊은 현역 작곡가로서 지금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수 있겠냐는 것이었죠. 일단 알겠다고 해 놓고 나도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 해 봤습니다. 작곡가로서의 일상이란 과연 무엇일까요?2012/01/23 - 옛 선생님의 편지 1. 하루 일과매우 불규칙 합니다. 저.. 더보기
베네치아를 떠나며.. 슈테판의 고민 2012년 11월 30일: 베네치아를 떠난 날…아틀리에 플레인 베니스(링크)에서의 2주반의 기간은 잔잔한 듯 하면서도 다이나믹하기도 한, 일상과 여행이 공존하는 나날들이었다. 떠나오기 직전에서야 레지던시 운영을 하느라 고생중인 율마와 수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진심으로 마음속 깊이 우러나오기 시작했는데, 그 뒤늦은 타이밍 때문에 굉장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2012/11/30 - 수와 율마와 함께하는 베네치아의 일상 Say goodbye에 참 익숙치 않은 나를 안아주는 Su를 견뎌낸(?) 후 머쓱하게 인사를 하고 황망히 뒤돌아 나와 다음 행선지인 오스트리아 행에 온 신경을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몇달 전부터 싼 값에 예약했던 잘쯔부르크 행 기차표를 자세히 보니 베네치아에서 버스를 타고 오스트리아에 들어가.. 더보기
작곡이라는 행위에 대한 단상 2007년 6월에 썼던 일기입니다: 곡을 쓰는 것은 거창한 일은 아니지만,단순 사무직 또한 아니다. 비교를 하자면 오히려 종교생활에 가까운 일이다.일주일에 2시간이라도 (물론 하루에 2시간이면 더욱 좋겠지만..ㅋ)시간을 정해놓고 진지하게 작업을 한다면,매일매일 하루종인 단순히 앉아있는 것 보다 훨씬 많은 양의 작업을 하게 될 것이다.이는 규칙적인 '습관'과는 심리적인 효과 차원에서 다른 것이다. 작년에 노벨문학상을 탄 작가는 하루 일과가 8시간동안 빈 종이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이라고 했다.그 이야기에 감동받아서 나도 매일매일 뚫어지게 5선지를 쳐다봤으나,남는 것은 졸음과 죄책감 뿐...;;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성향에 따라 적합한 작업방식을 찾는 것라는 것을 깨달았다. 매일 매일 곡을 쓰는 일이 나에.. 더보기
오방색과 칠채 학생때, 음악으로 자유롭게 실험하던 기회를 충분히 살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그 때의 마음가짐은 정말 마음속에만 간직한 채, 상황에 어울리는,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아는 작곡가가 되어야 남에게도 이득이 된다는걸 느꼈다. 요즘 내가 속한 재영한인예술인협회에서는 가을에 행사를 가질 계획으로 다들 한창 준비중이다. 음악회를 열기로 하였고, 나는 음악회의 대미를 장식할 곡, 여러 연주자들을 아우르는 작품을 하나 쓰기로 되어있었다. 작년 가을부터 논의가 되어왔던 주제로는 오방색이 있었다. 올해 런던에서 올림픽도 하는 만큼, 오륜기의 색깔들과 비슷한 컨셉으로 한국의 오방색을 주제로 한 것이다. 물론, 둘이 뜻하는 바는 다르지만... 출처: http://jogakbo.egloos.com/1970065 음악회 내내.. 더보기
작곡가는 팔방미인? 작곡을 전공한다고 치면 그냥 오선지에 콩나물을 잘 그리기만 하면 장땡이라고 생각하던 순수한 시절이 있었다. 고등학교 때 대학입시를 준비하며 왜 작곡이랑 화성학 공부에만 매진해도 부족할 시간에 전과목 내신 관리에 수능시험 준비, 피아노, 청음까지 해야하나..하면서 억울해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면 그나마 이 시절이 가장 선택과 집중을 분산시키게 만드는 요소가 적던 시절이 아니었다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선 (이 모든것에서 피아노연습을 뺀 것) + (음주+가무 +당구 +볼링)∞ 의 생활이었으니...;ㅎ 그래도 남들 다한다는 동아리에는 발가락만 담궈보고 작곡에만 매진했으니..이 때도 뭐 순수하지 않았나 싶다. 실제로 활동을 하려고 나와보면 상황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단, 돈벌이를 .. 더보기
한국음악의 정체성. 나에게 한국음악이란? "한국음악이란 것은 대체 무슨 음악을 말하는가?" (일단, 한국음악의 정체성에 관한 정확한 개념정의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 링크) 대학에 진학하면서 고등학교때 까지는 몰랐던 먹먹한 작곡가의 세계로 떠밀려 들어갔었다. 술과 담배로 덮혀있는 선배들의 심각한듯 하면서도 장난스러운 모습을 약간의 두려움을 가진 채 들여다보았더니 각자의 개성이 농후히 뭍어나는 사람들이 음악에 대한 토론, 교수님들의 강의모습 패러디, 신변잡기 및 음담패설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나가고 있었다. 그리하여 학교, 집, 레슨 선생님 댁 만을 전전하던 내 고등학교 시절의 잔잔한 (물론 그때 당시에는 우여곡절이 많고 정신이 없다고 느끼기도 했지만..) 호수의 수면과 같은 마음상태에 이별을 고하고 온갖 변덕을 겪는 파도와 같은 심리가 되어갔.. 더보기
AWEH 인터뷰 10문 10답 작년 11월에 AWEH.TV(아웨닷티비)에서 인터뷰 한 내용입니다. 인터뷰 원문 보러가기:http://www.aweh.tv/jee-soo-shin AWEH.TV는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전 세계의 예술가들이 상호 교류를 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이며 작년부터 활발한 웹진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작년 10월 오제 Escapade 1~3 공연이 끝난 후 작곡가 신지수와 AWEH의 Dann Gaymer간에 이뤄진 대화입니다.--- Dann Gaymer(이하 Aweh):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 소개 해달라. 신지수 (이하 신): 현대음악을 전공하고, 서울 및 런던에서 음악회와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프리랜서 작곡가이다. Aweh: 어떻게 음악을 직업으로 삼게 되셨는지, 그리고 어릴때 음악에 대한 첫 .. 더보기
작곡가라고 하면 꼭 한번씩 듣는 질문들 옛날부터 작곡을 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많이 물어보던 질문들이 있는데 이번기회에 총정리 하여 이 글을 읽은 사람들은 저에게 다시는 이런 질문들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입니다! 영감이 떠오르나요? 곡을 쓸 때 영감이 떠오르냐는 질문은 정말 자주 받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답변은...글쎄요..입니다.. (허탈) 과연 그 영감이란 것이 무엇일지..저도 참 궁금하니까 말이죠! 작곡을 하려면 뭔가가 떠올라야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영감이란 것이 특정한 소리나 멜로디를 뜻한다면, 원하는 소리가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을 기록하는게 작곡이기 때문에 영감이 필요한게 맞으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아무 생각도 안하고 먹고놀고 있다가 갑자기 막 소리가 들려서 작곡하러 달려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