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 전에 세이모어 번스타인이 나온 다큐(에단 호크 감독 및 출연)를 보고 나오는 길에 샀던 책. 

피아노 연습을 하기만 했지 연습에 대한 책을 글로 읽은 건 처음이었는데 왜 이제서야 읽었나 싶다. 다큐에 나온 스쳐 지나가는 메시지들을 더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잔잔한 감동을 이어가기에 적합하다. 

책에서건 다큐에서건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제목에서와 같이) 연습을 통해 이성과 감성을 결합시키고 더 나은 인격체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는 것이었다. 천재이자 인격파탄자인 많은 연주자들, 반대로 인격적으로 매우 성숙하며 그것을 연주로 드러내는 사람들 모두 왜 그러한지 잘 설명이 되어있고, 앞으로 내가 피아노를 칠 거면 어떤 자세를(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지녀야 할지 다짐하게 되는 명저인 듯 한데, 이 예술가의 다른 책들을 원서로라도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싶었으나 모두 절판이거나 엄청나게 뛴 가격들...ㅠ 요거라도 우연찮게 건진게 다행이었다... 

여튼 수년만에 연습의 맛을 다시 느끼게 되어 애기를 들쳐업고 피아노에 앉으니 한 10분 정도 듣다가 심심한지 비명을 지르며 엄마 뒷머리를 일제히 뽑아대는 통에 다시 풀어주고 ㅋㅋㅋ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건, 대통령 영부인이거나 시간강사거나, 사람에 대한 사랑이 없이는 그 어느 직업도 job에서 calling으로 바뀌지 못할 것. 

얼마전에 접한 기사와 읽은 책이 나의 막연한 꿈에 불을 지폈다. 
1. 음대생의 우울증 비율이 또래 성인남녀의 4배라는 기사
2. When Breath becomes Air이라는 책(Paul Kalanithi)

큰 욕심이지만, 희원이가 대학교를 가고 나면, 또는 성인이 되고 자립을 하고 나면, 나도 다시 대학생이 되어 임상심리학을 공부하고 싶다.  어릴때 꿔오던 꿈 중 음악 관련되지 않은 것이 두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통역사가 되는 것, 또하나는 심리학 공부를 해서 삼당가가 되는것.  통역은 알바를 해보고 나니 뭔지 알 것 같아서(뭔가의 도구가 되는 삶) 더이상 추구하고픈 욕심은 없고, 상담가는 아직은 미지의 세계이다.  

우연찮게 일대일 수업을 많이 하는 강의를 오랜 기간 맡았는데, 천직인가 싶을 정도로, 나에게 잘 맞는다.  여러 학생을 동시에 마주할 때 느끼는 자존감하락은 없고, 학생 개개인의 진도 못지않게, 그들의 학교생활, 건강, 행복 등에 진심으로 관심이 가고 신경이 쓰이기 때문이다.  진정 한명 한명을 인간적으로 대하게 되고, 그들이 배우는 이 과목에서 뭔가 얻어갔으면 하는 바램이 들지만, 그보다는 행복한 학교생활을 통해 인생의 방향과 태도를 잡아갔으면 하는 욕심까지 들고 있다. (정작 일대일 수업 중에는 이런 관심이 잔소리, 또는 지나친 개입이 될까봐 참는 중이다)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인간적인 교류가 지속되는 제자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오히려 내가 감사하다. 

음악을 전공한 경험이 있는 임상심리학자 및 상담가가 되는 것이 꿈이 되었다. 신경정신과도 관심이 갔지만, When Breath Becomes Air을 읽고 나서 그게 얼마나 빡센 일인지 깨닫고 내가 오만했다는 결론을 살며시 내리고... 다른 방법을 찾는 중이다. 

인생은 60부터라고 했던가?  나의 제 2의 인생을 서서히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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